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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를 다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베껴쓰기 - 필력, 독해력, 창의력을 빠르게 향상하는 최고의 연습법
송숙희 지음 / 팜파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5년 전 즈음, 난 작가들의 글쓰기 훈련 방법이라는
필사를 시작했다. 호기심에 단편 소설을 베껴 써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오랜 시간 글씨를 쓰느라 어깨와 등이 아팠지만 그것도 곧 적응이 되었고 난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만년필로
필사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마침 필사가 유행이 되면서 시나 노래 가사,
고흐의 명언 등을 베껴 쓸 수 있도록 제작한 필사 책이 쏟아져 나왔다. 난 그런 필사 책도
사서 열심히 베껴 적었다.
그러나 내 필사는 글쓰기 훈련이라기 보다는 놀이에 가까웠다. 부드러운 만년필로 글씨를 쓰는
촉감을 즐기고, 좋아하는 텍스트를 필사하며 한 번 더 깊고 길게 즐겼다. 때로는 잘 쓴 에세이를 읽고 나서 나도 그렇게 글을 쓰고 싶어, 필사해보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좋아하는 에세이를 즐기기 위함이었다.
이 책에서는 철저하게 잘 읽고 잘 쓰는 능력을 훈련하기 위한 베껴 쓰기 방법론을 소개한다. 20~30년씩
글을 쓰고 그 자신이 베껴 쓰기 훈련을 해 온 저자는 베껴 쓰기 전도사이다. 이 책에서도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당장 베껴 쓰기를 할 것을 종용한다.
베껴 쓰기는 읽기와 쓰기가 종합된 행위로, 저자의 사고 방식과 글을 조직해내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방법이다. 저자가 권하는 베껴 쓸 텍스트는 ‘일간지
논설위원이 작성한 1,000자 내외의 칼럼’이다. 일간지 논설위원들은 이미 글쓰기의 베테랑이며 신문 매체를 위한 대중적인 글쓰기의 고수다. 또한 최근 이슈를 다루어 글로 조직해내며,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석하는 혜안을 가졌다. 또한 각 신문사에서는 정확한 어법과 맞춤법을 사용하기 위해 교정 교열을 엄격히
보고 있다.
이러한 칼럼을 베껴 쓰면, 품질이 확실히 보장된 글을 베껴 쓸 수 있으며 기자들의 글쓰기
방법 및 문제 분석력, 해석력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저자가
권하는 베껴 쓰기 텍스트는 정확히 ‘일간지 논설위원이 작성한 1,000자
내외의 칼럼’이다.
베껴 쓰기 방법론은 7단계이다. ‘1단계: 미리 읽기’에서는 종이 신문을 훑으며 관심 가는 칼럼을 고른다. ‘2단계: 적극적으로 읽기’를 위해서는 신문의 여백에 메모를 해가며 읽는다. ‘3단계: 베껴 쓰기’를
하면서는 칼럼을 의미 단위로 끊어서 암기한 후 베껴 쓴다. 의미 단위는 한 구절이나 한 단어가 아닌, 하나의 의미를 전달하는 한 두 문장 정도다. ‘4단계: 걸러내기’에서는 베껴 쓴 것을 원문과 대조해 다르게 쓴 것을 수정한다. ‘5단계: 다시 읽기’를
위해 다 쓴 칼럼을 다시 한 번 읽는다. ‘6단계: 깊이
읽기’ 에서는 읽은 칼럼을 요약하고 종합한다. ‘7단계: 자기화하기’ 에서는 칼럼을 읽고 느낀 바를 하나의 저널로 써 낸다.
이렇게 소개한 방법 대로 실제 베껴 쓰기를 해볼 수 있도록 책 뒷부분에 워크북이 수록되어 있다. 66일
동안 계속하면 습관이 되기 때문에 66일 치를 제공하여 지속적으로 훈련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 상으로 함께 베껴 쓰기 하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팁을 제공해주는
사이트도 소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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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치를 가이드에 따라 해 보았다.
처음이라 칼럼을 고르는 것도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의미 단위로 암기하는 것이 버겁다. 걸러내기 단계에서 수정할 것이 많았다. 기존에 하던 즐기던 필사에서 연습과 훈련, 공부로서의 필사가 되었다. 하루 했을 뿐이지만, 기자의 유려한 표현과 주제를 도출하고 이끌어
가는 힘에 감탄하면서 베껴 적었다. 이 워크북을 다 채우면, 따로
노트를 만들어서 칼럼 베껴 쓰기를 계속하고자 한다. 적응될 때까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분명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