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만드는 사람들

별 만드는 사람들 (한국어판 스페셜 에디션) - 2019 볼로냐 사일런트북 대상 수상작
곽수진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7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사일런트북이란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성인 대상의 그림책 컨셉 도서를 몇 권 보기는 했지만 그 책들 안에는 모두 조금은 글이 있었다. 그런데 사일런트북이라니. 글자가 하나도 없다니. 과연 곽수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걸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다.

볼로냐 도서전 사일런트북 분야 2019년 대상을 받았다는 이 책을 의심 반 기대 반으로 펼쳤다. 그런데, 그림 만으로 스토리가 전해졌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그림으로,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검은 별을 수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일련의 건축가들의 설계를 거쳐 벽돌로 별 건축, 내부 엔지니어링, 페인트칠, 배선, 컨베이어 벨트에서 별 생산, 달까지 이동, 설치, 코드 꽂기를 거쳐 별이 가득한 하늘을 갖게 된다.

그림 만으로 이러한 스토리를 전했기 때문에 어른들뿐 아니라 아주 어린 아이들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의 잠자리에서 그림의 세세한 부분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며 어른이 살을 붙여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아주 사랑스런 일이 될 것 같다.
그림의 세부적인 묘사를 살피며 스토리를 이애하려고 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건축가의 설계 도면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별이 설치될 달이라거나. 검은 별을 수거하는 차에 그려진 재활용 표시라거나. 그런 부분을 발견해서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 아주 즐거웠다. 나도 모르게 내가 이해한 대로 이야기를 지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성인들에게는 동심을 돌려주고, 아이들에게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곽수진 작가가 그림 만으로 전하는 이야기에 내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 밤에는 탁한 서울 하늘이더라도 별을 찾아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