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요즈음은 가히 스마트폰과 유투브가 점령한 시대다. 지하철을 타면, 예전에는 책을 읽으며 통근하는 사람들이나 공부하며 학교에 가는 학생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요새는 99% 스마트폰을 보고 있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그 와중에 책을 펼치고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와서 꽂히는 것 같고, 은근히 나만 별종인 듯하거나 으쓱한 기분도 든다.
조 퀴넌은 어릴 적부터 독서광이었다. 가난하고 불행했던 시절에 책으로 도피하여 현실을 잊고
책 속에서 펼쳐지는 멋진 세계를 탐험했다. 그러나 살 만 해진 지금도 여전히 책으로 도피하고, 책 속의 세계에서 즐거움을 맛 보는 습관은 계속되었다. 심지어는
성인이 된 이후로 한 번에 15권 이하의 책을 읽지 않았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또 다른 책이 읽고 싶어지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끝내기가 아쉬워 또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며 독서 기간을 늘리기도 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기는 나도 똑같다. 나도 현재 11권의 책을 읽고 있고, 새 책을 읽기 시작하는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그래서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는 새 책을 한 권이나 두 권 정도 읽기 시작한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한 나의 작은 이벤트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조
퀴넌에게서 발견해서 은근히 반가웠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니.
조 퀴넌은 독서광이지만 전자책은 멀리한다. 항상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다. 그러다 서점에서 몇 십 년 간 보지 못했던 친구를 우연히 마주치기도 하는 멋진 경험을 한다.
종이책은 물성이 있어서 예전 추억과 연결된다. 책 안에서 십 년 전 공연 티켓이 나오기도
하고, 지금은 이미 세상을 달리한 친구가 선물한 책이 친구의 기억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모두 킨들로는 어림 없는 일이다.
전자책을 나름 좋아하지만, 이 대목은 크게 공감했다. 크레마를
쓰며 편리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종이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책은 뭔가 부족하다. 책 가격이 저렴하고, 수납
공간이 필요 없고 여러 권을 들고 다녀도 아주 가볍지만, 그만큼 책을 가지고 있다거나 읽는 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독서의 만족감을 크게 훼손해버린다.
서평가로 활동하며 60 평생을 독서광으로 산, 조
퀴넌의 솔직하고 유쾌한 독서기를 읽는 시간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하기도 하고 웃음 짓기도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애서가라면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