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인물화 세계를 감상하는 법

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 - 빈센트의 영혼의 초상화
랄프 스키 지음, 이예원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2월

반 고흐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려서부터 고흐의 전기를 읽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테오와의 편지 모음을 읽거나, 고흐의 문장이나 말을 필사하도록 한 책도 구매해서 필사하며 고흐의 열정에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과는 조금 다르다. 고흐의 그림 중 자화상이나 초상화 등 사람을 그린 그림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책의 구성은 시대 별로 되어 있어서, 고흐의 그림에서의 변화도 볼 수 있다.
선명하게 프린트된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의 인생과 열정, 인간관계에 대해 읽어나갈 수 있는 이 책은 특별하다. 자화상에는 그 그림을 그릴 당시의 고흐의 심리상태 등을 곁들여 주었고, 초상화에는 초상화 주인공과 고흐와의 관계와 고흐가 구현하고자 했던 초상화가 어떤 것이었는지, 그것이 그 그림에 어떻게 나타나있는지 설명해 주었다.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 고흐에 대한 내용은, 실제 고흐가 쓴 편지나 글 등에 그 토대를 두고 있어서 매우 사실적이다. 고흐의 그림과 그의 인생을 실제적으로 연결지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흐의 인생 중 두드러진 부분은 고뇌와 어려움, 그림에 대한 열정이다. 흔히 알고 있듯이 자신의 귀를 자르게 한 정신발작을 여러 차례 겪는 것뿐 아니라, 고흐는 가족과의 갈등, 가난, 고갱과의 불화 등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흐는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무수히 많은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가장 힘겨운 시기였던 정신발작이 잦던 시기에도 발작의 사이 사이에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작업에 복귀하였으며, 가장 훌륭한 작품도 이 시기에 그렸다. 자살하기 전까지 잠깐 지낸 거처에서도 엄청난 양의 작품을 그렸다.
고흐의 그림은 사실적이기보다 그 안에서 강한 감정이 흘러나온다. 이 책에서 해설해주는 그 감정에 대해서 읽고 나서 그림을 보면 고흐의 그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고흐의 인생에 대해서 또 그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림의 감상법까지 알게 되는 책이다. 미술이나 고흐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누구든 쉽고 흥미롭게 읽으며 고흐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