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은 명대사들
정덕현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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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은 명대사들_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참 좋아해서 N차 시청을 했었다. 그런 내게 너무나 익숙한 문장이 책의 제목이란다. 그의 글에 빚지지 않는 작가가 없다는 김은숙 작가의 추천사도 눈을 끌었다.

책을 펼쳐보니 거의 내가 즐겨 보았던 드라마의 대사들이 가득했다. 못 본 드라마가 손에 꼽을 정도니 한 때 나의 드라마 사랑은 대단했던 걸로, 그리고 작가의 취향과 내 취향 또한 비슷한 걸로 괜한 동질감을 조성해 본다.

한참 필사를 하던 시절, 글귀들을 적고 그에 대한 단상을 적곤 했었는데 소설가를 꿈꿨던 이의 글이어서일까. 드라마의 명대사는 그저 거들뿐, 다년간 글쓰기를 업으로 했던 그의 필력에 이내 감탄하고 말았다.

글이 너무 사적인 이야기로 채워진 것 같아 미안하다는 작가의 말에 오히려 그래서 너무 좋았다,는 짧은 문장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다. 드라마의 한 장면, 혹은 대사를 마중물로 하여 그간 켜켜이 쌓여 있던 경험과 추억들이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 풀어내듯 수리술술 흘러 나온다. 글 한 편, 한 편이 끝날 때마다 따뜻한 추억 여행을 한 것 같아서 조금 더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 다음 얘기는? 하고 할머니 앞에 바짝 붙어 앉은 어린 날의 내 모습이 연상될 만큼 작가의 이야기에 담뿍 빠져 들었다.

작가의 추억 속 그 때에 함께 있는 것처럼 과몰입하여 마음이 아팠다가, 서글퍼 졌다가, 코끝이 찡해졌다가, 결국엔 마음에 따스한 바람이 가득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

책장을 덮으니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가가 오래 알고 지낸 지인처럼 친근하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일들을 아내에게 두런두런 얘기하는 모습도,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며 반찬을 안주 삼아 한 잔 하는 모습ㄷ르, 한여름 텃밭의 풍경과 장인어른, 아버지의 모습에서 배운 인생의 지혜도…

작가가 풀어 놓은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과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따스하게 스며들겠지.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정덕현 작가의 소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바라던 대로 소설을 펴 낸다면, 아마도 따뜻한 힐링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 내시면 그 때는 꼭 제 돈으로 사 볼게요, 작가님~ 하고 마음으로 응원과 인사를 건네 본다.

내 가슴에 훈풍을 불어 넣어 준 책에 수록된 명대사, 혹은 작가의 글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적어 보았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 역시 소소한 일상 속 가슴 저릿한 행복을 누리는 나날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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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날의 인생 상담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아 힘든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심지애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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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울고 싶은 날에 이 책을 만났다.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아 힘든 당신에게
"내 인생인데 왜 내 뜻대로 안 될까?"
어른이 버거운 어른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
수많은 고민 속에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서른 가지 삶의 조언
"지금, 불안해도 괜찮습니다."

사실 어릴 적에는 스무 살만 되면 훨훨 날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고 해서 온 국민의 경악?과 시샘?을 받았던 멘트가 불현듯 떠올랐다. 공부가 제일 쉬웠던 적은 없지만, 세상사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할 수 있다면, 그도 그렇겠구나 하고 수긍이 가기 때문이다.

이것만 해 내면 좀 나아질까, 이 시기만 넘기면 좀 편해질까, 최선을 다해 버티고 이겨내고 어깨에 짊어진 무게를 감당해 내던 나날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불안하고 답답하고 초조하고 조급해지는 마음을 다독이며 지금껏 살아 왔다.

돌아보면 좋았던 일들도 많았을텐데, 어째서 마음 속 저 깊은 곳에는 늘 부족하고 한심하고 못난 내 모습만 떠오르는지. 가족을 위해 열심히 희생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며 살아왔는데 어느새 그건 당연한 일이 되고, 빈틈이 생기면 탓할 거리가 되었다. 일을 할 때는 내 능력을 발휘하고 주인의 마음으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해내려고 노력했는데, 열심히 일을 하면 할수록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몰아주는 것처럼 쳐내고 또 쳐내도 숨 돌릴 새 없이 일이 치고 들어왔다. 힘겨운 나날 속에 그래도 잘 해내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부족한 것에만 더 초점을 맞추고 살아왔던 것 같아서 서글프고 억울한 마음이 목 끝까지 차오르던 시기.《울고 싶은 날의 인생 상담》은 이런저런 일들로 지치고 힘든 내 마음에 똑똑 노크를 하고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
프롤로그
1장 나를 위해 살겠다는 마음가짐
2장 인생의 고뇌와 마주하기
3장 인간관계 스트레스에서 나를 지키는 법
4장 사랑이 어렵고 관계에 지칠 때

