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내가 더 사랑해서
고성만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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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따뜻한 이야기.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목격한 풍경과 경험과 속마음을 천천히 풀어놓고 있는데, 읽다보면 흠뻑 빠져듭니다. 잠시 잊었던 나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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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32
김병호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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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을 흔드는 시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는데 시의 한 행 한 행이 마음에 척 척 들어붙으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내 마음을 이렇게 몰랐었구나 하는 생각과 내가 애써 감추려고 했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시를 이렇게 아프게 쓰면 어쩌나, 마음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밑줄을 그으며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많아서 한 권 더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해주려 합니다.

가을과 겨울에 딱 어울리는 시집입니다.

많이많이 추천해드립니다.

실은 처음부터 오래였던 마음입니다
소홀한 마음은 이제 얼마나 나의 편일까요? - P11

바다보다 멀리 당신이 있어
나는 다만 오래 무서웠습니다
첫눈보다 멀리 당신이 있어
나는 다만 오래 위태로웠습니다 - P13

당신이 묻습니다
아직 거기 있어요?
오래 생각하는 대답 대신 오래 슬퍼할 일 없이 그저 오래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P16

어제도 없이 나는 이 먼 데까지 왔습니다.
보람도 없이 조금 더 늙어야 할까 봅니다 - P19

나는 어디로 스며야 할지를 몰라, 울음만 궁금합니다
어쩔 작정도 없이 당신 안부만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도
잘못한 심부름 같아 마음을 꺼뜨립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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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32
김병호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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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간지러웠습니다. 감각적 표현도 도드라졌지만 미처 가두고 있던 마음 속까지 들어와 흔들고 달래는 것 같아서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 천천히 오래 읽어야 하는 시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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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앉아도 될까요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31
김재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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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슬픔이 가득한 시집이었습니다. 이미 지나버렸거나 이미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연민이 시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사유나 은유가 촘촘하게 가까이에 붙어 있는 설명적 시가 아니라 듬성듬성 놓여 있는 징검돌 같아서, 읽는 독자가 그 여백을 채워야만 다음 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시집이었습니다. 그래서 후르룩 대충, 읽을 수 없었습니다. 천천히 촘촘히 행간의 의미와 여백을 살펴 읽는 사이 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낮은 허밍 같은 음계의 슬픔을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껴 읽을만한 좋은 시집이었습니다. 

처음 걷는 사막처럼
처음 듣는 빗소리처럼
어디서부터 불행인지 몰라
어디서 멈추어야 할지 몰랐다 - P61

빙하가 침식되어 흐르는 영혼처럼
안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무얼 할 수 있나요
양모에 평화를 누일 시간
체리, 봄밤을 마셔요
- P75

어떤 짐승이 잠든 얼굴을 다녀간 걸까
어떤 울음이 소리 없이 해변을 적시는 걸까 - P88

물속 저녁이 어두워지면
거미는 지상으로 내려와
자신의 고독을 찾아 그물을 내린다
미로 속, 미아가 되어
지구의 차가운 물 속으로 눈동자를 풀어놓는 것이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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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앉아도 될까요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31
김재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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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슬픔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시집을 읽는 내내 애써 울음을 참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가 대신 울어주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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