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레용 - 0~3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8
조 신타 글 그림, 정근 옮김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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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책을 한장씩 넘기다가 행복한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다른 많은 책들도 그렇겠지만 책을 보다보니 머리속에 저절로 코끼리가 크레용을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아이가 언제쯤이면 이 책을 좋아하게 될까? 한참을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 봅니다. 저희 아기는 10개월인데 노란색 바나나 부분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나나를 좋아하거든요. 근데 전 개구리처럼 코끼리가 그려놓은 연못에 풍덩하고 빠져보고 싶네요. 굉장히 시원하고 넓어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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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세상 바다가 하나가 된다면 ㅣ 내 친구는 그림책
재니나 도만스카 지음 / 한림출판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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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림책은 그림과 글로 이루어진다. 이 두가지 요소가 하나로 어울어져 흐를때 바로 좋은 그림책이 되는 것 같다. '만일 이 세상 바다가 하나가 된다면'은 두가지 요소 중 그림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글도 물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지만 갖가지 도형으로 이루어진 그림은 세밀화나 파스텔톤 그림들이 전해주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아이가 세밀화나 파스텔톤 그림에 실증을 느낀다면 한번쯤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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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모험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영표 옮김 / 하문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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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모험이라니 얼마나 모순된 구조인가? 일상생활이란 당최 모험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그런 맹맹한 생활이란 뜻이 아닌가. 누구나가 매일 겪어내고 있지만 말이다.

일상생활이란 참 어떻게 보면 편하고 어떻게 보면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그냥 눈 딱 감고 시간의 체바퀴에 몸을 맡기면 그런대로 흘러가지만 잠깐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권태와 식상함이 만연한 그런 시간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에 겐자부로는 특유의 그만의 시선으로 일상생활에서 모험을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약간 엉뚱해 보이는 문제를 우리에게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절대 잊고 살아서는 안되는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가 '일상생활의 모험'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의 문제가 아닐까? 일상생활의 자유란 사고의 자유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먹고 자고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지만 생각의 자유만큼은 반드시 지키며 살아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은근히 우리에게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이키치는 모험을 찾아 헤매는 일탈자로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그만의 자유세계는 자기 자신조차 잃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지금 당장 배낭을 꾸릴 수 없다면 넓은 세계 지도라도 한장 펼쳐보자. 늘 꿈만 꾸는 여행일지라도 모험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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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의 아기 발달 클리닉 ㅣ 엄마 글방 16
김수연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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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도 아기를 갖기 이전에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말이다.

김수연의 아기발달클리닉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믿어진다. 여러가지 종류의 다른 책들을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아기들을 피부로 접촉한 경험에서 나와서인지 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개월별로 아기의 정상 발달 단계가 나와 있기 때문에 아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 엄마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기를 키울 때 내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에 맞추어야 한다는, 그래야 만이 아이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저 단순히 심정적인 예가 아닌 실제적인 예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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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알리바이 - 창비소설집
공선옥 지음 / 창비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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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알리바이'는 짧은 글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인물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삶아가는 모습은 미니어쳐 향수병을 늘어 놓은 듯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다. 그리고 또한 그들에게선 시큼하고 끈적끈적한 땀내가 난다. 그 땀내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은 어쨌든 삶을 포기하지 않는 그 맹렬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글들의 주인공은 거의 여성이다. 그것도 아이를 둔 엄마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는 보통 우리들이 상상하는 엄마들과는 양상이 다르다. 그들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며 곧잘 남자와 히히덕대고 아이를 먼곳에 떨어뜨려 놓기도 한다. 자기의 외로움을 어쩌지 못해 재혼을 하고, 또 이혼을 생각하는 엄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은 강한 모성을 지니고 있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절대로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기에 그녀의 글들의 핵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단한 삶, 포기하고 싶도록 지난한 삶, 그 속에서 어찌어찌 아이들은 태어나고 그러나 삶은 여전히 궁색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더 꼬이게만 만드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키워내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든지 포기하지 않고서 말이다.

도망치지 않는 그녀들, 당당히 삶 앞에서 가슴을 펴고 걷는 그녀들을 생각해 본다.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어찌 도망치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보고 남자도 만난다. 버티어야 하겠기에 말이다.

억센 팔뚝을 지녔을 그녀들을 상상해 본다. 고생에 절은 얼굴을 하고 있을진 모르지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에게 긴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절망이 다가올 때마다 그녀들이 생각날 것 같다. 아이들을 업고 끼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할 그녀들의 걸음걸이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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