《울고 싶은 날의 인생 상담》고단샤의 온라인 매체 쿠리에 재팬에 연재 중인 <25세부터 철학 입문하기>에서 서른 가지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일이나 연애에서 비롯되는 대인관계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미래가 걱정되고 마냥 울고 싶어지는 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 책이 앞을 보고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인생 상담서가 된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행복은 '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말해 '사는 자체'가 행복입니다. 그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나무는 수액의 흐름을 재촉하지 않고 봄바람 속에 유유히 서 있다가, 혹시라도 여름이 오지 않을까 걱정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여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마치 눈앞에 영원이 있는 듯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기다리는 인내심 강한 사람에게만 찾아옵니다.

🎈
여행은 과정이기에 방랑이다. 출발점이 여행인 것이 아니고, 도착점이 여행일 것도 아니다. 여행은 끊임없는 과정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을 중시한 나머지 여정을 즐기지 못하는 자는 여행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
과거의 경험은 모두 소중하다.

🎈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성공을 바라기보단 좋아하는 일을 합시다.

🎈
상대의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너무 맞추려고 애쓰지 맙시다. 과감하게 마음의 거리를 두면 머지않아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될 거예요.

🎈
짜증을 낸다고 그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짜증나는 문제는 아예 관심을 끊는 게 속 편합니다.

🎈
좋은 의도를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건 실제로 해내는 것,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
싸우는 것도 다 사이가 좋아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쟁이 끊이지 않는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이미 식었습니다.

🎈
관계는 둘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이 되지 않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 서른 개의 질문에 적절한 사례들과 인용을 통해 아들러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이해하기 쉽게 답변해 준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슬쩍슬쩍 들춰보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기 좋은 글귀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책이었다.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아 힘들다면,
어른이 버거운 어른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을 받아 보시기를~

@tiramisu_thebook
#서평단 #책속의글귀 #캘리그래피타이틀 #캘리그래피 #온담캘리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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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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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작가의 신작 『셰이커』.

<차례>
서른둘*네가 사라지고 13년의 시간
열아홉*여전히 네가 존재하는 시간
열다섯*너와 그리고 네가 처음 만났던 시간
스물*네가 떠나고 너만 남은 시간
열아홉*너와 내가 다시 만난 그 시간
서른둘*너를 기억하는 우리의 시간
작가의 말

푸릇푸릇한 초록의 배경에 문이 하나 있다. 성인 남성의 뒷모습이 보이고 문 너머에는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보인다. 문 앞에는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성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셰리프로 모양을 준 제목의 'ㅇ'사이에는 모래시계가 반짝인다.

소설, 『나나』로 처음 접했던 이희영의 신작 소설『셰이커』는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과거의 나를 만나러 갈 수 있는 문이 있다면, 나는 아마도 아무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뛰어들테니까.

"어떻게 하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까"
'눈뜨니 다시 열다섯. 친구를 구하고 사랑도 지켜 낼 다섯 번의 시간 여행'
목차와 뒤표지의 카피만 봐도 표지의 성인 남자가 시간 여행을 하는구나, 를 대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희영 작가의 글은 첫장을 펼치는 순간 그 자리에서 마지막 장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기에 이번 소설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서른 두살의 나우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난다. 이야기 끝에 결혼이 화두에 오르고 나우는 한민의 적의를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 이유인 즉슨,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하는 철지난 옛노래가 떠오를만큼 삼각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각형의 한쪽이 사라져 이제 둘만 남은 상황이랄까.

롸잇 나우, 가 별명인 소설의 주인공 나우에게는 친형제처럼 자란 친구 이내가 있다. 나우 엄마의 심부름을 이내가 대신 나간 그날, 하제를 만나게 된다. 이내 대신 자기가 나갔더라면, 하는 후회를 수도 없이 했던 나우는 과거로 돌아가 그날의 하제를 만난다.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던가. 나우와 하제의 첫만남은 결국 이내와 하제를 만나게 해 주는 연결 고리에 불과했고, 나우는 신비한 칵테일 바의 바텐더가 만들어 주는 칵테일 한 잔으로 여러 번의 시간 여행을 계속한다.

