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식수필
정상원 지음 / 아침의정원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신 할머니 손에 커서 그럴까. 어려서는 먹는 게 싫었다. 뭔가를 축하하기 위해 맛있는 것을 사 주는 게 제일 싫었다.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사라지는 것 보다는 멋진 선물을 받고 싶었다.

그러던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은 곳에서 사 먹다 보니 먹는 즐거움에 눈을 떴다. 스위스 음식점에서 퐁듀도 먹어보고, 멕시코 음식점에서 기름진 음식을 먹어보기도 했다. 인테리어가 특이한 음식점도 찾아가보고, 생일에는 특별히 맛있는 파스타를 하는 집에 찾아갔다. 이제 특별한 날에 맛있는 걸 먹는 건 내 커다란 즐거움이다.
<
탐식수필>은 요리사의 맛있는 에세이이다. 요리사이기에 접할 수 있는 세계의 특이한 메뉴들도 소개하고, 조리법을 주제로 감성적인 글도 풀어냈다. 미식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만찬 코스를 따라가보기도 하고, 반대로 간단히 요기하는 것이 목적인 기내식, 선상식, 호텔 조식 등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음식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메뉴들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다. 미술 작품을 모티브로 해서, 그 작품을 맛으로, 향으로, 모양으로 표현해 낸 메뉴들에 대한 소개에서, 단순히 먹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읽었다.
맛있는 음식만큼이나 커피와 빵을 너무나 좋아해서 카페와 커피에 대한 에세이가 가장 재미있었다. 예술가들이 찾은 것으로 유명한 카페들에 대해서 읽고, 연한 아메리카노를 찾다가 어느 카페에선가 한 바리스타의 추천으로 마셨던 룽고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커피가 교회에 의해서 금시시되었던 역사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음식을 예술의 경지에 올리려고 노력하는 요리사이기에 그런 걸까. 글이 아주 감성적이고 섬세했다. 너도 나도 맛집에 다녀온 얘기를 블로그에 쓰는 요즈음, 미식이 취미인 사람들도 종종 보이는 요즈음, 요리사의 진지하고 아름다운 음식 이야기를 읽는 건 어떨까. , 출출해지는 늦은 밤에는 조심할 것. 자신도 모르게 야식을 주문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