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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라리 부동산과 연애한다 - 10억 부자 언니의 싱글 맞춤형 부동산 재테크
복만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이대로 살다간 월급쟁이 결말은 빤히 보이는데 ··· 그렇다고 다른 길을 갈 자신은 없는데 ···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마약'의 힘은 오늘에서 내일로, 이번 달에서 다음 달로, 올해에서 내년으로 자연스레 준비를 늦춰주고 있었다." (27쪽 인용)
30대 후반 갑작스레 맞이한 회사의 구조 조정은 운 좋게 피했지만, 그동안의 '게으름과 미루기'의 대가로 저자에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실 없는 궁색한 '도금'일지라도 겉은 금칠로 반짝이는 '골드'처럼 보이고 싶었다는 저자는 이를 욜로하다 골로 갈 뻔한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저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내 집을 사는 것이었다.
마음의 안정과 강제 저축을 위해 내 집 마련을 결심했지만 맞닥뜨린 현실은 싱글을 위한 청약은 하늘 아래 없다는 사실이었다. 구축이라도 사기 위한 안목을 얻기 위해 읽은 책에서 저자는 큰 충격을 받고 신분당선 역세권에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했다. 그로부터 5년, 저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고 부동산을 삶의 파트너로 여기며 행복한 싱글의 삶을 누리고 있다.
투자는 돈을 버는 기술이고 일단 배워놓으면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공부가 되어 있어야 남에게 당하지 않고 스스로 투자처와 물건을 고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공부는 크게 독서와 강의 듣기, 현장에 나가 실전 투자로 경험하기의 두 단계로 나뉜다. 축적되는 투자 경험 속에서 직감과 인사이트가 생기므로, 결국 스텝 바이 스텝으로 돈 버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나는 차라리 부동산과 연애한다>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부동산 투자의 기초들이다.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한 현 장세에서 초보에게 오피스텔은 금물이다. 부동산 초보에게 적당한 종목은 기본 아이템인 아파트다. 아파트로 기본기를 다지고 다른 종목으로 확대하라. 직주근접, 역세권(교통), 편의시설, 학군은 입지를 보는 4대 기준점이다. 실거주 전략 vs 다주택 전략의 선택은 본인의 성향에 따르면 된다.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매매의 '타이밍'과 '저평가'된 물건을 볼 줄 아는 안목이다. 타이밍은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로 인해 생기는 흐름을 보며 잡는 것이다. 가성비 좋은 물건을 골라내듯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이 저평가된 물건을 찾는 비결이다. 3장에 풀어놓은 저자의 투자 실전기는 이 두 가지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4장은 부동산 초보를 위한 투자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선정에서부터 투자 물건을 찾아 계약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담았다. 부동산지인을 활용해 공급물량과 전세가율을 확인하고, 거래량이 회복된 곳을 찾는 것이 첫 단계라면, 네이버 부동산을 이용해 지역 내 A, B, C 급지를 구분하는 것이 2단계다. 손·입·발로 하는 임장하기는 투자할 아파트 단지를 찾는 최적의 노하우다. 글 속에 포함된 각종 체크리스트들과 매도자/매수자 모드의 전화 방법 사례, 중개소 선택법 등은 너무 반가운 지침들이다.
내 집 마련을 생각한다면 5장의 내용이 안성맞춤이다. 특히 실거주 점핑 로드맵과 내 집 마련 액션 플랜은 실거주 투자와 갈아타기 전략에 좋은 참고가 될 내용이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에 한해 촛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비수도권과 지방민으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안정'과 '자산' 두마리 토끼를 잡는(주택연금까지 생각하면 노후 대비까지 세마리다) 실거주 전략은 투자자가 아니어도 꼭 알아할 내용이다.
책 중간중간 '부동산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저자의 조언과 실전 팁도 매력적이다. 본문과 독립된 별도의 글이라 생각하고 읽어도 부족함이 없다. 싱글녀에 촛점을 맞춘 글이 절반이지만 청년과 결혼한 부부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좋은 글이다. 놓치지 말고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요즘 미라클 모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특히 '투자 라이프 루틴 만들기'가 인상적이었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보다 준비 없는 퇴사의 리스크가 더 크다."(109쪽 인용)
"지금까지 언제나 행운은 행동하는 자의 편이었다."(110쪽 인용)
<나는 차라리 부동산과 연애한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글이 잘 읽힌다는 것이다. 표현이 깔끔하고 비유는 맛깔지다. 글의 흐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월급쟁이 부자들' 카페에 다수의 칼럼을 썼던 저자의 내공 때문인지, 최근에 읽었던 재테크, 경제서 등의 실용서 중에서 가장 매끄럽게 쓰여진 책이다. 부드럽게 읽히지만 내용은 진중하고 실전적이다. 부동산 초보자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