나우는 과연 이내를 살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밖에 없지. _P 208

원래 인간이 그런 것 같아. (중략) 못 이룬 사랑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그래서 모든 이의 첫사랑은 완벽한 거야. 이루어지지 못해서. _P236

롸잇 나우. 이제 앞으로의 세계에서 살아. _P.254

한 잔의 칵테일이 사람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_P263

당신의 작품 중 어떤 이야기가 가장 소중합니까, 라고 물으면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이희영 작가.

*책은 늘 시간 여행자를 기다린다. 십년, 백 년 그리고 천 년 전의 세상과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부디 많은 분이 그 초대에 응하시기를…. 그 과정에서 현재의 길을 찾으시고 밝은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한다._작가의 말 중에서_P.267

과거에서 더 과거로, 그리고 다시 가까운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 여행 끝에 나우는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었을까?

뒤돌아 보지 말고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지금 네가 서 있는 곳만 봐. 그게 정답이야. _P.254

나우를 걱정하는 또다른 친구 성진이 나우에게 건네는 말은 내게도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냥 지금 내가 서 있는 곳만 볼 것. 뒤돌아보지도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지금 내가 서 있는 그곳만 보기. 그게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지나와야 하는 것일까.

가슴에 묻은 친구 이내를 기억하며 나우와 하제는 앞으로의 삶을 이어나가리라. 그들 앞에 꽃길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셰이커 #이희영 #신간소설 #래빗홀 #서평단 #책속의글귀 #책속의한줄 #캘리그라피 #온담캘리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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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이름 붙이기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존 케닉 지음, 황유원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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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

누구나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지 못할 때 마음은 외로움과 공허함에 물든다.

작가 존 케닉은 불완전한 언어의 빈틈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고 있지만 아직 이름은 없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명명하고 질서 정연하게 정리하는 그의 프로젝트는 바로 '슬픔에 이름 붙이기'다. 이 프로젝트는 수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 언론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는 작품이 되었다.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감정을 표현하는 신조어 사전이다. 단어와 단어를 조합하거나 여러 가지 있었던 사실들, 심지어 피아노 곡명 등을 통해 새롭게 단어를 만들기도 하는데 어원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어, 신조어뿐만 아니라 그 단어가 빚어진 사실들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사실 한글로 이루어진 신조어가 아니기에 다소 난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책 날개에 적힌대로 '박학한 언어학적 지식과 마음의 뉘앙스를 잡아내는 섬세하고 집요한 감각'은 나의 시선을 잡아 끌어 문장과 문장 사이를 이어달리게 만들었다.

도대체 장르가 뭐야? 라는 물음을 이게 바로 존 케닉의 장르구나, 하는 깨달음으로 바꾸게 만드는 책, 『슬픔에 이름 붙이기』.

짤막짤막한 단어 설명에도 문학적 감각과 센스가 돋보였지만, 어떤 단어들은 짧은 에세이 한 편 정도의 분량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그중에서 '당신이 원하는 삶과 당신이 살고 있는 삶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기분'을 뜻하는 오즈유리나 '당신이 경험할 세상이 얼마나 작을지에 대한 깨달음'을 뜻하는 오니즘, '거듭되는 자기 회의의 위기'를 뜻하는 쿠도클라즘은 현재 내 상황을 콕 집어 얘기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비를 헤쳐 나가며 던지는 질문이라는 행위, 틈을 건너가려는 노력의 행위다―그것이야말로 매달릴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계속 살아 있게 해야 할 감정이다. 설령 우리가 그 감정을 표현할 적확한 말을 절대 찾아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_그노시엔느(여러 해 동안 알아온 누군가에게도 개인적이고 신비한 내적 삶이 존재한다는 깨달음) 중에서 P.137~8

책에는 각각의 단어에 대한 콜라주 작품도 함께 실려 있다. 단어를 보고,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단어를 토대로 생성한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면 단어의 의미를 점차 확장시켜 내 안에 가져올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말해, 작가가 만들어 낸 신조어지만, 그 단어가 주는 울림, 그 단어가 내 안에 스며드는 의미는 오롯이 나만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당신은 모든 게 자신만의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디르게 된다. 그리하여 가만히 있을 때조차, 긴 하루가 끝나서 침대에 몸을 눕힐 때조차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비록 내일 조금 더 빨리 뛰게 되더라도, 팔을 조금 더 멀리 뻗게 되더라도, 당신은 부유하며 모퉁이를 돌면서 여전히 시간이 흘러가버리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삶은 짧다― 그리고 삶은 길다. 물론 순서는 반대다. _제노시네(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 중에서. P.190

