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험 - 너머의 세계를 탐하다
앤드루 레이더 지음, 민청기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byss’, 깊은 바다를 의미하는 심해심해는 내게 있어 탐험의 대상이다독특한 환경에서 진화한 다종다양한 생물들의 신기하다 못해 기괴한 모습은 원초적인 탐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심해잠수정을 타고 심해 환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아래더 깊은 곳을 향한 호기심과 탐험에 대한 열망은 위지구 밖을 향한 관심과 짝을 이룬다얼마 전 나사의 화상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보내온 화성 착륙 영상과 얇은 대기층이 내는 바람 소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던가밤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 중 밝은 도시 환경에서 육안으로 겨우 보이는 몇 안 되는 별들을 보며 경이와 상상에 빠져들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본다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 욕구가 우리 유전자에 깊이 각인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이 단순한 물음에 대한 답을 인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앤드루 레이더는 인류의 시작부터 최근까지의 인류의 여정을 탐험이라는 키워드로 엮어낸다그런데 그 솜씨가 대단하다생소한 작가라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읽자마자 싹 사라졌다. 1부에서도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인미국의 네 배에 달하는 면적인 폴리네시아 삼각지대(하와이이스터섬뉴질랜드를 연결)’의 수많은 섬들에 도달하여 불과 1000년만에 단일 문화권을 형성한 폴리네시아인들의 신비로운 항해와 탐험의 역사는 책을 관통하는 탐험의 흥미진진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현생 인류의 이동 과정미지의 땅을 누비는 기록되어 있지 않거나(폴리네시아인의 탐험),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기록으로 더듬어 낼 수 있는 고대인들의 탐험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1), 대항해 시대 이후 미지의 땅들을 발견하고 지구 곳곳을 누비며 지도의 빈 곳을 채워가는 수많은 탐험 이야기(2,3), 화성 거주에서 더 나아가 다른 항성으로의 이주 가능성을 타진하고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탐험에 이르기까지(4). 인류의 역사는 탐험의 역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저자는 알려진 것 너머의 알려지지 않은 것을 향한 인류의 욕구는 인류의 시작부터 세계를 바꿔놓았고 여전히 바꾸고 있음을 증명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서 만든 다목적 초대형 우주발사체인 스타쉽이 수많은 시도 끝에 수직 착륙에 성공하였으나 몇 분 후 폭발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공교롭게도 이 책을 처음 펼쳐서 저자에 대해 살피던 중 앤드루 레이더가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임을 알게 되었다! (4부 우주 사업에 대한 부분에서 스페이스X가 이룬 성과-역사상 처음으로 로켓을 재사용-를 자세히 언급한다역시누구보다 가장 앞서 그리고 가장 최신식의 현재 진행형 탐험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탐험의 역사를 이토록 현장감 있게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하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저자는 이번 스타쉽의 수직착륙의 절반의 성공을 어떻게 평가했을까마지막 에필로그에서 2015년 당시 (스페이스X추진 로켓이 땅에 착륙하는 것을 실패한 것은 안타까웠지만그 시도는 우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기술의 한계를 넘는 과정일 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이번 실패에 대해서도 그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탐험의 역사에서 인류가 배운 것이 있다면지금까지 아무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하려고 노력할 때 놀라운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굳은 의지로 불가능에 도전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후손을 남은 탐험가들의 후예다우리에게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의지다(397p).

 

   * 앤드루 레이더 -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신동원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를 확인하고 이제는 꽤나 오래된 학부 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눈길이 잘 안가는 책장 구석을 뒤적여 구석에서 먼지가 뽀얗고 손때가 많이 탄신동원 교수의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한겨레출판)라는 책을 집어들었다책 이곳저곳의 필기를 다시 한 번 오랜만에 훑어보며 학부 시절 과학사 강의 교재로 활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자세한 내용이야 거의 잊어버렸을지라도 과학 문명에 관한 한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볼 때 항상 뒤처지는 정도로만 생각한 한국 전통 과학 문명의 가치를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었던나름의 또렷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한국과학문명사’, 그 시기나 범위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방대한 내용을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해당 분야의 전공자라 할지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하지만, ‘한국의 과학과 문명’ 프로젝트와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의 영문판 한국의 과학사 문명’ 총서 10권의 출간을 지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깊고 넓은 한국과학문명의 의미와 가치를 가독성 있고 생생하고 전달하는 과업의 적임자가 아닐까바로 그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신동원 교수이다.

