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키스 -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또 사랑받는 법도
김진석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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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다고 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특유의 분위기는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전해져온다. '이 사람들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구나'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소울키스>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여러 감정들 중에 '기쁨'만 모아놓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쁨' 중에서도 '스킵십', 그 중에서도 '키스' 혹은 '뽀뽀'의 순간. 키스가 너무 진해서 야하다거나 그래서 눈살이 찌푸려진다거나 하는 사진들은 속해 있지 않다. 책 속에 담긴 스킨십은 보기 딱 좋은 정도, 보면 기분 좋은 정도. 그래서 곁에 누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 그(혹은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게 만들고, 현재는 곁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라면 지나간 인연들과의 추억 속에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커다란 기교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잘 쓴 글이 실려 있는 책도 아닌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사진을 찍는 순간 그들이 느낀 감정을 나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테다.


예술가들에게 키스는 언제나 훌륭한 소재가 되어 주었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배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연인들이기에 더 소중하다. 어쩌면 이 책을 보고 있는 당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5쪽. 프롤로그)

작가의 글이 '유일하게' 실려 있는 프롤로그 속에서 발췌해 봤다. 평범하기에 소중하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아주 거창한 것들이 아닌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이듯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까. 무언가를 하지 않고 곁에 앉아 멍하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세상 모든 것이 온전하게 자리를 잡은 느낌. 그건 굉장히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이 아니던가. 그렇게 편안함을 가득 안은 사람들의 모습을 작가는 카메라로 담아냈다. 왜인지 뷰파인더를 바라보고 있을 작가의 얼굴이 '웃는 얼굴'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건, 책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미소가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비단 젊은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듯이, 책 속에는 아이들의 순수한 스킨십과 하얀 머리를 한 노년의 사랑도 나타난다. 모두 다 보고 있노라면 따뜻해서 미소 짓게 만드는 그런 사진들이다.


사진들만 주르륵 나열되어 있다면 <소울키스>는 책의 분류가 '예술' 분야여야 할 것이다. (사진집이니까)하 지만 이 책은 엄연히 '에세이' 분야다. 왜냐하면 이런 사랑스러운 사진들과 함께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읽어봤을 법한 유명한 영화 속 대사, 드라마의 대사, 어느 가수의 노래 속 가사, 시인의 시 한 구절, 책 속의 문장 한 줄, 유명인이 했던 말들이 가득 실려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상대란 건, 얼마 없잖아. ㅡ드라마 <호타루의 빛>.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ㅡ안도현 <사랑>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오직 하나, 사랑이다. ㅡ레프 톨스토이 (작가. 사상가)



네가 아니었다면 아마 난 사랑을 영영 몰랐을 거야.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 또 사랑받는 법도. ㅡ영화 <이프 온리>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는 사람들은 좋겠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도 없는데, 이런 책을 읽으면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에 진저리 쳤으면서도 또 사랑이란 게 이렇게나 따뜻한거지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걸까. 내일은 올 겨울 가장 추운 한파가 몰려온다고 한다. 추우니까 더 사랑하고 싶다. 하지만 하늘에서 남자가 뚝 떨어질 리 없으니 뜨끈한 방바닥과 부둥켜 안고 늘어져야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은 좋겠다.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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