*당신의 삶은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쓰여 있다. 돌아가서 과거를 지우거나 실수를 수정하거나 좋친 기회를 다시 붙잡기란 불가능하다. 순간이 끝나자마자 당신의 운명은 결정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의 경험을 기록한 잉크는 사실 말라 있지 않다. 당신의 경험은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의미가 변한다. _클렉소스(과거를 곱씹는 기술) 중에서. P.203

*당신은 시간의 바다로 나뉜 두 사람이다. 당신의 일부는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어 안달이고, 또 다른 일부는 당신에게 그게 전부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_데뷔(이 순간이 기억이 될 거라는 깨달음) 중에서. P.230

*당신은 한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평화로움, 차 뒷좌석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자기 침대로 순간 이동해 있던 시절의 평화로움을 절대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_유이(무언가를 다시 강렬히 느껴보고픈 열망) 중에서. P.241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팔레트에서 알맞은 색상만을 가려내어 속 시원히 찍어 주는 감정 사전이다.

#윌북 #서평단 #캘리그라피 #온담캘리 #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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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를 사는 법 -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
아키프서울 기획 / 어반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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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북스 신간 <이 도시를 사는 법>(줄여서 이하 이도사)을 받았다. 


차례

서울을 바라보는 서른 개의 시선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이 말하는 서울

영감으로 안내하는 인사이트 공간

모두가 성수동을 말하는 이유

생산하는 사람이자 소비하는 사람들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에게 한 두 개의 개별 질문을 포함하여 10~12개의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인터뷰가 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서울을 속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몇가지 루트와 함께 영감을 주는 인사이트 공간을 소개하는 책이다. Food&Beverage / Art&culture로 구분하여 인터뷰이들이 손에 꼽는 식당과 카페,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의 정보가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실려 있다. 


서울살이 15년. 그것도 한 동네에서만 주야장천 살고 있지만, 서울은 어쩐지 내게 여전히 어려운 도시다. 동으로 말하면 전혀 어디쯤에 붙어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자주 타고 다니는 1,4,5호선 전철역 이름으로 서울 지리를 파악하는 편이다.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이면 집콕하느라 코앞에 있는 남산도 오른지 오래다. 동네도 만날 가는 길만 다녀서 오랜만에 동네 한바퀴를 돌다 보면 새롭게 생긴 곳들이 어찌나 많은지… 서울 촌동네라 드라마 촬영을 와도 꼭 7,80년대를 배경으로 할 때만 찍어 가는 우리 동네지만, 요즘엔 제법 핫하거나 운치 있는 곳도 많이 생겼다던데, 카더라 통신으로만 알 뿐이다. 이렇듯 누가 데리고 가지 않는 한 찾아 다니지 않는 1인인지라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종사하는 이들이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 궁금하고, 그들이 소개하는 인사이트 플레이스가 어디일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서울은,

다이나믹 그 자체이고

무수히 많은 인사이트가 밀집된 도시이며

무엇이든 처음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자

그 어떤 취향이라도 환대하는 도시다.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읽는 곳이고

부지런해야만 살아남는 곳이며

그럼에도 무한한 가능성의 도시이다.


멈추지 않는 열정의 도시이자

나를 감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며

각자의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곳, 서울.


각양각색의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보지만, 서울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아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서울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일을 하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한편으로는 이방인처럼 느껴왔던 나에게 <이도사>는 라이프스타일 리더 30인이 전하는 서울의 인사이트 플레이스를 방구석에 앉아 편안히 살펴볼 기회를 주었다. 그 덕에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생긴 건 안 비밀이다. 서울의 중심에 살면서도 먼곳에 있는 친척처럼 소홀히 여겼던 나의 도시, 서울에게 이제라도 작게나마 감사와 애정을 표하며 캘리로 담아 본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은 물론, 다른 지역 혹은 해외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 줄 <이도사>. 서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곳곳에 가득한 인사이트 플레이스가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펼쳐 보기를 바란다. 


추신. 어반북스 디어블루 1기로 선정되어 표지 시안과 기부처를 정하는 데에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간을 기다렸고, 나의 의견이 십분 반영된 표지와 기부처라 반가웠으며, 기부금 전달 내용을 지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기뻤다. 어반북스의 다음 책은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 감각적인 제목의 에세이다. 그 책 역시 내가 고른 제목이 선정되었다는 것도 안 비밀.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서울을바라보는서른개의시선

#이도시를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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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리더30인에게서울의삶을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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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타이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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