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 김은섭 암중모책
김은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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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들에는 책이 잘 읽히기 마련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보니,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는 것만이 낙인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걸 계기로 책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중고생 때 책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가, 그로부터 한참 후, 하도 아파서 장기 휴가를 내고 침대에 누워 책만 읽으면서 다시 책을 읽는 사람이 되었다.
도서평론가 김은섭은 아내의 권유로 한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암 3기를 발견하고 어느날 갑가기 암환자가 되었다. 투정을 받아 줄 부모님이 계신 것도 아니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그는 다른 암 환자보다 더 혹독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의지할 곳 없고 마음 알아줄 사람 없는 고독한 투쟁을 계속하며 그는 오로지 책에서 위안과 공감을 얻었다.

독서는 죽음의 벼랑 앞에 홀로 서 있는 외로음, 죽지도 살지도 못한 자의 외로움을 꿋꿋이 견뎌내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p. 9)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환자의 고독감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으며 치유받아 눈물을 흘리고, “행복을 풀다란 책을 읽고 나서 한 번도 표현하지 않았던 자신의 고통과 마음 상태를 고백하고 더 이상 불행하지 않아진 그에게 있어 책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 용이 아니라 삶을 이어가게 한 큰 자산이었다.

내가 품은 고민의 답은 책 속에 있다기보다는 내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단지 독서를 통해 만난 수많은 문장과 단어 속에 문제해결이 실마리가 있었고, 그 실마리가 키워드가 되어 무의식의 저 끝에 숨어 있던 결정적인 해답을 끄집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했을 뿐이다.
(p. 75)

그는 책과 함께 무사히 수술을 받고, 지옥 같았던 항암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그 여정에서 책이 준 위로와 단상들이 큰 힘이 되었으리라. 오늘도 인간관계로, 병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꿈 때문에 삶이 힘겨운 누군가에게 역시나 책이 큰 힘이 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힘겨운 날들에는 또 한 번 책을 펼쳐보리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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