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 핀테크 트렌드로 보는 밀레니얼이 원하는 미래 금융
김강원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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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 셰프가 출연했던 tvN의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에서 중국인들이 QR코드로 음식값을 결제하는 것을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난다. 바로 핀테크인데, 이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새롭게 나타난 서비스다. 처음에는 금융이 중심이고 IT가 이를 돕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IT가 중심이 되어 금융을 뒤흔드는 모습이다. 페이팔과 삼성페이, 토스와 카카오뱅크로 대표되는 핀테크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는 이러한 핀테크가 가져온 금융 서비스의 변화를 진단하고, 금융을 넘어 산업의 판 자체를 흔드는 비즈니스 모델 혁명을 불러오고 있음을 지적한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핀테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유니콘 기업들의 사례는 우리가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속에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1부 '모든 비즈니스는 핀테크로 통한다'에서는 핀테크의 현주소를 마주하게 된다. 중국에 알리페이가 있다면 미국에는 구글페이와 아마존페이가 있었다.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애플페이 다음으로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고, 스타벅스 코리아는 우리나라 간편송금 사업자의 전체 예치금 액수를 웃도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쇼핑몰들은 쿠페이·N페이라 하여 저마다 핀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고, 통신사들도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2부 'IT를 업고 부상한 신흥 금융 강자들'에서는 금융 서비스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8개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들을 소개한다. 그들의 성장 패턴을 보면 대부분 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점차 금융업의 본질적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리고는 금융 서비스에서 쌓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해 영역을 확장했다.


중국의 앤트그룹은 그 전형적인 예이다. 알리바바로 시작한 쇼핑몰은 보험과 대출, 신용평가까지 아우르는 중국의 거대 종합 금융 지주 회사로 탈바꿈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카카오뱅크는 두말할 것이 없고, 가장 놀라웠던 건 동남아 차량 공유 업체로만 알고 있던 그랩이다. 동남아 지역을 여행할 때 그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 가격 흥정이나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 그랩이 우버를 삼키고, 그랩페이를 출시해 신용카드를 보급하고, 보험과 대출 상품을 운영하며 이제는 디지털 은행 라이센스까지 신청했다니~! 핀테크가 금융 기술 혁명이 아닌, 금융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다.


30개국의 화폐를 연결해 수수료 없이 자신이 가진 화폐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레볼루트는 돈의 국경을 없앤 흥미로운 서비스다. 앱과 카드를 통해 환전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코로나19 사태 진정 후 그 성장은 더욱 폭발적이리라. 다만 한국은 아직 서비스 전이다. 대출 시장을 바꾼 소파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없앤 로빈후드, AI를 기반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오픈도어, 위험률차 이익을 포기해 보험의 새로운 미래를 쓰고 있는 레모네이드까지, 그 발상과 내용 모두가 흥미로운 핀테크들이다.


3부 '핀테크 트렌드로 보는 미래 금융'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향후 한국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지 그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카카오·네이버·토스의 3강으로 대표되는 국내의 핀테크들은 대부분 종합 금융 서비스를 바라보는 듯하고, 네이버의 전략 모델은 아마도 일본의 라쿠텐인 듯싶다. 세대별 핀테크 사용 비율과 국내 핀테크 업체의 2030 고객 비중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의 금융은 핀테크와 장기간 동반할 것이 분명하다.


데이터 3법의 통과 후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두고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오픈뱅킹과 핀테크 시대 은행들의 변화 노력도 주목된다. 싱가포르의 DBS는 은행 시스템을 적극 개방했고, 골드만삭스는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아닌 협력을 선택했다. KB금융그룹은 애자일 조직 '스쿼드'를 통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고, KEB하나은행은 카페·베이커리·꽃집으로 다양한 컬처뱅크를 선보이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를 보고 싶다면 이 책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의 일독을 적극 추천한다. 후회 없고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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