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뇌과학이 뒤바꾼 자폐의 삶
존 엘더 로비슨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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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뇌과학 책을 집어 들어 읽었던 이후로, 뇌과학은 내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이런 책들에는 놀라운 사실과 충격적인 연구 결과들이 들어 있었고, 그것을 읽어 나가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책은 뇌과학 지식과 자폐인이 TMS(뇌 자극 요법)을 경험한 수기가 합쳐져 있다. 저자는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고통 받았으나, TMS 연구에 자원하여 참여한 후에 자신의 단점을 많이 극복할 수 있었다.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했으나, TMS 요법을 받은 이후 사람들의 눈을 쳐다볼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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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에 큰 지장을 주기도 했다. 부인이 우울증이 있었는데, 그 이전까지는 자폐 증상이 안전막이 되어 주었다. 부인의 우울을 깊이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TMS를 받고 부인의 우울을 온전히 느끼게 되는 힘든 시기와 불황, 아들의 억울한 기소 등이 겹쳐져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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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타인과 좀 더 잘 공감할 수 있게 되고 낯선 사람과 자연스레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상처를 극복했다. 어려서부터 따돌림 당한 경험이 많고, 자신은 환대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으나 이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라 느끼고 사진가 활동을 할 때면 인기인이 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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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본업이었던 자동차 수리 사업뿐 아니라 자폐 연구에 자문 위원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TMS의 효과는 사실 단기적이나 저자의 의지로 실험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효과를 어느 정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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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라는 장애와 그 장애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특별한 엔지니어링 능력 사이, 또한 과학 기술의 혜택과 그 부작용 사이를 아우르는 성찰이 읽을 만 했다. 또한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그의 체험담이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했다. 그는 자폐로 고통 받을지언정 진정한 이야기꾼이고, 자신의 단점을 멋지게 승화한 진정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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