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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 유동하는 삶을 헤쳐나간 영혼
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 북스힐 / 2022년 7월
평점 :
얼마 전 어떤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도서 소개를 보다 홀린 듯 <리퀴드
러브>란 책을 구했다. 그 독서 모임에 가지는 않았지만, 선정 도서에는 나도 모르게 이끌렸다. 이미 절판된 책이라, 중고 서점을 뒤져서 산 <리퀴드 러브>의 저자는 지그문트 바우만. 저명한 유대인 사회학자인 그를, 나는 먼저 작가로 만났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1/pimg_7938261773565316.jpg)
지그문트 바우만은 폴란드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반유대주의와 세계
2차 대전, 홀로코스트, 소련의
스탈린 공산주의 등을 거치며 격동의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의 발자취를 쫓기 위해 이자벨라
바그너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비공개 원고를 수집하고, 그의 주변인물을 인터뷰했다. 그에 대해 상반되는 기록들을 모두 검토하고 당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여 사실관계를 추론하는 등 검증 절차를
거쳐 지그문트 바우만의 생애라는 퍼즐을 맞추어나갔다.
그는 집에서는 사랑 받는 아들이었으나,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반유대주의에 물든 학생들의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아주 뛰어난 학생이었기 때문에 최고의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가족은 독일의 나치를 피해 소련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그는 군 장교가
되어 조국 폴란드에 입성하고, 공산주의자가 된다. 소련의
공산주의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부르짖었다. 출신 민족 하나 때문에 부당한 일을 내내 겪어야 했던 그에게는
유토피아 같은 세상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는 당을 믿고 당에 충성했다.
그러나 지그문트 바우만이 믿고 의지하며, 들어가자마자 승승장구하던 군에서도 결국은 그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내친다. 결국 지그문트 바우만은 당시 다니던 대학에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면에서 그에게 자유를 선사했고 그는 저명한 사회학자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노년기에, <리퀴드 러브>, <액체
현대>를 포함해서 숱하게 많은 베스트셀러를 썼다. 어쩌면, 군 생활 동안 정치장교 활동을 하며 뛰어난 언변과 박식함으로 두각을 드러내던 그에게는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싶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1/pimg_7938261773565317.jpg)
그의 삶은 쉽지 않았다. 그 당시 유대인들이 다 그렇게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의 뇌리에 깊게 박힌 상처들은 쉽게 치유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격동하는 세상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다. 때로는
그 신념에 배신 당하기도 하고, 기만 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 책을 덮자 그가 남긴 수많을 저작과 논문에 관심이 인다. 그의 인생을 통째로 녹여 담았을
그 책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1/pimg_793826177356531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