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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산책하는 개
유르가 빌레 지음, 발렌티나 체르냐우스카이테 그림, 서진석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5월
평점 :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가본 적이 없다.
발트 3국 중 하나이며 수도는 빌뉴스, 막연하게 그정도로만 알고있다.
놀랍게도 우리엄마는 리투아니아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데
그 당시 보내주었던 사진 속 "십자가 언덕"의 모습만큼은 여전히 생생하다.
리투아니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만큼이나 <밤을 산책하는 개>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리투아니아 작가 유르가 빌레가 글을 쓰고 발렌티나 체르냐우스카이테가 그림을 그렸다는 것 외에
이 책에 대한 추가 정보 없이 바로 책장을 열게 됐다.
이 작품 속의 '밤'은 시간대라기보다는 공간, 혹은 또 다른 세계에 가까운 느낌이다.
우리가 신경쓰지 않아 몰랐을 뿐,
이 세계에는 밤에만 산책할 수 있는 개와 밤에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기승전결스러운 줄거리랄게 없고
다소 아리송하면서도 한 편의 시같기도 한 이 작품은
자꾸만 그림 곳곳을 샅샅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격들,
동물이건 사람이건 모두가 등을 쓰다듬어주고싶은 존재들인데
이는 분명 어린이들보다는 어른의 감수성을 더 자극할 것 같다.
살면서 많은 일을 겪고
그 과정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영혼들은
밤이라는 세계에서 서로의 존재를 통해 위로 받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으며 끝내는 함께 새벽을 맞이한다.
해피 엔딩!
일어나, 산책하러갈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