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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역습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 지음, 정상필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만을 위해서 1%에 의하여 움직여지는 세상.
99%는 단지 자리를 채우는, 위를 바라보며 떨어지는 떡고물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
슬프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1970년대 정부의 간섭은 줄이고 기업의 자유는 무한히 늘린 신자유경제체제가 도입된 이후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고, 없는 자는 그나마 있는 것마저도 빼앗기는 시대이다.
자본이 권력을 쥐고 국경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각 정부관료와 언론 등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현실은 그리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들의 위해 봉사하던 각종 공기업들의 민영화작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한히 희생해야만 하는, 심지어 자신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99%의 사람들.
우리 삶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하여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국제 자본권력들.
삼성공화국이라고까지 자조하면서도 삼성의 일에 대해서는, 그리고 그들의 탈법, 불법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며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들.
과연 인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행복한 나라일까?
“부자들이 사회의 고위층을 차지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부자들은 권력을 거머쥐었다. 부자들의 권력 정복은 그들의 주머니를 가득 채운 두둑한 금전 덕에 어디에서든 행해지고
있다.... 시대나 종교, 문화의 정도, 가치, 기술 등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형식의 체제에서 부자들은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피라미드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 P. 44~45.
<부자들의 역습>은 프랑스의 언론인인 저자가 프랑스 부자들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기초로 전세계 부자들이 어떻게
부를 얻었으며, 또한 어떻게 권력을 잡아 갔고, 결국에는 정치, 경제, 종교와 상관없이 그들이 어떻게 전세계를 거머쥐고 영향력을 발휘해 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제목처럼 부자들이 갑자기 자신보다 못 가진 이들의 것을 빼앗아가는 역습이라기보다는
원래 부자들이 조금씩 양보하던 것을 이젠 더 이상 내어놓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전쟁이나 혁명과 같은 전세계적인 창조적 변화의 지점에서 부자가
생겨났으며, 그들은 부를 취한 방법의 옳고 그름과는 관계없이 그들만의 길을 간다고 말한다.
저자는 프랑스대혁명을 기점으로 인간을 자유를 쟁취했으며, 20세기에 들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평등을 누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21C에는 갈수록 깊어지는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서는 ‘박애’의 실천 단계를 희망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희망사항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저자의 희망대로 가진 자들이 아무런 조건없이 오직 인류애의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놓는
‘박애’를 실천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우리는 점전적으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성장의 시대는 좋은 추억으로만 남을뿐 다시 오지 않는다. 불평등한 역학관계의 톱니바퀴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힘든 시기가 왔기 때문에 우리는 겨울철의 베짱이처럼 보잘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 - P. 101.
“미래를 떠올리면 불평등은 단지 재정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불평등은 사실 교유과 관련된 경우다. 교육은 가장 느린 동시에 가장 강력한 사회적 계층 이동의 장치이기도 하다.” - P. 118~119.
“정치인도, 부자도, 그 누구도 이 세계적 움직임을 막을 힘이 없고 아마 의지도 없을 것이다. 너무 눈에 띄게 불공정한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관용을 잃게 된다. 상승하는 가치가 어쩌면 이 새로운 집단적 열망을 한눈에 보여줄 것이다. 그 가치에는 이제는 거의 낡아 보이기까지 한 우아한 이름이 붙어 있다. 대혁명 이후로 별로 얻어낸 것도 없었으면서 누구나 찬양해 마지 않았던, 다소 잊혀진 그 이름, 박애. 어쩌면 우리는 박애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21세기까지 기다려야 했는지도 모른다.” - P. 254.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아무런 희망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부자되는 꿈을 꾸며.
부자가 모두 다 부정한 것은 아니다. 정말로 인생과 땀을 바쳐 부자가 된 이들도 있다.
다만 이런 부자들보다는 불법과 탈법으로 부자가 되고 더 큰 부를 취하는 이들이 월등히 많은 것이
안타까울뿐.
없는 자의 희망사항일지 모르겠지만,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것은 다른 이들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마음의
여유와 국가에서 세금과 법, 그리고 복지에 의한 불평등한 현실을 보다 더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으로는 얼마가지 못할 것 같다.
오직 가진자만을 위한, 권력만을 위한 나라는 역사적으로 오래 가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변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변하기 어렵다면 법을 바꿔서라도 변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우리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록 최고로 좋은 사람은 없더라도, 보다 나은 사람을 선택하는 행동 말이다.
“나는 부자들이 나쁘게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윤리적 규칙을 존중하면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돈보다 더 나은 삶의 목적을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일은 우리 모두와 아이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특히 공허한 쾌락과 소비의 유물론에 사로잡힌 젊은이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 P.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