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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아들 만들기
장석훈 / 문학사상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남자아이에게 부모가 되는 지혜
이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의 <잃어버린 교육 용기>를 먼저 읽어야 할 것이다. <잃어버린 교육 용기>가 원론적인 책이라면 <강한 아들 만들기>는 실제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고 할 것이다. 청소년기의 아들을 키우는 실천 지침을 보여주고 있다. 각 시기의 행동 패턴과 원만하게 키울 수 있는 실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고민은 사춘기, 청소년기의 소년들의 연약함을 이 사회가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회가 강요한 강함으로 인해 더욱 문제가 무시되고 있는 남자 아이들의 연약함을 어떻게 도울수 있는가를 깊이 있게 천착하고 있다.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 남자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부여하고 있다. 남자 아이들은 위장된 터프함으로 자신의 틀을 견고하게 하고 있지만 내면은 너무나 약하고 여리다. 그렇기에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강한척 한다. 이것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어야 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주된 변화 요인으로써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분비로 설명한다. 아이들의 이런 생리적 변화기에 우리는 아이들과 같이 있어야 한다. 탄생시에 옆에 있었듯이. 청소년기는 생명의 탄생에 이어 제2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탄생을 인도해줄 대상이 필요하다. 누가 그런 대상이 될 것인가? 자라날 역할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잃어버린 교육 용기>에서는 부모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옆에서 있어주고 지지해주고, 기다려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함을 이야기 했다. 이 책에서도 바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남자 아이들은 3시기를 지나게 된다. 각 시기에 적절한 역할 과제를 습득해야지만 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 각 시기에서 육체적 성장, 지적 성장, 도덕적 성장, 자아에 대한 이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등에 적합한 역할을 습득해야 한다. 그러한 시기에 부모와 부모에 준하는 사람들의 도움과 모델링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함이 강조된다.
나는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모델링하며 저절로 자라는 것으로 보통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도움 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 우리는 보통 사회적인 통념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아이들의 입장이 아니라 성인의 입장에서. 기다리기보다는 강요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능력을 찾아가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틀 속에 몰아넣으려고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올바른 성인으로 이끌어 낼것인가를 고민하지만, 막연하게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에 대해 시기별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대책을 제시해 주고 있어 좋았다. 많은 참고가 되고 아이들이 혼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리학적으로 잘 설명해 주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성경적이지 못한 측면이 곳곳에서 눈에 보인다. 청소년기의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써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꼽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청소년기 남자 아이들이 대부분 그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단정이 되고 있다. 그런 혼란을 겪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 혼란 없이도 성장해 가는 아이들도 많이 있음이 간과되고 있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로써는 청소년기의 여러 가지 변화 양상을 다 설명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간과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생각났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야기 하면서, 서로가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적인 방법들을 고민한 책이다. 그 책을 읽다가 일면 공감하면서, 다른 한면으로서는 굉장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내용을 실천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숨막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매 순간마다 차이를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실천을 하려다가 자꾸만 본질을 잊어버리고 실천항목들을 점검해 나가게 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다가, 폴 투루니에의 <여성, 그대의 사명은>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남녀 차이의 본론적인 설명을 대하게 되었다. 그래서, 실천적인 측면보다는 차이의 본질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강한 아들 만들기>가 실천적인 측면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고 있어, 읽다가 많이 답답하게 여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이 책은 부분부분 동성애를 인정한다든지, 성적인 측면에서 성경적이지 않은 관점을 지니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절제보다는 생물학적인 구조를 우선시하고 있는 경향도 또한 그렇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춘기 아이들을 어떻게 하나님의 관점으로 길러야 될 것인가? 분명히 성경적인 관점을 세워야 할 때이다. 말씀에 기반한 교육을 해야 될 때이다. 진리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가르쳐야 하고, 그 진리안에서 세상에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발견케 해야 될 것이다. 그것을 하기 위해 부모가 아들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 책의 내용을 잘 살펴야 한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며 그 시기에 우리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