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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오셀로 (양장) - 162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민애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이 점점 영악해지고 있다. 부정을 해서라도 잇속을 차리면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고, 순진무구하고 자신의 몫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을 비웃는다.
여기 영악한 악당이 있다. 이아고는 오셀로의 기수로 임명되었으나, 오셀로의 부관의 자리를 노렸다가 겨우 기수가 되어, 오셀로와 부관
캐시오에게 악의를 품는다. 그리고 오셀로의 부인을 사랑하는 로더리고를 이용하여 그들에게 복수할 계략을
세운다.
이아고의 악행은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이용하거나 함정에 빠지게 하려는 대상을 위해
노력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며 신의를 사고는 때로는 캐시오의 편인 척, 때로는 로더리고의 편인 척, 때로는 오셀로의 친구인 척 하며 그들에게 덫을 씌운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반목하게 되고 때로 이 사람 편인 척, 때로 저 사람 편인 척 해야 하는 이아고의 덫은 더욱 정교해져야만
했다.
악당의 민낯은 악을 행하기 전에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법이지
(p. 74)
심지어 이아고는 로더리고의 가장 좋은 친구, 오셀로의 정직한 벗, 캐시오의 좋은 부하로 신임을 얻는다. 그러나 이아고는 로더리고에게
재산을 탕진하게 하고, 이아고의 계락에 말려 캐시오를 자극하여 해직당하게 만들며 결국에는 캐시오를 죽이려
하다 치명상을 입게 한다. 로더리고는 이아고의 칼에 찔리기 전까지 그를 친구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아고에게 로더리고는 이용해먹을 순진해빠진 바보일 뿐이었다.
마귀가 엄청난 죄를 저지를 때는
처음에는 나처럼 천사의 가면을 쓰겠지.
(p. 96)
이아고는 오셀로의 질투를 자극하기 위해 오셀로의 부인 데스데모나와 부고나 캐시오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씌운다.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게 하기 위해 간계한 계획을 세워 여기 저기에 거짓 증거를 심어 놓고 오셀로를 은근히
자극하여 데스데모나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을 굳게 믿게 만든다.
캐시오가 직권파면을 당하자, 이아고는 또 한번 좋은 조언자의 탈을 쓴다. 데스데모나에게 복권시켜달라고 간청하면 데스데모나를 사랑하는 오셀로가 들어줄 것이라고 캐시오를 설득한다. 그러나 이것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 악행이 파국에 이르기 전까지 이아고는 모두에게 좋은 벗이며, 똑똑한 조언자, 정직한 사람으로 신임 받았다. 그의 말은 청산유수이며 누구도 그의
검은 속을 알 수 없게 포장했다.
그리고 그의 계획에 말려든 세 사람은 그의 의도대로 조종당하며, 거기서 더 나가서 스스로
더 한 파국으로 몰고 가 치닫게 만든다.
길고 비유적인 화려한 대사, 긴 방백과 독백이 이어지는 희곡이었으나 몰입도는 아주 높아서
한 권을 금세 읽었다. 아름다운 초판본 표지로 나와서 다 읽고 나서 소장하기도 좋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 가장 늦게 읽은 희곡이지만, 악의 민낯과 상반된 겉모습, 악행에 제 발이 달린 듯 추진력을 얻어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 인상적인 희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