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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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여성의 섬세한 내면, 성폭력의 경험을 다룬 책으로 정의한다면 의미가 축소될 것이다. 해설의 표현처럼 글 속에서 복잡하게 일렁이는 감정들은 납작하게 정리되어 버린다.
나름대로 분류를 하자면 여성의 평범하면서 복잡 미묘한 관계를 다룬 「보내는 이」, 「여기 우리 마주」. ‘폭력 생존기’ 3부작이라 불리는 「눈으로 만든 사람」, 「나와 내담자」, 「내게 내가 나일 그때」. 토속적이거나 불교적인 분위기가 깔린 「운내」, 「美山」, 「11월행」, 「점등」이 있다. 나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가족들로부터 소외된 소녀들의 관계를 그린 「운내」와 광화문 점등행사를 배경으로 종회의 입사 동기들이 등장하는 한 「점등」이 좋았다. 뚜렷한 서사나 비범한 주인공이 없어도 디테일한 설정들과 탄탄한 문장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들이었다.
비록 책 한 권이지만 최근 한국문학의 매력과 탄탄한 작품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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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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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감성, 취향(스타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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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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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서대문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강의록을 기반으로 엮은 책이다. 분량은 대중서로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다. 1960년대 이후부터 10년 단위로 대표 남성 작가를 다루기 때문에 한국 현대문학 흐름에 대한 배경 이해에 도움이 된다. 로쟈 선생님은 전공이라 할 수 있는 세계문학에 대한 이해와 관점을 갖고 작가들을 평한다. 


 크게 두가지 시점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근대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사회의 모습을 잘 담아냈는가?'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문학은 다소 빈 구멍들이 있다. 예를들어 한국의 리얼리즘 대표작가 황석영은 80년대 장편 노동소설을 씀으로써 시대를 기록해야할 과제를 놔두고 조선시대 장길산 이야기로 후퇴했다. 프랑스의 에밀 졸라 같은 대가들이 광산 노동자 파업을 다룬 '제르미날' 같은 작품을 통해 시대상을 언어로 담아낸 것과 비교된다. 이에 대해 로쟈 선생님은 자유분방한 작가의 기질과 지리멸렬하고 지난한 싸움을 다뤄야 하는 노동소설이 체질에 맞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을 한다. 

다음 관점은 소설이 '작가의 내면을 다룬 성장소설인 경우에 제대로 극복을 하고(아버지를 죽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갔는가?'이다. 이 점에서도 각 시대를 대표하는 김승옥, 이문열, 이인성은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 김승옥은 아버지의 부재를 신(기독교)로 대체해버리고 작품을 더는 쓰지 않았다(장편소설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문열은 사회의 인정욕망을 충족하게 된 후에는 작품보다는 삼국지, 초한지 번역에 매진했다. 이인성은 아버지를 소설 속에서 죽였으나 실제로는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이상의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의 문학적 성취로 나아가지 못해고 끝나버렸다. 이 외에도 광장의 최인훈, 관부연락선의 이병주, 난쏘공의 조세희 작가 들이 다뤄지는데 한국의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문학을 어떻게 이해할지 여러 미학적 접근들이 있을 것이다. 로쟈 선생님의 분석은 반론이 가능하겠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더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에 반성해보는 것이다. 해야할 과업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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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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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서울을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린다. 주인공이 성소수자라는 설정만 제외하면, 평범한 현대인들의 일상이 소설속에서 소드러난다. 단순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쇼핑센터에서 옷을 소비한다. 땅을 밟고 있는 현실 대신 납작한 이미지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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