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미술관 - 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
박현정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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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무엇인가를 해 본 적이 있는가?

혼자서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 또는 여행을 가거나 등등.

사람은 혼자서 무서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무엇을 하느니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홀로 있다는 것, 고독,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 자신의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과거와 기억, 경험, 생각들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에게 미술관은 너무 먼, 낯선 곳이다.

미술이라는 자체가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렵다.

미술사나 미술가들의 이름, 작품 등에 대한 지식적인 것들이야 어떻게든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아는척 할 수 있지만, 작품에 대한 이해와 나름대로의 해석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왜일까? 이 또한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작품을 보고 그냥 내가 느끼고 생각나는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하지만 작품에 다가서는 그 자체가 두려운 것 같다. 반드시 뭔가를 끄집어내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혼자 가는 미술관>2012년 봄부터 2013년 겨울까지 저자가 홀로 열 두곳의 미술관을 찾아서 작품을 관람하고 느끼고 이해한 것을 기록한 글이다.

오래전 유물인 토기에서부터 현재 생존해 있는 작가들의 작품까지, 작가와 작품과 저자 자신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태를 연결하여 이해한 내용들을 이야기한다.

모든 예술작품은 보는 이의 경험과 기억, 지식을 벗어날 수 없기에 저자의 작품에 대한 이해 또한 그의 경험과 지식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읽기에 어렵지 않다.

 

작가를 알 수 없는 닭 모양 토기, 십장생도와 이미 세상을 뜬 고종, 프란시스 베이컨, 강덕경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생존 작가들과도 이 글을 위한 인터뷰를 따로 하지 않았다. 오롯이 한 작품과 마주했던 어떤 특정한 날의 공간과 기억을 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P. 9.

 

모든 예술 작품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 보여주고 싶은 의미가 있다.

다만 보는 이의 관점과 이해에 따라 작가의 의도대로 느끼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작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 작품과의 만남을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나부터.

잘 모르고 어렵더라도 자주 접하고 노력하다보면 나름대로의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꼭 무엇인가를 머리와 가슴에서 내놓지 못하더라도 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작가는 자신이 그린 인물이 무표정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사람들이 그 속에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의 상상력과 공감의 능력을 믿었다. 화면 속 인물의 속마음이 궁금해지면 그들에게 직접 질문하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 P. 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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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6개월 - 스스로 공부하는 우리 아이 만들기
유태성.이은혜.김민선 지음 / (주)교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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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학부모는 다르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다 받아주지만,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할 것과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를 받아들일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일까? 똑같은 부모에 똑같은 아이들인데.

어른들은 왜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가도록 기다려주지 못하고 급하게 자신의 생각과 기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조차도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많은 학원에 보내고 밤늦게까지 책을 붙들고 있으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고 안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공부방법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점검과 확인을 통해 자신의 실력과 위치를 파악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자신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공부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공부법을 되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빨리 찾는 것이 공부의 신으로 가는 지름길이지요.” - P. 206.

 

<기적의 6개월>은 아이들의 진로지도에 관한 연구를 해 온 교원입시전략연구소에서 6개월간 전국의 4~6학년 60여명에게 실험하여 실제로 아이들이 진로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가지게 하고 자기주도학습능력이 향상되어 가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4부 각 3장과 4가지의 PLUS TIP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중 대표적인 몇 명의 아이들의 실험 참여전과 참여후의 변화와 성취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아 노력하는 과정들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예전과 같이 계획을 세워주고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역할이 아니라 아이들의 보조자로 대화를 통해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만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는 시간을 하루에 적어도 20분 정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상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심도 있는 대화까지 이어질 수 있지요.” - P. 56.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경험을 쌓고 무엇을 공부할지 그 과정 또한 차근차근 계획해야 합니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수록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는 커집니다. 그러한 노력의 과정이 모여 자신만의 역량이 되는 것이지요.” - P. 84.

 

계획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점검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자신의 학습과 생활 전반을 수시로 돌아보며 점검해야 합니다. 이때 부모는 가르침이 아닌 조력자의 역할, 즉 방향을 제시해 주는 길라잡이역할을 수행해야 하지요. 그리고 학습의 주체가 우리 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아이들을 믿고 좀 더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P. 225~226.

 

자신의 아이들이 남들보다 뒤떨어지거나 힘든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부모인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기에 아이들에게 공부하기를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부모가 계획한대로 따라오지 않는 것이 아이들 아니겠는가.

우리 또한 우리의 부모님들에게 그랬지 않았는가.

그래도 올바른 공부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실제 실험의 산물인 이 책을 통해, 이 책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테스트와 공부방법을 통해 직접 실험에 참여하지 못한 부모와 아이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를 계획하고 꿈꾸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을 어설프게 따라하기가 아이에게 또 하나의 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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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백과사전 - 고대부터 암흑세계를 지배했던 3,000여 악마들 보누스 백과사전 시리즈
프레드 게팅스 지음, 강창헌 옮김 / 보누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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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존재한다고 믿는가?

