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디럭스 티파니 민트 에디션) - 합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박지선 외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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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선정 세계 100대 소설이자 영화 '작은 아씨들'의 원작 소설인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 그중에서도 더스토리에서 출간한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디럭스 티파니 민트 은장 에디션이다. 1868년 오리지널 초판본 디럭스 벨벳 금장 에디션도 있지만, 프랭크 T. 메릴의 그림이 들어간 오리지널 일러스트버전은 1896년판이 시작이었기에 이 책을 골랐다.


내가 더스토리의 초판본 <작은 아씨들> 티파니 민트 에디션을 읽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내가 어려서 읽었던 추억이 좋았었기 때문에 슬픔과 감동과 교훈이 함께 있었던 그 느낌을 우리 아이와 공유하고 싶었다. 둘째는 1896년 초판본의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어땠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림이 들어있는 책을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한번 읽어보라고 얘기하기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빨강머리 앤>도 잘 읽었으니 이 책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책을 먼저 읽은 것도 딸이었다. 다음은 우리 딸의 독후감이다. 초등학생의 글이어서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지만 이렇게 딸과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저녁밥을 먹으면서 <작은 아씨들>을 소재로 이야기하며 아빠는 조가 제일 좋았다고 하니 자신은 누가누가 좋다고 하더니만 그 이야기들도 들어가 있다. 그대로 옮겨본다. (글의 끝에 나오는 '짐'과 그것을 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음에 딸과 이야기 나눠봐야겠다~)


이 책은 네 자매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책인 것 같다. 내가 이번에 읽은 <작은 아씨들>은 두번째 책까지 나와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 전엔 1권 이야기만 나와있는 책을 읽었었다. 그런데 2권 이야기도 읽으니 새로웠다. 처음에는 내가 거의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2권에서는 메그가 존과 결혼할지 몰랐다. 2권은 거의 사랑 이야기다. 물론 2권에서 베스가 죽어서 슬프고 아쉬웠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 메그는 존과 결혼하고, 조는 프리드리히와 결혼하고, 에이미는 로리와 결혼한다. 나는 조와 로리가 결혼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책에서 마치 가(집안)는 기독교다. 나는 베스가 좋다. 물론 뒤에 죽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그리고 에이미도 예뻐서 좋다. 금색 머리칼은 파란색 옷이랑 어울리는데 나는 파란색이 좋아서다. 나도 이 책에 나오는 자매들처럼 현명하게 크면 좋겠다. 그리고 드레스도 입어보고 싶다. 불편하겠지만 말이다. 한번쯤은 아름답게 치장해보고 싶다. <작은 아씨들>을 읽으면서 배운 것들도 있다.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이기적이게 살지 말라는 것이고, 또 모든 사람들은 짐을 지고 있는데 그 짐을 드는 방법을 알면 행복한 것이다. 이 책에는 교훈이 많이 담겨 있다. 친구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2020.7.11.)


어려서 읽고 수십년을 지나 다시 만난 <작은 아씨들>은 여전히 흥미로웠고 감동적이었다. 듬직한 큰 언니 메그, 다른 사람을 위해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린 조, 피아노를 잘 치는 여성스러운 베스, 철없는 귀염둥이 막내 에이미 등 어렸을적 읽었던 단편적인 장면들이 책을 읽으면서 매끄럽게 연결되었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남북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자매의 이야기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울고 웃고, 때론 화내며 조금씩 성숙해 가는 네 자매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다시금 빠져들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면 둘째인 조를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래도 청소년기에 읽다보니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자립적인 모습이 좋아보였던 것 같다. 다시 읽어봐도 역시 조가 가장 멋지다! (그런데 조가 이렇게 화도 잘내고 구멍이 많은 캐릭터였다는 것은 진정 새삼스러웠다^^)


다만 메그와 에이미에 대한 생각이 어렸을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기적으로만 생각했던 에이미의 모습은 자기주장이 뚜렷한 개성적인 인물로 읽혔고, 현모양처를 꿈꾸었던 메그는 가난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이상적 캐릭터였다. 일견 답답해 보이지만 주어진 현실 속에서도 최대한 노력하는 우리네 모습을 닮아 연민과 애정을 느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천사 베스는 겉모습과 달리 뚜렷한 소신이 있는 외유내강형에,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에 조가 본받을 면이 있어 좋아했다면, 베스는 소년의 로망인 '가녀리고 어여쁜 천사'였기에 그냥 무조건 좋아했을 것 같다. 어느 누가 이 사랑스런 베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다. <작은 아씨들>이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이하 올콧)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이다. 책 속에서 둘째 조는 자기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것으로 나오는데, 작가 올콧이 실제 네 자매 중 둘째였고 자신의 자매와 가족 등 자전적 이야기를 책으로 쓴 것이라고 한다. 셋째 베스가 성홍열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나오는 것도 작가의 동생이 사망한 것과 같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전혀 몰랐던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로웠고 신기하기도 했다.


각기 다른 성격에 이런저런 단점을 가진 네 자매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내 어린 시절의 성장과도 같은 좌충우돌의 면이 보여 더욱 정겹다. 내가 그랬듯 다른 이들도 네 자매 중 하나에 자기를 대입해 그를 동일시하며 책을 읽었으리라. 그렇기에 과거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오랜 벗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지난 날을 함께 기억해 줄 소중한 친구에게 말이다. 그리고 딸아이도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때 리뉴얼된 <작은 아씨들>을 다시 접하게 된다면 지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흐믓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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