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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슈베르트 : 바이올린 소나타 [Digipak]
슈베르트 (Franz Schubert) 작곡, 앤드류 맨츠 (Andrew Manze) 외 / Harmonia Mundi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인 앤드류 맨즈와 챔발리스트 리차드 에가는 이미 몇년 전부터 아르모니아 문디 레이블을 통해 일련의 음반들을 발표해왔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원전악기 연주자 둘의 만남이다보니 나오는 결과물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주어 애호가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나 헨델의 바이올린 소나타, 코렐리의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최근에 발매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등에서 보여진 둘의 앙상블은 재기발랄한 위트와 충실한 내적 완성도를 보여주어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었다.
2007년 말에 발표된 본작은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이다. 헨델, 바흐, 코렐리, 비버, 판돌피 등을 거쳐 모차르트를 지나온 두 사람의 음악 여정은 이제 슈베르트에 이르렀는데, 왠지 두 사람하면 바로크 음악만 떠올리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의외의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연주를 들어보면 그들의 앙상블이 전혀 어색하지 않음에 또 한번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의 피아노가 나오기 전에 사용되던 포르테 피아노를 연주하는 리차드 이가의 연주는 결코 무겁지 않으며, 마치 가곡 반주를 하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본인의 서글서글한 인상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보잉이 특징인 앤드류 맨즈 또한 슈베르트 음악의 특징인 선율미를 놓치지 않고, 이가의 피아노 반주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악보를 읽어나간다.
잘 알려진 도이치 번호 574의 A장조 소나타는 '이중주'라고 불리웠던 만큼,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연주를 하게 되어있는데, 두 사람의 앙상블은 서로의 영역을 자연스레 넘나들며 마치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소나타 세곡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는데, 이 곡들은 모두 슈베르트가 20세 때, 그러니까 한창 슈베르트가 즐거운 시절을 보내고 있을때 작곡되었던 곡들로서, 어두운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고,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에 가요적 선율미가 아름다운 곡들이다.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라기 보다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에 유사한)를 접해보기 원하시는 분께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