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예쁘게 쓰기 - 악필러를 위한 영어 손글씨 교정 노트
김상훈 지음 / 경향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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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회사 동료의 부추김에 넘어가 만년필을 쓰기 시작했다. 종이 위를 미끄러지는 필감이며, 다양한 색상의 잉크며, 나는 곧 개미지옥인 만년필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 때부터 캘리그라피를 조금씩 연습했다. 특히 캘리그라피 닙을 단 만년필들로 영문/한글 캘리그라피를 주로 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코퍼플레이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영문 교본과 오블리크 펜대, 펜촉을 주문했다. 그러나 코퍼플레이트 연습을 하기 위해 크림 병으로 잉크웰을 만들고, 영문 교본의 앞 부분의 장황한 설명을 읽다가 힘이 다 빠져 버렸다. 연습을 하긴 했는데 한 번 하려면 잉크부터 소분해야 했고, 다 하고 나면 펜촉과 잉크웰을 씻고 치우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몇 번 펜대를 잡아 보고 도구들을 방치하고 있다.
영어 예쁘게 쓰기로 영문 손글씨를 교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세 가지의 영문 캘리그라피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코퍼플레이트와 커지브, 이택릭 체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도구는 라미 EF/F, 1.9닙 만년필과 톰보우 후데노스케 하드 팁 붓펜이다. 코퍼플레이트는 원래 딥펜과 오블리크 펜대로 하지만 붓펜으로도 코퍼플레이트를 상당히 유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연성 딥펜을 눌러 쓰면서 굵은 부분을 쓰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인데, 붓펜으로는 붓모의 옆면을 이용하여 굵은 부분을 쓴다.


무엇보다 잉크며 펜촉, 펜대를 준비하고, 다 하고 나서 요란하게 세척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간편하다. 딥펜에 잉크를 쓰면 좋은 종이를 써야 잉크가 번지거나 하지 않는데, 붓펜이라면 일반 복사지에 연습해도 된다. 번거로움 때문에 코퍼플레이트를 연습하지 않았는데, 이제 다시 한 번 열심히 해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글로 된 코퍼플레이트 교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영어와 싸우며 교본을 읽었는데, 배우기가 더 쉬워졌다.
커지브는 일반 만년필로 연습하는데, 상당히 매력있는 글씨였다. 화려한 꾸밈 덕에 그냥 펜으로 써 놓아도 멋진 모습이 되었다.



커지브를 연습할 때는 천천히 공들여 배우지만, 원래 글씨를 빨리 쓰기 위해서 만들어진 서체라니, 많이 연습한 후에는 필기 속도를 높여보고 싶다. “어린 왕자를 영문으로 필사 중인데, 투박한 글씨체로 쓰는 것보다 커지브로 멋진 필사를 하고 싶다.
이탤릭은 다른 캘리그라피 책에서 접하고 연습해 본 적이 있었다. 여기서도 한 번 더 연습해 봤다. 한 번 해보긴 했지만 완벽하게 쓴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캘리그라피를 제대로 하려면 아주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커지브로 필사를 하고 코퍼플레이트로 멋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는 날을 그려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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