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를 배우는 방식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면

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 - 원어민처럼 영어 말하기를 배운다
A.J. 호그 지음, 손경훈 옮김 / 아마존북스 / 2021년 8월

외국계 회사에 다니거나, 영어로 세미나를 해야 하는 연구실에 나가는 등, 영어가 꼭 필요한 환경에서 종종 지내왔다. 지금도 라이팅이 꼭 필요하고, 가끔이지만 회의도 하기 때문에 스피킹과 리스닝이 되어야 한다. 중요한 자료는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리딩은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

자연히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토익 점수를 따기도 하고, 어학원에 나가서 회화를 배우기도 했다. 영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책도 많이 사 보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어로 자연스럽게 즉각적으로 스피킹과 라이팅을 하기는 어렵다. 하면서도 이게 맞는 건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일쑤고, 틀린 영어를 하면서도 이게 맞을 거라 생각해버리기도 한다.
A.J. 호그는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어도 원어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가 전통적인 영어 교육법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문장을 분석하고, 지루한 교과서를 이용하며 시시때때로 시험을 보는 법 말이다. 이런 방법은 학생들이 영어를 지루하게 느끼고, 전혀 효과도 없으며, 영어 울렁증이 생기게 만든다.
실제 원어민과 대화를 할 때 우리가 현재완료진행형의 문법을 분석해서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할 시간은 없다. 그런 현학적인 분석은 학문적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실제 대화에는 전혀 효용이 없다.
그 대신 A.J 호그는 아기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 모국어를 배우는 방법을 본따 노력이 필요없는 영어 공부법을 만들었다. 전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영어와 결부되어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고, 올바른 방법으로 영어를 훈련하면, 노력하고 애쓰지 않아도 영어를 술술 말하게 된다는 뜻이다.
영어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위해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감정을 고양시킨 후 영어를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의 강연 모습을 “노력이 필요없는 영어” 수업 광고 화면으로 살짝 보았더니, 강의라기 보다는 락 콘서트 같았다. 모두가 신나게 뛰고, 박수치고, 환호하고 열광한다. A.J. 호그 또한 아주 열정적이어 보였다.
이런 심리를 갖춘 후에는 노력이 필요없는 영어에서 제안하는 방법대로 공부해야 한다. 문법 공부를 집어 치워라. 교과서를 버려라. 너무 일찍 말하려고 시도하며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 공부 진도를 빨리 빼지 말아라.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다소 충격적이다. 그러나 그는 최신 연구륻 분석하고, 다양한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이런 법칙을 만들었다.
그 대신 그는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영어를 아주 오래, 아주 많이 듣기를 제안한다. 그렇게 듣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흘러나올 것이다. 라이팅이 필요하다면 관심있는 분야의 원서를 읽고, 또 읽어라. 이것이 바로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방식이다. 문법을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축구 선수가 물리학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 지식이 아닌 훈련이 필요하다. 이 때 공부할 자료는 대부분의 내용이 이해 가능한, 자신에게 쉬운 것이어야 한다.
A.J. 호그는 이렇게 공부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이 책의 내용을 오디오 파일로 만들어서 공개했다. 한 번, 만 보 걷기를 하며 시험적으로 들어 보았다. 하나의 오디오를 아주 오래 반복해서 들으라길래 어제 듣고, 오늘 듣고, 내일도 들을 예정이다. 원래도 또박또박 읽어주어 이해하기 쉬웠던 오디오가 점점 더 잘 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더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다. 흥미있고 관심있는 분야로 골라서 반복적으로 듣고 읽다 보면 어떤 것이 맞는 영어인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원어민들이 가질 수 있는 감각이다.
그의 주장이 일견 일목요연해 보인다. 그의 제안대로 해 보고 싶어졌다. 이대로 노력한다면 라이팅이, 스피킹이 좀 더 쉬워질 것 같다. 실수했을까봐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네이티브 스피커와 비슷하게 영어를 하는 게 꿈이었는데, 어쩌면 이룰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져 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