 

우선이 책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고려조선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순서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한국 근현대 과학사만 6부에서만 따로 다룰 뿐, 1~5부는 한국의(동양의세계를 파악하는 관점과 가치가 반영되어 있는 하늘자연기술과 발명이라는 다양한 주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분류 아래 역사적 과학 문명들이 촘촘히 들어가 있다예컨대 하늘이라는 주제 아래 고구려 고분벽화의 별자리신라의 첨성대조선의 천상열차분야지도자격루칠정산 등을 다루는 식이다덕분에 해당 분야(예컨대 지도 제작 분야)에서 고려와 조선이 어떻게 관련 맺고 있으며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다시 말해한국의 과학 문명을 일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효율적인 서술 방식인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은 내용의 풍부함과 탁월함이다독자에게 말을 거는 듯한 친절한 서술 방식으로 우리 과학 문명의 몰랐던 사실들을 요모조모 알려주는 솜씨는 몰입도를 배가시킨다예컨대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신경쓰지 않았던 만원 지폐 뒷면의 배경인 별자리 그림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년 제작그림을 자세히 살피고 해석하고 의미를 찾고또 그 그림이 고구려 천문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 등은 우리 과학 문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한다이뿐만이 아니다세계 역법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칠정산의 제작 과정과 의미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서인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차이대동여지도의 제작 과정 및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전국지도들조선시대 3대 물고기 연구가 김려정약전서유구의 조금씩 다른 물고기 연구별순검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법의학의 뼈대인 <<신주무원록>>과 <<증수무원록>>... 등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 과학 문명의 다채로움과 재미는 우리 과학 문명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보통은 한국의 과학 문명이라고 하면 뭐 그런 게 있기나 해?’라는 무시하기식 접근이 다반사일테지만간혹 그 반편향으로 측우기금속활자 등 최고나 최초의 타이틀에 집착하여 우리 조상들에게는 당시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대단한 과학 문명이 있었다는 식의 애국주의적 접근을 보이기도 한다이에 대해 신동원 교수는 매우 균형잡힌 서술 관점을 택한다측우기와 금속활자 기술이 세계 과학 문명에 끼친 영향이 미미함을 지적하며오히려 일본에 납치된 조선 도공들이 이룩한 자기 기술은 세계 문명에 간접적으로인삼과 <<동의보감>>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한다그렇지만 신 교수는 우리 과학 유산의 독자성보다는 교류의 관점을 더욱 중요시 여긴다.

 

한국과학문명의 가치는 세계에 끼친 영향보다는 세계 문명의 수용과 활용변형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빛을 발합니다(842p).

 

우리 과학문명의 거의 모든 분야들천문학의학수학지리학인쇄술도자기 제작술 등에서 선진문명의 영향을 받아들여 적용하고 변용하고 재창조했음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독창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하지 않는 이러한 관점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이 두꺼운 책은 시종일관 세계 과학 문명 속에서의 한국 과학 문명이라는 관점을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다.

 

이 책은 두껍다본문만 800쪽이 훌쩍 넘는다벽돌책에 가까울 정도이니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한 번에 다 읽으려 할 필요는 없다사전처럼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겨울철 방바닥의 온기를 느끼다 문뜩 온돌에 대해 알고 싶을 때는 온돌을 찾아보면 된다친절한 설명과 자세한 그림과 사진을 통해 온돌의 구조와 과학적 원리온돌의 역사우리 온돌의 문제점 등 온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어쩌다 알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흡의 기술 - 한평생 호흡하는 존재를 위한 숨쉬기의 과학
제임스 네스터 지음, 승영조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흡에 무슨 기술이 필요 있나?’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고 든 생각이다누구나 다 하는아니 할 수밖에 없는 숨쉬기에 특별한 기술이 있다니, ‘유사 과학’ 관련 책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책에 대한 평이 없어아마존에 들어가서 원서를 검색했다웬걸높은 평점은 그렇다 치고, ‘내 인생을 바꾼 책이라는 평이 굉장히 많았다호기심이 생겼다그런데 저자가 낯익다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역시나 그랬다그는 <<깊은 바다프리다이버>>의 저자 제임스 네스터였다작년흥미로운 제목과 믿을 수 있는 역자를 보고 선뜻 읽게 되었던 이 책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흥미진진함이 아직도 생생했다.

 

이전 책이 프리다이빙이라는 정말 생소한(동시에 매력적인익스트림 스포츠를 다루었다면이번에는 호흡이라는 전혀 낯설지 않은 주제다. ‘프리다이빙과 호흡’,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주제인 것 같지만잘 생각해보면 오히려 매우 밀접하다맨몸으로 10분이 넘게 수십미터 깊이의 바다 한가운데서 활동하는 데는, ‘호흡의 기술’(한 번의 호흡)이 핵심이기 때문이다제임스 네스터도 서문에서 프리다이빙 탐구 와중에 호흡에 대해 폭넓게 탐구했다고 하니그의 두 권의 책은 프리다이빙의 충분조건으로서의 호흡을호흡 기술의 생생한 활용 사례로서의 프리다이빙을 다루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봐도 좋겠다.

