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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샤프 - 늙지 않는 뇌
산제이 굽타 지음, 한정훈 옮김, 석승한 감수 / 니들북 / 2021년 6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죽으니 언젠가는 모두가 죽음을 경험할 테지만, 가장
피하고 싶은 죽음을 꼽으라면 치매로 죽는 게 아닐까. 암 같은 무서운 병에 걸렸더라도 최소한 뇌가 제
기능을 한다면,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면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준비도 하고, 못했던 고백도 하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치매라면 얘기가 다르다.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거나 주변의 가족이 간병해주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자신의 존재가 스러지는 것도, 죽음이 임박한
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무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무엇도 느끼지 못한 채 죽기는 싫다.
산제이 굽타 박사는 의학 박사이자 의학 전문 기자로서 자신의 소견과 전문의들을 인터뷰한 결과 뇌 건강을 지키고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한 방법을 이 책에서 하나씩 소개했다. 그 핵심 방법은 운동과 목적의식, 수면과 일상 중에 가지는 휴식,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과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어찌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그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식상해보이는 해결책이지만
산제이 굽타 박사는 먼저 뇌의 인지 능력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 후 왜 이런 방법이 뇌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하는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 책을 썼다.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조언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다 보면 놀라운 연구 결과를 종종 마주쳤고,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가 조언하는 것과 연구 결과들이 증명하는 바에 따르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실 그렇게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필요하지는 않다. 한 시간 마다 2분씩 움직여 주는 것, 고강도의 힘든 운동이 아닌, 걷기 위주의 하루 한 시간여의 운동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우며 삶의 목적을 가져야 하지만, 그게 꼭 훌륭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직업적 소명일 필요는 없다. 취미 생활을 하며 의미를 찾거나, 책을
읽거나, 심지어는 양치할 때 평소 사용하지 않던 손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뇌에 좋은 음식인 과일과 채소, 생선과 해물을 챙겨 먹는 게 중요하지만, 과일 섭취를 하루에 1회만 늘려도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인의 외로움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가까운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온라인 상의 관계도 오프라인 관계를 보조할 수 있다. 노인의 뇌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사교활동도 하고 도전적인 활동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도 어느 정도의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일상 중간에 긴장을 푸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직업이나 학업으로 수면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휴식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쉬려면 꼭 휴양림을 방문해야 좋은 것이 아니라 집 근처에서 흙을 밟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한다.
산제이 굽타 박사는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건강한 뇌를 만드는 12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치매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에,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오히려 젊을 때부터 뇌를 관리해주면 효과적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으니 미리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뇌는 베일에 싸여 있었으며 손상된 뇌세포는 복구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노년기에도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의 뇌가 강화된다는 개념의 뇌 가소성이 알려졌다.
누구나 노력만 하면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조금의 변화가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에 주목한다면, 바쁘다거나 시간이 없다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노후 준비를 한다며 스트레스 받고 과로해가며 저축만 할 게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 일상 습관을
조금 바꾸는 노력을 할 때다. 건강 관리를 하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다가는 준비해온 노후를 맞기도 전에
떠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