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알리바이'는 짧은 글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인물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삶아가는 모습은 미니어쳐 향수병을 늘어 놓은 듯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다. 그리고 또한 그들에게선 시큼하고 끈적끈적한 땀내가 난다. 그 땀내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은 어쨌든 삶을 포기하지 않는 그 맹렬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글들의 주인공은 거의 여성이다. 그것도 아이를 둔 엄마다. 하지만 그들의 행태는 보통 우리들이 상상하는 엄마들과는 양상이 다르다. 그들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며 곧잘 남자와 히히덕대고 아이를 먼곳에 떨어뜨려 놓기도 한다. 자기의 외로움을 어쩌지 못해 재혼을 하고, 또 이혼을 생각하는 엄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은 강한 모성을 지니고 있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절대로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여기에 그녀의 글들의 핵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단한 삶, 포기하고 싶도록 지난한 삶, 그 속에서 어찌어찌 아이들은 태어나고 그러나 삶은 여전히 궁색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더 꼬이게만 만드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키워내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든지 포기하지 않고서 말이다.도망치지 않는 그녀들, 당당히 삶 앞에서 가슴을 펴고 걷는 그녀들을 생각해 본다.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어찌 도망치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보고 남자도 만난다. 버티어야 하겠기에 말이다.억센 팔뚝을 지녔을 그녀들을 상상해 본다. 고생에 절은 얼굴을 하고 있을진 모르지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에게 긴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절망이 다가올 때마다 그녀들이 생각날 것 같다. 아이들을 업고 끼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할 그녀들의 걸음걸이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