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리는 소리 문예단행본 도마뱀 3
이현호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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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소리는 해묵은 추억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오래 전 좋아했던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바로 어제 일 처럼. 십 년 전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소리의 힘인 것 같다.

<나를 울리는 소리>는 뮤지션이 생애 최초로 이끌림을 느꼈던 기타 소리부터, 마음을 잔잔하게 해 주는 빗소리, 어렸을 때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찹쌀떡~” 소리까지, 마음을 울린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때로는 청각이 너무나 예민해서 층간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자주 이사를 다니는 고충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들에 대해서 쓰기도 했다.
아무럐도 소리에 대한 에세이이다 보니 가장 인상적인 에세이들은 음악인들의 에세이였다. 성인들에게 재즈싱잉을 가르치던 재즈 보컬리스트는 학생들의 발표회 이야기를 썼다. 물푸레 재즈싱잉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의 고단함을 재즈싱잉으로 푸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에 감동하는 이야기였다. 내일이면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오늘 만은 촉촉한 눈동자로 노래하는 사람들이 재즈 보컬리스트의 마음을 울렸다.
거리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마음을 뺴앗긴 싱어송라이터도 있었다. 시끄러울 법도 한 소리에서 싱어송라이터는 그 사람들의 인생을 읽는다.

요즘에 들어서는 음악은 마주앉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의 소리를 듣는 일. 지금 내가 마주 보고 있는 마트료시카 안에서 말갛게 살아 숨쉬고 있을 당신의 진짜 표정을 물어보는 일.
(p. 36)


빗소리를 좋아해서 라디오의 지직거리는 소리마저 자신의 마음을 달래주었다는 작사가도 있었다. 밤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조곤조곤한 디제이의 음성과 잔잔했을 음악을 들은 시간 때문에 음악을 업으로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빗소리가 묻어난다.

비가 멎어도 빗소리는 멎지 않는다. 잊을 수 없는 날의 빗소리는 그렇다.
(p. 114)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들의 마음 속에 간직되어 있는 소리를 나도 들은 것만 같다. 기타소리를, 빗소리를, 노래 소리를, 길가에서 들리는 날것의 인생 소리를.
살아있는 한 무언가의 소리는 계속 우리의 귀에 올린다. 그 중에 좋아하는 소리가 있다면, 인생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나도 내 안에 잠자고 있는 멋진 소리를 불러내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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