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국어 1 : 해 물어 안 가르치는 책
황이산 지음, 최미희 엮음 / 하빠꿍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나 천부적인 예술가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쉼 없이, 이곳 저곳에 그림을 그렸다. 부모님이 지우고, 또 지워도 우리는 그리고, 또 그려댔다. 그림을 그리는 법 따위는 배우지 않아도 모두 저절로 알았다. 우리는 누구나 이렇게 귀여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 속에 나와 시달리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법 같은 것은 먹고 사는 일에 밀려 까마득하게 잊혀지고 만다.

황이산 어린이가 4~6세에 그린 그림들과 그 시절에 했던 말을 편집한 이 책은, 우리 모두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때로는 미소짓고, 때로는 폭소하게 하면서 순수했던 시절로 우리를 인도한다. 아마도 이 책을 펼치지 않는다면, 그럴 기회는 어른들에게 거의 없으리라.
이 책은 사실 7세 이상의 어린이가 이 책의 그림 위에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려보고, 오리고 찢으면서 책과 더불어 놀도록 기획되었다. 마치 황이산 어린이와 함께 놀 듯 책을 갖고 놀도록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펴는 어른들 역시 귀여운 아이를 상상하고, 잘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의도는 안 가르치는 책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이미 그 안에 무궁무진한 세계를 갖고 있다. 상상력이라면 어른보다도 풍부할 것이다. 황이산 어린이는 너무 더운 여름, 해가 미워서 해를 앙~ 물어버리려고 이빨이 나온 그림을 그렸다. 물린 해는 울고 있다. 그걸 보고 황이산 어린이는 하하 웃는다. 이러한 귀여운 상상력에 책을 넘기던 어른들은 웃음이 터지고 만다.
천부적인 예술가인 어린 아이의 서툰 그림과 아기 때 하는 말을 모은 이 책은 아이들이라면 책과 함께 놀 수 있고, 어른들까지 동심으로 돌아가 웃음지으며 읽을 수 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루하고 고달픈 일상에 환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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