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 - 스포츠 비즈니스는 어떻게 세기의 계약을 끌어내는가?
케네스 슈롭셔 지음, 김인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살면서 우리는 몇 번의 협상을 하게 될까. '협상'이라고 한다면 나라간의 FTA 협상이나 남북협상, 혹은 노사협상 등 신문의 사회면이나 정치면에서 많이 봤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니므로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물론 하는 일에 따라 협상을 자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나와는 꽤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협상- 그런데 생각해보니 협상이라는 단어 자체는 굉장히 거국적으로 들리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조금은 다른 의미의 협상을 자주 한다. 일명 Deal 딜이라고도 하는, 어떤 하나의 사안을 두고 각각 다른 결과를 예상해 상대방이 결과를 맞췄을 경우 원하는대로 해주는 그것. 둘은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어찌보면 맥락은 비슷하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방과 대립을 한다는 점이나, 대립을 종결하기 위해 서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나 기타 등등.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협상을 어떻게 하라는 것을 따로 배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살면서 협상의 순간은 가끔씩 찾아온다. 협상에 관해서 '빠삭'하게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협상을 잘 하는 대가들은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 그래서 읽게 된 책이다. <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 이 책은.

 

 

 


<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는 스포츠 업계의 비즈니스 협상을 주로 다룬다. 저자 케네스 슈롭셔는 오늘날 가장 인기있는 협상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스포츠 업계에서부터 협상 경력을 쌓기 시작한 그의 이름을 실상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책 속의 그 많은 경험들과 협상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적당히 유명한 사람이 아닌 굉장한 전문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더군다나 하나의 이야기에 여러 협상가들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것을 보면, 괜히 인기있는 강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와튼 경영대 교수다)

 

협상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라 하면 '스포츠 비즈니스'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은 시즌이 끝나면 계약을 새로 맺기도 하고, 갱신하기도 하며, 자신의 존재가치가 높아졌을때는 더 좋은 조건으로의 전환을 위해 협상을 하기도 한다. 스포츠는 프로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자신의 존재가치와 연봉간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한 협상같이 국가와 국가로 테이블에 앉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이유들은 앞에 말한 이유들이다.) 서로 가지고 있는 목표는 뚜렷하다. 좀 더 자신의 이익이 있는 쪽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오는 쪽이 쉽게 말하면 승리하는 게임- 하지만 협상에서 졌다고 완전하게 패배하는 것은 또 아니다. 서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에는 협상을 통해, 그러니까 양보를 하든 이득을 얻든 절충점을 찾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이 승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도 있는 게 협상이라는 조금은 복잡하고도 단순한 세계-

 

가능한 한 최악의 최악인 상황까지 생각해 둬야 한다거나, 상대방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많을수록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하다거나, 적절한 타이밍을 노렸을 때 확실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거나, 적절한 목표와 타깃과 최대 양보점을 정해놓고 확실하게 물러나는 시점을 정해놓는다거나. 이런 이야기들과 맞춰 책 속에 수많은 선수들과 협상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그들의 잘한 점은 무엇인지 잘못한 점은 또 무엇인지 저자는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자신이 존경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등장하고 자신의 이야기도 간혹 나오는데, 사실 그 사람들의 업적보다는 눈에 더 들어왔던 것이 있다. 책 속에서 흘러가듯 본 '협상은 설득'이라는 단어. 이것 때문에 협상이라는 것도 결국 일상 생활 속의 우리와 별다를 것이 없다라고 느끼게 됐다.

 

협상이라는 단어에 설득이라는 단어를 집어 넣으면 묘하게 이야기가 치환된다. '협상을 하기 전에 열정을 기울여 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협상에 뛰어 들어야 한다거나, 인간관계와 이해관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 같은 것들은 모두 설득이라는 단어를 집어 넣어도 말이된다. 협상은 상대방을 설득해서 자신의 이익을 부각시키는 일이니 정말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닌거고, 그러니 협상 자체가 스포츠에 국한된 아주 별나라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슈롭셔는 이 책을 협상을 시작하는 이들과 협상하는 이들을 위해 펴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협상을 설명하는 책에서 직접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보았다. 그리고 아주 어렵게만 느껴졌던 협상이 좀 가깝게 느껴졌다.

 

앞으로 내가 협상테이블에 앉게 되는 날이 올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설득의 중요성과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준비의 치밀성, 그리고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만 있다면 나도 협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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