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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키스 페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사다리’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장교수는 이 책에서 후진국이 어떻게든 사다리를 올라서 선진국으로 올라가고자 하지만 선진국들이
후진국들을 이용만 할뿐 그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사다리를 치워버린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후진국은 영원히 선진국에 이용만 당할뿐 선진국이 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의 후속 저서인 “나쁜 사마리아인들” 또한 이미 후진국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진 상태에서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선진국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경제 침체보다는 경제 성장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성장이 계속된다면 불평등 문제는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등의 악순환과 그에 반응하는 우리의 행동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가 동시에 추진해야 할 두가지 해결방안이 있다. 첫째는 사회적 맥락으로서, 더 평평한 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이고 둘째, 사다리의 층계 사이에서 사는 데 더 능숙해지는 것이다.” - P. 245.
우리가 알고 있는 사다리는 마당에서 지붕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개개인도, 한 기업이나 국가도 마찬가지로 지금보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사다리 한칸을 더 오르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사다리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부러져 있거나 막혀 있어서 위로 올라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겠는가?
아니면 누군가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그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시작한다면
어떻겠는가?
“약간 다른 관점에서 보면, 불평등이 심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경제적 미래는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부모의 재산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가 된다. 사다리의 층들이 서로 더 벌어지면 올라가기가 훨씬 더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 P. 248.
<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는 불평등을 주요 주제로
심리학적 연구를 해 온 저자가 위쪽으로의 신분상승을 위해 꼭 필요한 사다리가 부러져 있는 현실과 그 과정에서 개개인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다양한 실험사례와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진보나 보수등 자신의 인종, 정치적,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순간순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그리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불평등에 대한 이해와 편견, 선택을 하는 개개인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개개인은 더욱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심화된 스트레스는 개인에게는 질병으로, 사회는 극단적인 혐오와 범죄로 반영됨을 설명한다.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는 살기 좋은 사회, 국가는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최소화되어 있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국가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불평등은 항상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불평등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사람들은 당장의 희열을 위해 안전한 미래를 포기하는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저지른다. 자신에게 오히려 해가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소득 불평등뿐만 아니라 이념적, 인종적 불평등도 우리를 분열시켜 서로를 불신케 만들며,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건강과 행복을 해친다.” - P. 11.
“이렇듯 사람들은 실제로 이득이 되든 아니든 자기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느끼는 정책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자기에게 무엇이 이득인가 하는 것은 타인과의 비교로 정해진다. 빈부 격차가 커질수록 이 비교는 점점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 P. 130.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부탄왕국이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개인소득이 가장 최하위에 속하는 나라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세계 1위인 나라.
물론 지금의 부탄은 많이 변하였을 것이고, 지금도 변하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 그들의 행복지수가 왜 높은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60~70년대도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하다고 느끼고 살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풍요롭고 풍족함을 누리고 있음에도 왜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일까? 왜 더 많은 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내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얼마나 가졌는지를 먼저 바라보는 상대적
비교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개개인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철학적인 만족을 요구할 수 없는
현실에서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일정한 범위내에서 강제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이 모든 사람들이
최고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높은 지위를 향한 욕구가 불평등에 대한 반응을 결정짓는다면, 불평등은 단순히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 위치가 어디인지다. 실질적인 가난뿐만 아니라 빈곤감 역시 문제가 된다. 지위의 사다리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우리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친다.” - P. 43~44.
“최근까지 사람들은 오로지 물질적 결핍 때문에 빈곤의 악순환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적 빈곤과 불평등 역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구분 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빈곤층의 가난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부유함도 불평등을 촉발하는 원인이다.” - P.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