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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ㅣ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이희영 작가의 신작 『셰이커』.
<차례>
서른둘*네가 사라지고 13년의 시간
열아홉*여전히 네가 존재하는 시간
열다섯*너와 그리고 네가 처음 만났던 시간
스물*네가 떠나고 너만 남은 시간
열아홉*너와 내가 다시 만난 그 시간
서른둘*너를 기억하는 우리의 시간
작가의 말
푸릇푸릇한 초록의 배경에 문이 하나 있다. 성인 남성의 뒷모습이 보이고 문 너머에는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보인다. 문 앞에는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성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셰리프로 모양을 준 제목의 'ㅇ'사이에는 모래시계가 반짝인다.
소설, 『나나』로 처음 접했던 이희영의 신작 소설『셰이커』는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과거의 나를 만나러 갈 수 있는 문이 있다면, 나는 아마도 아무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뛰어들테니까.
"어떻게 하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까"
'눈뜨니 다시 열다섯. 친구를 구하고 사랑도 지켜 낼 다섯 번의 시간 여행'
목차와 뒤표지의 카피만 봐도 표지의 성인 남자가 시간 여행을 하는구나, 를 대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희영 작가의 글은 첫장을 펼치는 순간 그 자리에서 마지막 장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기에 이번 소설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서른 두살의 나우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난다. 이야기 끝에 결혼이 화두에 오르고 나우는 한민의 적의를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 이유인 즉슨,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하는 철지난 옛노래가 떠오를만큼 삼각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각형의 한쪽이 사라져 이제 둘만 남은 상황이랄까.
롸잇 나우, 가 별명인 소설의 주인공 나우에게는 친형제처럼 자란 친구 이내가 있다. 나우 엄마의 심부름을 이내가 대신 나간 그날, 하제를 만나게 된다. 이내 대신 자기가 나갔더라면, 하는 후회를 수도 없이 했던 나우는 과거로 돌아가 그날의 하제를 만난다.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던가. 나우와 하제의 첫만남은 결국 이내와 하제를 만나게 해 주는 연결 고리에 불과했고, 나우는 신비한 칵테일 바의 바텐더가 만들어 주는 칵테일 한 잔으로 여러 번의 시간 여행을 계속한다.
나우는 과연 이내를 살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밖에 없지. _P 208
원래 인간이 그런 것 같아. (중략) 못 이룬 사랑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그래서 모든 이의 첫사랑은 완벽한 거야. 이루어지지 못해서. _P236
롸잇 나우. 이제 앞으로의 세계에서 살아. _P.254
한 잔의 칵테일이 사람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_P263
당신의 작품 중 어떤 이야기가 가장 소중합니까, 라고 물으면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이희영 작가.
*책은 늘 시간 여행자를 기다린다. 십년, 백 년 그리고 천 년 전의 세상과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부디 많은 분이 그 초대에 응하시기를…. 그 과정에서 현재의 길을 찾으시고 밝은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한다._작가의 말 중에서_P.267
과거에서 더 과거로, 그리고 다시 가까운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 여행 끝에 나우는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었을까?
뒤돌아 보지 말고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지금 네가 서 있는 곳만 봐. 그게 정답이야. _P.254
나우를 걱정하는 또다른 친구 성진이 나우에게 건네는 말은 내게도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냥 지금 내가 서 있는 곳만 볼 것. 뒤돌아보지도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지금 내가 서 있는 그곳만 보기. 그게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지나와야 하는 것일까.
가슴에 묻은 친구 이내를 기억하며 나우와 하제는 앞으로의 삶을 이어나가리라. 그들 앞에 꽃길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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