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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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때 상실의 시대를 읽으면서 였다. 당시 하루키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문화 아이콘 같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소설이 좋았던 나는 대학 때 과제에 시험에 치이면서도 태엽 감는 새를 학교를 오고 가는 길에 즐겁게 읽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책을 많이 읽으면서 한 번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전부 읽어볼까 싶었다. 예전 작품도 사 모으고, 신간도 나오는 대로 사서 읽었다. 하도 작품이 방대해서 전부는 못 모았지만, 하루키 저작의 상당량을 읽었다. 그가 쓰는 소설의 기묘함과 장대함도 좋고, 그가 쓰는 에세이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필체도 마음에 든다.
여기 하루키의 엄청난 독자이면서 그를 구석구석 분석한 사람이 있다. 나카무라 구니오는 하루키의 방대한 작품을 분석해서 그의 글 가운데 특별한 매력 포인트를 찾아냈다. 갑자기 무언가가 사라지는 이야기를 쓴다거나,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는 장면을 종종 쓴다거나. 명작으로 손꼽히는 문학작품을 인용하거나 고전음악이 나오고, 팝 적인 키워드를 넣는다거나. 제목에 강력한 키워드가 들어간다거나.

숨겨진 의미를 등에 짊어진 단어가 곳곳에 들어간 제목을 통해 독자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수수께끼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생각하게 된다.
(p. 21)


하루키의 작품 제목뿐 아니라 각 작품의 소제목도 역시 그냥 읽어서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한 챕터를 다 읽을 때마다 소제목을 다시 한 번 보고 그제야 그 의미를 추측한 후 암호를 해독하는 기분을 느끼곤 했던 것이 떠올랐다.
이 책에 나오는 하루키의 작품의 상당량을 읽은 나로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하루키의 작법을 따라해볼 수도 있겠지만, 하루키를 속속들이 분석한 글을 읽는 것 자체가 하루키 팬으로서 즐거운 일이었다.
이 책을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주로 꺼내 쓰는 비장의 무기들을 익혀서 자신의 글쓰기에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키 팬이라면 여태껏 읽었던 작품을 떠올리며, 하루키를 더욱 즐겁게 읽는 하나의 방법을 알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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