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서 시작하는 마지막 논어 공부
조형권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어려서부터 앞만 보고 달리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학교에서는 쓰러지더라도 학교에 나와서 쓰러지라는 말을 듣고, 회사에서는 야근에 특근을 밥 먹듯이 하며 바쁜 사람이라는 걸 은근히 드러내놓고 싶어한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 해야 하고, 학업을 마치면 좋은 회사에 가야 하고, 회사에 갔으면 빨리 승진을 해야 하고,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차를 사고, 나이가 들면 아이들을 결혼시키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하고. 우리가 달릴 길은 끝도 없이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그렇게 눈가리개를 하고 마구 달리는 말처럼 달리기만 한다고 만사가 다 잘 돌아가는 것일까? 과연 그렇게 숨차게 달리는 인생이 행복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라는 제목에 눈길이 가는 이유였다.
이 책은 논어를 이야기하지만, 논어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물론 논어 원전과 그 뜻이 간단히 실려있지만, 그것뿐만은 아니다. 저자의 논어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과 설명, 논어 원전과 관련하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단상들이 붙여져 있다. 이 책은 인문학 책이지만, 저자가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다소 자기 고백적인 에세이처럼 느껴졌다.
<
논어>를 그냥 읽기에는 지루하고 힘들 수 있지만, 저자가 풀어가는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논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또한 그의 생각과 경험을 따라가보는 경험 또한 삼삼했다.
<
논어>에는 사실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불혹, 지천명, 이순, 고희 같은 것들은 누구나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고,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정말 깊게 생각해본 사람은 사실 드물 듯 하다. <논어>의 원전과 설명, 저자의 첨언을 읽으면서 들어만 봤던 것들을 보다 확실히 알게 되는 지점도 있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기도 했다.
어릴 때는 내 앞에 무수히 많은 날들이 남아있고, 앞길이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는데, 어느 새 내 인생도 막 반환점을 돌아 나가는 듯 하다. 이 시점에서 한 번 잡아 본 논어로 인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살아야 할 지 좀 더 깊은 생각에 잠길 듯 하다.
<
논어>에 관심이 있는데,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원전이나 해설서를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또한 앞으로만 치닫는 인생을 한 번 재점검해보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