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 - 아이의 마음과 생각이 크게 자라는
윤희솔 지음 / 청림Life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로 제목이 주는 힘이 그 책에 대한 인상과 선택을 좌우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도 그와 같은 경우다. '세 줄 글쓰기' 라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아보이는 행위가 초등학생들에게 어떤 기적을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하며 책을 편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기에 본인의 아이 또한 당연히 책을 좋아할 줄 알았으나 상황은 반대였다. 책을 펴면 짜증을 내고 덮어버리는 통에 마음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또 초등교사로서 아이들의 감정을 돌보고 교실내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글쓰기에 대해 모색했다. 이런 고민 끝에 고안된 것이 바로 '3줄 글쓰기'이다.



쓰기 막힘, 즉 글을 쓰지 못하는 주이유는 어휘 부족과 글쓰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강박감과 지루함에 있다고 한다. 아이가 부담과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분량의 짧은 글쓰기로 작은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3줄 글쓰기의 방법적 요체인 듯하다.


3줄 글쓰기는 단순히 세 줄을 쓰는 글쓰기가 아니라 정서 함양과 학습력 향상, 창의력 계발이라는 명확한 목표와 단계가 있는 글쓰기이다. 가볍게 세 줄을 쓰는 대신 매일 쓰는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적절한 유인책과 보상을 곁들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저자는 자녀들의 세 줄 글쓰기에 소재꺼리로 혹은 교재처럼 활용했던 책도 추천해 준다. 따라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부분이다. 그 책들은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느낌 사전>, <푸르넷 만화 고사성어 사전>, <모국어가 공부의 열쇠다>.



감정 단어와 감각 단어를 활용한 세 줄 글쓰기는 방법과 내용이 흥미롭고 그 발상은 더욱 훌륭하다. 감정 단어 글쓰기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감정을 올바로 받아들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감각 단어 글쓰기에는 아이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각에 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고 싶었다는 말에 이르면, 저자가 생각하는 글쓰기가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의미'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이의 감각에 사랑을 담아주세요.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느끼게 될 수많은 느낌이 단순한 감각적 자극이 아니라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선물로 느껴지고, 아이가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갈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167쪽)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에는 '독서 권리 장전', 책 읽는 시간을 즐겁게 만드는 법, 습관 만들기 21일 법칙과 66일의 비밀, 일기 쓰기의 다양한 효과와 잘 하는 법, 이 책의 상징인 세 줄 글쓰기, 어휘력을 높이고 재미있게 독서록 쓰는 법 등 알찬 꿀팁들이 즐비하다. 제시되는 사례들은 저자가 일하고 생활하는 교단과 가정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행해지는 것들이므로 이미 검증된 바와 다름없다.



본인의 가외 시간과 민원을 감수하면서도 아이들과 글쓰기를 진행하는... 일기를 포함한 어떤 형태의 글쓰기라도 이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응원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각 장이 끝날 때 붙어 있는 Q&A도 실속 있다. 왜 나만 글쓰기를 해야 돼? 라고 묻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글씨와 맞춤법이 엉망인 일기장은 어떻게 지도하는지 그 해결법들이 좋았다.


학교 현장에서 몸소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는 교사라서 그런지 글을 읽는 맛이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가 주는 감동이 살아있고, 구사하는 단어와 표현이 정겹고 따뜻하다. 지은이의 자녀들이 쓴 세 줄 글쓰기에서도 그런 느낌이 배어난다. 귀가 아픈 건 '작은 사람들이 내 귀를 곡괭이로 파는 것 같아' 라고 얘기하고, 고글을 잃고 슬퍼하는 형에게 동생은 "어떤 사람이 형아 마음을 쿡 찔렀구나." 라고 쓰고 있다.



"마음사전 활동을 하면 아이가 평소에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속 깊은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에만 집중해주세요. 아이가 쓴 세 줄을 읽고 공감하고 토닥여주세요. 아이에게 사과할 일이 있으면 꼭 진심을 담아 말해주세요. 이런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세요. 아이의 마음이 살아나고, 아이가 글쓰기를 좋아하게 됩니다. 내가 쓴 글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엄마 아빠가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히 읽어준다면 아이는 얼마나 열심히 쓸까요? 부모가 먼저 열렬하고 따뜻한 자녀의 독자가 되어주세요." (162쪽)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에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로 성장해 가는 초등 글쓰기의 다양한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 아이에게 바람직한 독서 습관과 글쓰기 내공을 지니도록 하는 실전팁들이 수두룩하다. 제시되는 사례의 비중을 볼 때 책은 특히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의 자녀를 둔 이들에게 더욱 유용해 보인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와 교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