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 시인의일요일시집 43
이적온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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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감각을 독창적인 언어로 포착한, 사유의 깊이가 돋보이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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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되는 날입니다 시인의일요일시집 44
신혜정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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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정 시인의 『가만히 있어도 되는 날입니다』는 고통과 상실의 서사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담아낸 시집입니다. 시인은 『검은 시절』에서 '남겨진 자를 위한 애도'와 '지워지는 존재'의 비극을 다루며, 사회적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개인이 겪는 아픔을 조명합니다. 특히 "이야기가 청자들의 마음을 슬픔으로 물들이는 동안/그이가 지워지고 만다"는 구절은, 죽은 자가 아닌 살아남은 자의 감정에만 집중하는 사회의 폭력성을 날카롭게 꼬집습니다. 시인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습니다.


이 시집의 특별한 점은 고통을 직시하면서도, 그 고통이 단순한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존재의 변이와 진화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시인은 『아가미』에서 "생에서 생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 물에서 물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 숨에서 숨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라고 질문하며, 인간의 조건을 벗어나려는 존재의 근원적인 욕망을 탐구합니다. 이는 폐를 터뜨려 꽃처럼 피어나고, 수중생물이 되어 물속으로 들어가는 등, 생물학적인 퇴행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역진화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변이는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재구성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시집은 인간의 폭력과 불의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고 있습니다. 『4』나 『파워게임』 같은 시들은 제주 4·3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연상시키며, 무고한 희생자와 권력의 폭력성을 고발합니다. 시인은 "무엇을 피하는지도 모른 채 달아나야 했던 아이가 남긴/가쁜 숨소리 같은 파도"를 통해 이름 없는 희생자들의 아픔을 상기시키며, 독자들에게 기억의 윤리를 촉구합니다. 이러한 시들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넘어, 현재에도 이어지는 폭력의 양상을 성찰하게 합니다.

어쩌다 발을 헛디뎌 나는 넘어졌나
낙상한 곳에 위치한 차원의 굴곡
골절 사이 아득한 간극 - P18

당신은 떠났고, 나는 감정의 일부를 상실했다
고독 앞에서는 누구나 취약해질 것
갓난아기처럼 투명해질 것 - P27

슬픔이라고 외친다 가슴을 치며 울 수도 없는 손이 없는 자여 통곡할 입이 없는 자여 그리고 너 눈이 없어 눈물을 흘릴 수 없는 것들이여 - P39

아득하거나
너무 가까움이
문득 아찔하다는 생각
순간이
곧 영원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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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되는 날입니다 시인의일요일시집 44
신혜정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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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의 언어는 때로는 시리도록 차갑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치유의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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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의 도시 시인의일요일시집 41
성은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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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주 시인의 『코끝의 도시』는 고립된 도시인의 내면을 파고들어 상처와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립니다. 그러나 시는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부서지고 깨진 곳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발견합니다. 아픔을 딛고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는 따뜻한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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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의 도시 시인의일요일시집 41
성은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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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주 시인의 『코끝의 도시』는 현대 도시인의 삶을 꿰뚫는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시집 전반에 흐르는 '관계'에 대한 탐구는 익명성과 단절이 지배하는 도시 풍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시인은 고립된 개인이 서로에게 무심한 듯 스쳐 지나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그 틈새에서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찾아냅니다. 특히 "꾹 눌러놓은 빨래집게 같은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도시인의 심리적 방어 기제를 탁월하게 은유하며, 동시에 그 속에서 타인의 온기를 갈구하는 내면을 절묘하게 포착합니다.


시인의 시선은 유용성을 잃고 버려진 것들, 혹은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난 존재들에게 향합니다. "조약돌, 조개껍데기, 병 조각, 낚싯줄"과 같이 평범하거나 소외된 존재들에게 '관계'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이는 시인이 단순히 대상을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감싸며 붙잡는" 윤리적 태도를 견지하기 때문입니다. 『코끝의 도시』는 바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다시 한번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따뜻한 공감의 언어를 담고 있습니다.

다시 쓰는 일은 다시 사는 일
그는 오늘도 살아보겠다고
먹물을 터뜨려 침묵을 펼친다
검게 번지는 세상을 더듬다가
움켜쥐는 대신 감싸며 붙잡는다 - P12

빽빽한 이야기를 품은 연못을 펼치면
붓꽃은 첫 문장이 되어 보랏빛 문단을 이루고
오리 떼는 쉼표가 되어 물결의 행간을 가른다 - P20

나는 죄를 많이 지은 사람
당연한 건 없는데 당연하다고 여긴 죄까지 더해 받은 벌
여닫던 사물함 속 어둠이 짙어질수록
보이지 않았던 나의 어둠이 이제야 보인다 - P29

가고 없는 엄마의 눈빛처럼 흔들린다
자라는 마음을
오래 지켜보다가
엄마라는 호칭이 생긴다
- P39

다정함은 기대하지 않을게요 식물은 괴롭히지 마요
담장 너머 석류 가지가 넘어왔다고
그렇게 자꾸 똑똑 부러뜨릴 건가요
석류 알 같은 아이를 원하던 일요일에
붉은 꽃 대신 흰 꽃이 쏟아졌죠
그때 알았어요
식물도 신경증에 걸린다는 걸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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