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혼자여서 괜찮아 문예단행본 도마뱀 5
이병철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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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신입 사원 취업 면접에 나오는 질문 중에, 무인도에 뭘 가져가야 하는가라는 게 있었다. 참 아리송한 문제다. 생존에 필요한 물건을 가져간다고 대답해야 하나. 무료함과 외로움을 달랠 물건을 가져가야 한다고 대답해야 하나. 신입 사원의 창의성을 테스트하고자 묻는 것이겠지만, 참 지원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혼자여도, 혼자여서 괜찮아>는 무인도라는 주제로 열 다섯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쓴 글을 모은 책이다. 그 중, 소설가는 아주 매력적이며 살짝 판타지스럽고 자본주의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소설을 쓰기도 했고, 시인은 장장 10페이지 정도에 걸쳐서 이별한 사람의 시선에서 시를 쓰기도 했다. 영화감독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그는 금토동에서 어린 시절과 청년기에 상처받은 경험을 풀어놓으며 금토동의 위악을 이야기했다. 그의 에세이는 재개발되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금토동을 견딜 수 있겠냐는 물음으로 끝난다. 한편, 기자는 무인도의 법적 정의부터 찾아보며, 무인도의 기준이 무엇인가, 동해, 남해, 서해에 무인도가 몇 개가 있나 등을 말하며 무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각기 다른 시선에서 다른 형식으로 풀어낸 무인도에 대한 이야기에서 글쓴이가 보이는 듯 했다. 그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종이에 꾹꾹 눌러 담은 무인도 이야기가 다채로운 무지개색으로 펼쳐졌다. 무인도에 대해 별 생각 없이 살던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글들이다. 피곤한 하루의 끝에, 오늘의 힘들었던 일을 무인도 이야기를 읽으며 지우는 것은 어떨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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