 

이 책은 잃어버린 호흡의 기술과 과학에 대한 과학적인 모험’(20p)에 관한 이야기다이 모험을 즐기기 위해서는 호흡을 숨을 쉬면 살아 있는 것이고숨이 멈추면 죽은 것이라는 이진법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21p).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제임스 네스터는 세계 곳곳의 펄머 노트(pulmonaut-호흡탐험가)들을 연구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하며호흡기학심리학생리학 등 최첨단의 과학 연구 결과를 폭넓게 활용하기도 한다이뿐만이 아니다코사이막 만곡증과 심한 왼쪽 콧구멍 막힘증으로 고생하고코곁굴(부비동기형인 저자 자신이 코 호흡과 입 호흡을 비교하기 위해 코를 실리콘으로 틀어 막고(진짜 공기 분자 하나 안 들어가도록 막는다!) 열흘이 넘도록 강제 입 호흡만 하는 실험 대상이 되기도 한다그것도 자진해서.

 

1부에서는 저자의(그리고 또 한 명의 스웨덴인의자학적이면서도 성실한 실험을 바탕으로 입 호흡이 지구력과 에너지 효율 저하수면무호흡 증가만성 불면증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생생하게’ 검증한다. 2부에서는 드디어 코를 막아놓았던 실리콘 마개를 뽑고 입 호흡으로 엉망이 된 기관지를 비롯한 신체 기관을 살피며코 호흡의 건강상의 이점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그리고 건강한 호흡을 첫 단계인 묵은 공기를 최대한 배출하는 날숨의 중요성느리고 더 적게 숨쉬기호흡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씹기의 중요성 등 우리가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코 호흡으로 하는 숨쉬기(와 씹기)의 비밀들을 들려준다. 3부에서는 구체적인 호흡의 기술과 수행법을 다룬다.

 

저자가 말하는 호흡의 중요성호흡이 인체 기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많은 부분 좋은 호흡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은 엄밀한 과학적 접근과 분석충분한 사례 덕분에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접근법을 취한 내 생각에도충분히 설득력이 있다소개하고 있는 여러 호흡의 기술들을 직접 시도해보는 것은 모르겠으나생각해보니 입 호흡을 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아서 일단 입 호흡이 아닌 코 호흡으로 숨쉬기를 해볼 작정이다호흡의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든 그렇지 않든 저자의 글솜씨가 워낙 유려하고 흥미진진해서 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로 한결 정신이 풍성해지는 느낌이다실리콘 코 마개를 빼고 맡게 되는 냄새의 생생함을 어쩜 이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세상의 이런저런 냄새가 선명한 천연색 폭죽처럼 머릿속에서 폭발한다냄새가 너무 반짝이고 경이로워 환히 눈에 보이는 듯하다마치 조르주 쇠라의 그림 속 수많은 빛깔 점들처럼(7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 -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정기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릇 ’ 덕후라면 그것이 어떤 분야든 흥미롭게 여기기 마련이다그렇지만 누구나 좋아하고 주력하는 분야가 있는바내게는 역사과학이 다른 분야보다는 좀 더 각별하다특히 역사는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한 분야이니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 세부 분야를 막론하고 출간되는 책들을 유심히 살핀다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책들로 관심 가는 국내 저자가 있었으니 바로 정기문 교수. ‘재미난 이야기 역사책’ 두 권과 <<역사학자 정기문의 식사>> 목차를 살펴보니 역사의 재미를 느끼게 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언제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이러던 참에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

 

일단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처음 배우는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이니관련 분야의 이러저러한 책들을 읽어보긴 했으나 뭔가 정리가 잘 안 된 듯한 느낌이 드는 내게 딱 맞는 제목이 아닐까읽기 시작하니 기대 이상의 수확들이 많았다일단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서술의 범위다. ‘서양고대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은 다루지 않고 흔히 알고 있는 서양고대사 분야인 그리스,로마에 한정된 책들이 꽤 많다이 책은 이와 달리 정기문 교수의 표현대로 서양 문명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철학법은 모두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유래하였음을 매우 강조하며 총 3부로 구성된 책의 1부를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에 할애하고 있다(2부는 그리스, 3부는 로마).

