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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평점 :
'유럽 열 개의 길'은 열 개의 유럽 도시 안내서이다. 이탈리아의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를 스위스 루체른, 인터라켄, 제네바를 지나고, 프랑스 베르사유와 파리를 지나, 마지막으로 영국 런던까지 가는 인문 여행서이다.
이 책은 로마에서 런던까지 가는 여행기이므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영국 런던을 먼저 있었다. 이 곳에서 1달간 어학연수를 했던 경험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내가 살았던 그 곳을 얼마나 잘 적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정말 잘 적었다면, 시간을 내서 이 책을 처음부터 읽을 가치가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런던에 대한 내용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건들도 간략하게 제시한다. 도시에 대한 정보나 역사적인 사건보다 저자는 런던이란 도시에 남아 있는 유적과 유물에 관심을 갖는다. 지금 런던이란 도시가 로마시대부터 생겨난 1000년이 넘는 도시지만, 현재 남은 유적은 17세기이전의 유적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즉, 런던의 80%이상을 사라지게 만든 런던 대화재 사건을 이야기 하고, 이를 기념하는 기념탐을 유적으로 제시한다. 사실 이 부분을 설명한 것에 나는 놀랐다. 보통 다른 여행서들은 런던의 대화재 기념탑을 잘 소개하지 않는다. 실제로 가보면, 옆에 있는 타워브릿지나 런던탑에 관광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런던의 모습이 변화하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을 잘 찾아낸 것 같아서 믿음이 갔다. 그냥 단편적인 사건과 현장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것 같아서 이 책에 믿음이 갔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으로 가서 로마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로마는 내가 가보지 않는 도시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로마에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도시에 가기 전에 도시 지도를 간단하게 제시하고, 그 지도에는 책에서 언급할 주요 유적지가 표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길을 잃으면 이 지도를 다시 보면서 읽으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피렌체를 설명할 때도 이 지도는 유용했다. 보통 피렌체를 설명할 때는 메디치가문을 중심으로 그들이 만든 유적에 치중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피렌체가 잘 보이는 미켈란젤로광장에서 부터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도시의 경관을 멀리서 바라보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피렌체가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도시인지 천천히 하나하나 사과를 깎듯이 다가간다. 그 표현력이 흡입력이 있다. 마치 여행 가이드와 지금 무선이어폰으로 연결하고 같이 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메디치 가문의 흥망성쇠를 너무 재미있게 설명해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결국에는 부유한 가문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유럽 여행에 목말라 있는 나에게 정말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준책이다. 다시 읽을 때는 이번에는 구글지도를 열어놓고 유적지를 찾아가면서 읽어볼 테다. 저자와 유럽 열개 도시 여행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