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집 - 백건우
라흐마니노프 (Sergei Rachmaninoff) 작곡, 페도세예프 (Vladimir F / 소니뮤직(SonyMusic)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상하게 백건우의 음반 앞에서는 모든 평가가 무의미해진다. 이미 객관성을 잃은 상태에서 무슨 별점을 매기겠는가. 당연히 별 다섯개를 안겨주고 싶지만...안타깝게도 이 앨범의 녹음 상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기에 별 하나를 과감히 빼야했다.

사실 이 음반은 몇년 전에 국내 발매가 되었던 음원이다. 그동안 품절이 되어 대형 음반사에서는 구할 수 없고, 간간히 변두리나 지방의 음반점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것들이 조금 눈에 띄는 정도였다. 나는 처음 국내 발매되었을때 이 음반을 구매하였으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가지고 있던 음반의 상당수를 어머니에게 양도하는 바람에 이 음반도 내 손을 떠나게 되었다. 그 뒤로 항상 라흐마니노프를 들을때면 그때 그 백건우의 라흐마니노프를 떠올리게 되었으나 절판된 음반을 구하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그러던 중에 일본 RCA에서 이 음원을 이용하여 음반을 발표한 것을 알게 되었으나 당시 사정상 구할 수가 없어 애만 태우다 지금 이렇게 다행스럽게도 국내에서 똑같은 음반을 라이센스한 것이 나와주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두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 하나는 이전 음반부터 불만이었던 음질의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전 국내반에서는 수록되어 있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가 이번에는 빠져있다는 점이다.

음질 부분에 있어서는 이전 음반이 발매되었을때도 말이 많은 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녹음의 마스터 레벨이 낮게 잡혀있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레이션의 해상력이 떨어져있어 최근의 데카에서 발표하고 있는 백건우의 음반을 생각하고 듣게 되면 상당히 실망스럽다. 하여 이번 재발매반에서는 요즘 유행처럼 하고 있는 리마스터링이라도 할 줄 알았으나 앨범 부클릿 어디를 봐도 리마스터링 이야기는 보이지 않고, 직접 들어보았을때도 음질의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리마스터링 비용이 아주 많이 들지는 않을텐데 최소한의 성의도 보여주지 않은 국내 발매사에게 상당히 실망하는 바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점은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전 앨범에서는 피협 전곡과 함께 이 랩소디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재발매반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삭제되어 있다. 일본 RCA 발매반과 같은 구성이라 실망감이 더한다.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에서 주제를 따온 이 유명한 랩소디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이 재발매반에 상당한 마이너스로 작용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이런저런 안타까운 점들이 있다하더라도 그동안 구하기 어려웠던 백건우의 라흐마니노프를 이렇게 쉽게 구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오늘도 다시 한번 그의 라흐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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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백건우와 Eddins 의 브람스 1번 협주곡 DVD를 감상하면서 그의 연주에 다시 한 번 빠지게 되었습니다. 실황으로 들었을때의 감동이 다시 한 번 밀려오더라구요..

리뷰를 보면서 많은 도움을 얻고 갑니다. 그의 라흐연주를 꼭 들어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