 

그래서 그런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 1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다두 문명 모두 흔히 말하는 4대 문명의 발상지로 그들이 후대에 남긴 역사와 문화의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으니 흥미롭기는 매 한가지이지만개인적으로 아픈 손가락(?)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는 메소포타미양 문명이다기원전 6천 년 경의 수메르 문명부터 페르시아 제국까지 약 6천 년 역사 동안 등장했다 사라진 제국들과 군소국가들이 많고 복잡하고서로 교류하고 다투며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섞이기도 해서 항상 머리 속에서 정리가 안 되고 꼬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정기문 교수는 간결하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으로 이런 내 고민을 많은 부분 해결해주었다. ‘수메르아카드바빌로니아아시리아신바빌로니아페르시아로 이어지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군 제국들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과 더불어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예를 들어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이 바빌로니안의 지구라트로서 종교 생활의 중심 역할을 한 건축물이라는 새로운 사실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책을 읽다 보면 유대교 야훼의 성격 변화’(2), 초기 기독교 형성(16,17등 기독교 및 그 뿌리인 유대교에 대한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나오는데어쩐지 정기문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가 초기 기독교 역사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2부 그리스, 3부 로마는 입문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역사뿐만 아니라 사상철학 등 문화와 관련된 내용들도 풍부하게 서술되어 있다이러한 풍부한 내용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이야기식 서술 덕분에 쉽게 전달된다그런 의미에서 정기문 교수는 훌륭한 역사’ 커뮤니케이터가 아닐까 싶다그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확신이 든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는 서양고대사를 어느 정도 접한 이들에게는 해당 역사에 대한 훌륭한 정리서로서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입문서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지도와 사진 자료가 드문드문 있지만보다 풍부하다면 내용 이해에 한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그리고 입문서 역할의 책이니만큼추천 도서 목록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페이스 러시 - 우주여행이 자살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고현석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18, 203일간 47920km를 날아 화성에 착륙한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줄여서 퍼시라고도 부른다)가 보내온 화상 착륙 당시의 영상과 화성의 파노라마 사진, 화성의 바람 소리가 며칠 전 공개되었다. 퍼시가 21m 지름의 낙하산에 의지해 하강하며 비춘 화성의 붉은 대지, 35억 년 전에는 거대한 호수와 삼각주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파노라마 풍경, 화성에 대기가 존재함을 생생하게 깨닫게 하는 신비로운 느낌의 바람소리는 화성에 한층 더 가까워진(가까워질) 인류의 미래 모습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운이 좋았다. 때마침 크리스토퍼 완제크의 <<스페이스 러시>>가 내 손에 들려있었다. 퍼시(NASA) 덕분에 책에 나오는 멋진 사진들이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실, 타이밍이 더 적절한 이유는 따로 있다. ‘화성 정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자신감에 들 수 있는 지금, 이 책을 통해 화성 탐사, 여행하기, 정착하기에 대한 매우 솔직하고 현실적인 사실들을 살피고,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재치 넘치는 저자의 매력적인 글솜씨는 그 유명한 닐 디그레스 타이슨이 떠오를 정도이니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재미있기까지 하다.

 

<<스페이스 러시>>는 화성 탐사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성은 총 7개의 챕터 중 6장에서 다루어질 뿐이다(다른 챕터에 비해 분량이 좀 많은 편이긴 하다). 우주로 가기 위한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오스피어2’와 같은 지구에서의 흥미진진한 실험과 노력에 대한 내용이 가득한 1, 우주 여행이 자살 여행이 되지 않기 위해 위협적인 태양방사선과 우주 방사선, 중력과 중력의 부재 문제, 우주에서의 수술 등 우주 여행의 난점들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2, 우주여행의 1단계인 지구궤도에 오르기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알려주는 3,

 

3장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인류의 우주를 향한 움직임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인류 최초의 스페이스 러시의 대상이었던 우리의 유일한 위성인 달 탐사의 역사, 달을 향한 중국과 미국의 앞으로의 경주, 지구에서 가까운 것 치고는 오히려 화성에 비해 정착하기 어려워 보이는 달 정착의 가능성과 난점들을 살펴보는 4장과 개인적으로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세레스 등 태양계 소행성에서의 정착 가능성 다루는 5. 6장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화성에서의 정착 가능성을 살펴보는데, 흥미로웠던 영화 <<마션>>에서의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퍼시가 우주에 안착한 이 시점에 화성 정착과 테라포밍에 대한 내용이 풍부한 이 챕터는 보물과도 같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그 너머 먼 우주로의 인류의 진격을 다룬다.

 

식사에 비유하자면, 영양가 넘치고 맛도 빠지지 않는 훌륭한 한 끼 식사를 한 느낌이다. 우주 개발의 역사, 앞으로의 우주 경쟁, 우주 탐사의 노력과 현실적인 어려움, 달에서부터 화성, 목성, 토성, 소행성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정착 가능성을 정말 요모조모따져보는 이 책 한 권은 우주 탐사의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깊은 내용에도 다가서게 한다. 이에 더해 재미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두고두고 여러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크리스토퍼 완제크, 그의 다른 저서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