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지는 어순트레이닝 - V6 English 어순 트레닝 편 V6 English 시리즈
Roy Hwang(황관석) 지음 / 폭스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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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나라의 언어가 아닌 다른 나라들의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어느 나라의 언어가 쉽고 어느 나라의 언어가 어렵다고 말하는 그 차이가 과연 뭘까? 생각해보면 새로운 언어는 모국어보다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어려운 건데 말이다. 일본어와 영어를 예로 들면, 확실히 영어가 일본어보다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둘 다 낯선 언어인 건 똑같은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렇게 느끼는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영어의 어순'이 우리말과 다르기 때문일테다. 나조차도 한국어와 어순이 다르다는 것에 발목 잡혀 영어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사실 영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근 20년을 봐온 아주 익숙한 언어다. 언어를 이렇게나 오랫동안 들여다 보면 이제는 익숙해져서 영어귀가 뜨이고 술술 영어를 말할 법도 한데. 아직까지 헤매는 걸 보면 영어라는 언어가 엄청 어렵거나 내가 멍청하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영어를 어려워 하는 자신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순'과 관련된 책이라는 것, '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진다'는 제목, 이제는 영어 어순에 발목 잡히기 싫다는 내 안의 욕망 이 셋이 맞물려 이 책 <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지는 어순트레이닝>을 선택하게 됐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세계의 많은 언어 중 한국어가 배우기 매우 어려운 언어이고, 반면 영어는 배우기 쉬운 언어에 속한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단어는 들리고 해석이 되는데, 문장으로는 무슨 뜻인지 헷갈려서 영어가 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2개의 문장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모두 드러내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내가 바로 앞의 문장에 해당된다. 영어 단어를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영어 문장을 듣게 되면 군데군데 단어들이 해석이 돼도 이것들을 연결해서 우리말화 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굳이 영어를 번역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하는 책들도 있지만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을 하게 되는 건 물 흐르듯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직역하는 것마저도 쉽지는 않다. 어순의 늪에 빠졌는데, 그 옆엔 더 큰 번역의 늪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


 

<어순트레이닝>의 목적이 어렵다는 생각부터 떨치게 하고싶은 것인지 아니면 어순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설명하려는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쉬운 문장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I like her. She reads a book 처럼 아주 쉬운 문장들로 말이다. 이를 3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에 1,2,3 숫자를 붙여 높았다. 거기에 조건도 있다. 무조건 주어는 1, 동사는 2라는 조건. 1과 2의 자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어와 동사가 오는 자리라는 것. 저자가 설명하길, 영어의 거의 모든 단어는 1과 2로 그러니까 주어와 동사로 시작하므로 저 자리는 거의 부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책은 1,2,3 순서만 잘지켜 단어들만 제대로 넣거나 뺄 수 있다면 영어 어순은 끝이라고 설명해뒀다. 숫자라는 익숙함과 쉬운 문장이라는 단순함, 거기에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함, 그리고 기본을 짚고 넘어감으로써 앞으로의 트레이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습이 주를 이루는 1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어순 트레이닝에 돌입하게 된다.

 

트레이닝은 꽤 간단하다. 또한 답도 미리 나와 있다.

먼저 우리말의 어순을 영어식으로 바꿔놓고, 그 어순을 따라 영어단어들을 적어 놓은 페이지에서 일단 어순에 익숙해지게끔 해 놓았다. 다음페이지에서는 빈칸에 단어를 채우고, 그 다음엔 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식으로 점차적으로 어순에 익숙해질 수 있는 구조로 책이 이루어졌다. 한글 문장을 영어순으로 바꾸고 그 다음에 영어를 대입하는 방법은 어려운 듯 하면서 은근히 쉽게 느껴진다. 우리말의 어순이 뒤바뀌어 있으므로 영어 단어를 생각할 때 거침이 없고 막힘이 없다. 온전한 한글문장이 아닌 것만으로도 영어가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좀 의외여서 놀랐다.

 

 

패턴을 외워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책은 외우지 말고 빨리빨리 책장을 넘기라는 조언을 한다. 이 책은 영어 어순에 익숙해지게끔 하기 위한 책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 다가오는 부담감이 없으니 책장을 넘기기가 쉬워져 일주일도 안돼서 책 한 권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영어 문제를 풀면서 책을 보는 건데도 말이다) 어순에 익숙해졌다..라고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지만, 영어 어순이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 더이상 낯설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책에서 원하는대로 따라하다보니 자연스레 어순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사라졌다. 그리고 영어를 대하는 약간의 팁을 얻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영어 어순때문에 나처럼 두려움이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으로 그 두려움은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순을 완벽히 체득하고 아니고는 본인의 노력의지에 달린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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