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상징
칼 구스타프 융 외 지음, 설영환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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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노트를 쓴다. 아침에 일어나 꿈이 기억나는 날에는 노트를 펴고 두서 없지만 꿈 내용을 적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에는 꿈이 기억나지 않거나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붙잡을 새도 없이 기억에서 날아가버리고 만다. 가끔 꿈 노트를 써봐도 내가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아리송하다. 그러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나서 다시 꿈 노트를 들춰보면 내 꿈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융은 꿈을 무의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의식에 전달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꿈을 꾼 사람의 심리적 평형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 너무 높은 이상을 갖고 있거나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이 추락하는 꿈을 꾸는 경우 등이다. 그래서 이 꿈을 분석함으로 인해 무의식을 통해 의식이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전달받아 자아가 성장할 수 있다.
꿈을 분석할 때는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꿈을 꾼 사람의 배경이나 개인적인 환경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위험한 일을 벌이는 꿈을 꾼 사람이 젊은이인 경우에는 그가 도전해나가야 하는 일을 의미하나, 무모한 모험을 하는 노인의 경우에는 그에게 닥칠 수도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이러한 꿈이 중요한 이유는 문명화에 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의식과 지성을 발전시키고 무의식을 억압했기 때문에 본능이나 무의식으로부터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졌다. 그러나 꿈은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에 전달함으로 인해서 이러한 현실을 보상한다.
인간의 무의식은 고대 신화에도 잘 구현되어 있다. 영웅 이야기에서 영웅이 거치는 각 성장 단계는 인간의 전 생애에서 겪는 발전 단계와 동일하다. 서로 교류가 없었던 지역 사이에 고대 신화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신화는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꿈에는 규칙성이나 방향성이 있어서 천천히 성장하는 개성화 과정을 거친다. 이 규칙성을 만드는 것은 마음의 핵 원자인 자기이다. ‘자기는 마음의 일부인 자아와 대립되는 개념이며 마음의 전체/전부를 의미한다.
꿈은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측면인 그림자의 모습을 의식에 전달한다. 이 그림자는 자신이 극복해야 할 결점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의미 깊고 가치 있으며 생명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개성화 과정은 마음 속에 잠재하고 있는 좋은 개성의 발현을 목표로 한다.
그림자 외에도 남성의 마음 속에는 아니마라는 여성 상이 있고 여성의 마음 속에는 아니무스라는 남성 상이 있다. 아니마는 모친에 의해, 아니무스는 부친에 의해 형성된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모두 부정적인 힘과 파괴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아니마는 무의식에서 해결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내적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특히 아니마를 받아들여 창작 활동을 할 경우에 심원한 내적 세계와 접속할 수 있다. 아니무스는 진정한 확신을 갖도록 하며 주도성, 용기, 객관성 등 남성적인 성격을 갖도록 해 주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도록 해준다.
시각 예술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상징이 있다. 원은 정신의 전체를 상징하고 만다라는 신의 힘과 관련된 우주를 상징한다. 원과 만다라는 많은 문화권에서 발견된다. 예술가는 자신이 속한 시대의 정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인간의 공통된 무의식을 표현한다.
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의 경우 무의식의 메시지를 받아들여 자아를 강화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 이것은 꿈의 강력한 상징적 메시지를 해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무의식의 내용을 인정하고 그 힘을 경험할 때 성장이 가능해진다.
융은 무의식적인 것들이나 원형(정신의 역동적인 핵)이 개인에게 큰 힘을 미치며 인간관계 및 개인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이런 원형은 우리에게 창조적인 힘 또는 파괴적인 힘을 미칠 수 있으며 신화, 종교 예술 등 문화 전반에서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융 심리학은 앞으로 미시물리학과 심리학과의 관계, 자연수와 심리학의 관계 등을 추후 연구할 계획이다.
무의식과 꿈을 들여다 보고, 많은 꿈 분석 사례를 읽다 보니, 내 무의식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기거나 어떤 행동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찾게 되었다. 내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융이 타계 10일 전에 마무리한 일생의 역작인 이 책의 메시지를 100%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지만 무의식과 꿈에 대한 흥미로운 입문서로서의 역할은 훌륭히 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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