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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은 지우개를 쓰지 않는다
이와모토 마나 지음, 윤경희 옮김 / 올댓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그 일은 큰 화제거리가 되었다. 39세의 젊은 대통령이기도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이 70대의 고령이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10대 때 40대의 부인을 만났다니,
우리나라 사람의 상식으로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그 수업의 미국인 강사마저도 상당히 놀라워했다. 그런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프랑스인의 열린 사고 방식이 돋보였다.
<프랑스 사람은 지우개를 쓰지 않는다>에서는 마크롱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프랑스인들이 갖고 있는 센슈얼리티와 아무르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센슈얼은
섹슈얼과는 다르다. 개인이 갖고 있는 섹슈얼은 세월이 지날수록 빛이 바래지만, 센슈얼은 나이가 들수록 깊어진다. 센슈얼리티는 ‘우아한 야성’ 혹은 ‘관능
있는 지성’이다. 이것들이 뭉치고 합쳐져서 통합된 개념이
센슈얼리티다. 프랑스 사람은 아무르(사랑)을 최고로 생각하며, 누구든, 언제나
연애중이다. 나이가 적든 많든 상관하지 않는다. 부부가 되어도
아이 중심으로 살지 않고 미퍼스트로 부부의 사랑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또한 누가 어떤 연애를 하든, 간섭하고 비난하지 않는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을 며느리
감이나 신랑 감으로 데려와도, 부모는 나이를 문제삼지 않는다.
프랑스의 교육은 철학이 기본이며 절대 단답식이나 객관식 문제로 평가하지 않는다. 수학이나
물리 문제도 서술식으로 시험을 보며, 필기 도구는 지울 수 없는 볼펜이나 만년필을 쓴다. 선생님은 아이가 틀린 답을 지우고 수정하여 답을 낸 답안지를 보며 아이가 답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모두 본다. 연애에 있어도, 인생에 있어도 지우개는 없다. 지금 여기의 경험을 중시한다 .과거의 연애나 경험을 후회하고, 없던 일로 하지 않는다.
엘리트주의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프랑스하면 긴 바캉스 기간과 주35시간의 적은 노동시간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랑제콜 출신의 엘리트들은
그랑제콜 입시부터, 재학 중에 하는 치열한 공부, 졸업 후의
일까지 먹고 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일한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런 부류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르까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 치열한 삶 속에도
아무르는 끼어든다.
프랑스의 아무르와 센슈얼리티, 관능 문화와 어른 문화, 교육
제도와 가족 제도까지, 프랑스에서 오래 산 저자는 일본인의 시각에서 프랑스를 해부했다. 일본인의 정서와 우리의 정서가 그럭저럭 비슷하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이나 감상에 동감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