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답게 삽시다 - 미운 백 살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하여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하철 등지에서 보면 가끔 추해 보이는 노인들이 있다. 내 앞은 다 비키라는 듯이 위험할 정도로 사람들을 밀고 다니고, 좀 방해가 된다 싶으면 우산으로 찌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 멋지게 나이 들어 보이는 부드러운 성격의 노신사도 있다.
팔십 대 중반에 이른 이시형 박사의 멋진 어른이 되는 법은 죽기 전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다. 은퇴를 했다고, 이 나이에 뭘 한다고, 집구석에만 박혀서 의미 없이 노닥거리는 게 아니라, 나이와 연륜에서 우러나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사회와 동떨어져 집안에만 머물며 아무 의미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면 노인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회 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사회에 보탬이 된다면 그것은 큰 성취감과 삶의 의미를 가져온다. 게다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동안에는 건강이 자동으로 유지된다니, 얼마나 멋진가
.

당신이 인생의 높은 이상과 목표를 향해 가면 당신의 유전자는 그 목표나 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고 않는다고 한다. 유전학에서는 이를 자동유도장치라고 부른다.
(p. 96)


또한 자식이나 사회의 도움을 기대하지 말고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여기 저기가 아프고 도움이 필요하기 마련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는 게 좋다. 자식들에게 기대하기 시작하면 실망하고, 그것은 불화의 씨앗이 된다.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며 시비를 거는 노인이 있고, 자신은 여태 쉬다가 왔다며 힘들어 보이는 여학생에게 되려 자리를 양보하는 멋진 노신사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늙으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유동성 지능이다. 20대에 가장 높고 점점 떨어진다. 그 외에 40대 후반부터 높아지는 지능이 있다. 결정성 지능이다. 후천적인 교육과 경험에 의해 쌓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통괄성 지능이라는 것도 있다. 정보 통합 및 기획, 의사결정 및 상황판단에 필요한 지능이다. 이것은 높아지는 사람도 있고 낮아지는 사람도 있다. 바로 죽기 전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통괄성 지능이 높아진다. 늙었다고 집에서 소일거리만 하는 사람들은 통괄성 지능이 낮아진다. 이 통괄성 지능까지 높아져야만 바로 진정한 어른일 것이다
.

너무 선한 체하지 않으며 너무 지혜로운 말들을 늘어놓지 않고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으며 모두가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무 의존하지 않게 만들 때 우리는 진정한 어른이 된다.
(p. 181)


나이가 들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 다른 뇌 부위는 미미하게 축소되지만 전두엽은 사람에 따라 30%까지 축소된다. 그러나 이것을 막을 방법이 있다. 바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일,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전두엽은 낯선 문제에 부딪혀 해결책을 찾고 그 과정에서 노화가 방지된다. 무언가를 읽고 쓰고 가끔씩 작은 모험을 즐기는 게 좋다.

나이를 먹었다고 뒷짐을 진 채로 세상사쯤은 이미 다 꿰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점잔을 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두근거리는 소년의 눈으로 세상을 볼 일이다.
(p. 204)


나이만 먹는다고 자동으로 좋은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멋진 모습을 하고 세상을 떠날 수 있으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없는 일은 기껏해야 마라톤 정도일 것이다.
아직 노인이 되려면 멀었지만,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낯선 일을 하고, 자립하고, 거동을 할 수 있는 한 내 능력과 경험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에 매진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