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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 장하석 교수 추천 과학책
션 캐럴 지음, 최가영 옮김 / 글루온 / 2019년 11월
평점 :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과학이 과연 정답일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최첨단의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외에는, 매일매일을 반복되는 일상으로 정신없이 살아가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을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이 내가 깨닫든 그렇지 않든 살아가는 현실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주고 있음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류가 지동설을 알게 되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알게 되고, 중력을 알게 되고, 은하를 알게 되고, 우주의 크기를 알게 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그럼에도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떤 과학 이론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믿게 된 후라도 그것이 여전히 추정임을 안다. 추정은 어느 순간엔 무너질 공산이 있다. 어쩌면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인지도 모른다.” - P. 162.
“모든 분과를 통틀어 물리학만큼 단순한 과학은 또 없다. 그중에서도 단순명료하기로 으뜸은 가장 기저의 수위에서 실재의 기본 요소들을 연구하는 기초물리학이다. 그런데 여기서 단순하다는 말은 쉽다는 뜻이 아니다. 갈릴레이처럼 마찰력과 공기 저항을 무시함으로써 현상을 단단하게 보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 P. 311.
<빅 픽쳐 –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는 현재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이론물리학자인 저자가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생물의 탄생과 인류의 진화까지, 그리고 물질과 인류의 정신까지를 50개의 단계로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풀어가면서 설명하고 있는 방대한 내용의 책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인 장하석 교수”의 추천 과학책인 이 책은 단순히 물질에 대한 과학적인 내용을 넘어 인간의 정신과 도덕, 철학의 영역까지 담고 있다.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전문적인 과학의 영역을 담고 있기에 한번 읽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단어 하나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어간다면 우주와 인류의 오랜 역사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과학은 완결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어쩌면 지금의 정답이 미래에 오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인류는 계속해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궁금해 미칠 것만 같은 인간의 가려운 등을 우주가 시원하게 긁어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호기심은 미덕이며 궁금증의 답을 찾으려는 것은 권장할 만한 태도다. 질문하는 습관은 세상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그런 것” 이상의 설명을 허락하지 않는 물음에 성을 내서는 안된다. 물론 인간은 답이 없는 문제에 익숙하지 않다. 모든 사물에는 어떤 식으로든 설명 가능한 이유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인간의 습성이다.“ - P. 59.
“과학은 결론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상의 기술이다. 세계의 작동방식을(이론, 모형, 화법들) 가능한 한 다양한 측면에서 상상하고, 가능한 한 세심하게 세계를 관찰하는 것이 과학이다.... 과학의 목표는 단순하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존재 가능한 다른 모습들도 아닌, 기대되는 특정 모습도 아닌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말이다.” - P. 173.
최근에는 물리학이 과학의 가장 기초이면서 가장 최첨단의 분야임을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뉴튼의 만유인력에서부터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까지.
다만 거시적인 문제이든 미시적인 문제이든 현실적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기에 이론적인 단계에서 검증이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 본다.
과학의 실제 검증 가능 여부를 떠나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영역의 문제가 결국 우리의 삶 속에 반영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영향은 물질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정신의 영역까지도 미치고 있음을 과학과는 무관한 일반인이라도 조금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우주에 비해 인류의 존재가 너무나 미약함을 알고 조금은 더 겸손해지고, 도덕과 철학을 가진 존재로써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존재 역할을 찾아 삶의 방향을 모든 생물과의 공존에 맞출 수 있다면 이 또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생의 유한함은 잔인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언젠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마지막 사랑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행동할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 P. 522.
“행복을 강조하면서 흔히 우리는 생명이 활동과 변화로 정의되는 과정임을 잊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래서 엉뚱하게 하나의 완벽한 상태를 찾으려고만 한다. 하지만 그런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삶의 정수는 상태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인 까닭이다.... 삶의 정수는 변화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삶 속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하루의 마무리 혹은 인생의 끝에서 지나온 시간의 대부분 동안 행복했는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그것보다 더 멋진 들려줄 만한 얘기가 훨씬 많으니까.” - P. 569~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