기독교의 유일신이든, 우리나라 전래의 귀신이든, 또는 만물에 깃든 신이든,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이것은 악마도 존재한다고 믿는다는 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도 잘 느끼지 못하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것은 신은 선한 존재라는 것이며, 악마는 악한 존재라는 전제 말이다.

 

신이 세상과 인간, 그리고 악마를 창조했다고 믿는가? 아니면 인간의 상상력이 신과 악마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가?

전지전능한 기독교의 유일신은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했다. 그리고 사탄도 함께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악마를 창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천사가 배신하여 타락을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 정도로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분이 아니신가.

또한 뱀이 인간을 유혹할 것도 이미 알고 있지 않았던가.

만약 악마가 인간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사람들이 받은 느낌, 즉 공포와 두려움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악마를 신이 창조했든, 인간의 상상력을 만들어졌든 악마는 신이 우리와 함께 하듯이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 그것의 존재를 우리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그것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든, 무형의 존재로 우리 곁에 머물든 항상 우리와 함께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인간들은 보여지는 유형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은 자신이 느끼고 상상하는 모든 악마 또는 사탄을 문학에서, 조각작품에서, 그리고 건축물에서 그려내고 있으며, 여러 가지 기호로 표현하여 왔다.

물론 이런 악마를 숭배하는 인간들도 존재해 왔다.

또 어쩌면 인간 자체가 선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악마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악마 백과 사전>은 미술사학자이자 철학자, 소설가이며, 점성학자인 저자가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세상의 어두운 세계를 지배해오고 있는 3,000여 악마들을 옛 문헌과 문학작품, 건축물들과 기호들을 통해 우리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악마에 대한 브리테니커 백과사전과 같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한글 에서부터 순으로 영화나 책, 성경에서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악마들부터 전혀 듣도 보고 못했던 악마들까지 악마와 관련된 모든 것이 소개되어 있다.

물론 원서에는 알파벳순으로 되어 있었겠지만.

 

이 책은 한마디로 저자의 방대한 자료와 지적능력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고대의 문헌과 자료들부터 근현대의 문헌과 자료들까지 모두 망라된 이 책은 악마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악마와 항상 함께 한 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 신 백과사전의 내용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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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군과 최군의 요즘 캠핑
김승욱.최수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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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얼마전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단어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은 익숙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오토캠핑, 미니멀캠핑, 백패킹, 글램핑 등 여전히 낯선 단어들이다.

여전히 나와는 다른 여유있는 사람들의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예전 젊은시절 텐트와 취사도구를 짊어지고 떠났던 시절의 여행과는 좀 다른 느낌이랄까.

너무나 다양한, 그리고 고가의 텐트와 장비들이 감히 다가설 엄두가 나질 않게 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캠핑인들의 캠핑 장비에 대한 투자는 감히 다가설 수 없는 벽처럼 생각된다.

장비를 교체하다가 결국 차까지 바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미쳤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상황이 아닌지. 그러나 정작 본인은 심각하다.

하루하루의 생활에 바쁜 현실이다보니 캠핑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먼 나라의 단어라고 믿고, 캠핑은 생각지도 않는 스스로 위안 삼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고가의 장비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편리한 것은 아니다. 또한 캠핑에 관련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캠핑 고수라 말하지 않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연을 즐기는 일이 진정한 캠핑 고수로 가는 길이다. - P. 301~302.

 

주변에도 캠핑 매니어들이 있다. 솔직히 부럽기는 하다. 그리고 해보고도 싶다.

가족들이 함께 불편하지만 자연 속에서 평안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최근에 보다 편리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춘 사설 또는 공영 캠핑장들이 운영되면서 캠핑에 대한 동경은 더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적 벽이 높다.

 

<우기군과 최군의 요즘 캠핑>은 부부인 두 저자가 캠핑 초보에서 전문가가 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에 어울리는, 자신들이 직접 체험한 캠핑장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앞부분에는 자신에 맞는 캠핑스타일 찾기와 캠핑의 종류, 그리고 캠핑별 장비들을 소개하고 있다.

본문에는 사계절에 맞춰 저자들이 직접 캠핑을 했던 총 44곳의 전국 캠핑장과 주변의 관광지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스페셜 레시피로 캠핑에서 간단히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51가지의 요리 레시피와 미리 만들어 두면 요리하기 편한 최군 밥집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우리는 또 한번의 아침을 맞았다. 남은 하루도 별다른 계획은 세워두지 않았다. 캠핑에 목적도 의미도 두지 않기로 했다. 그저 꽃향기가 부르는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걸음을 멈추는 곳에서 숲을 만지고 꽃을 보고 바람을 만났다. 봄이라고 속삭이는 것들을 만나는 길 위에서 캠핑의 여정은 또 다시 시작될 뿐이다. - P. 79.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한다.

다양한 브랜드의 캠핑 장비가 유혹하고, 소셜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의 캠핑장들이 자신들의 캠핑장으로 오라고 유혹한다.

여러 가지 준비하는 것이 귀찮으면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으니 몸만 오면 된다고도 한다.

다만 조금 더 비쌀뿐이다.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하고 즐기면 되건만 이상하게도 시작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텐트와 장비가 눈에 들어오고, 자신의 것과 비교하고, 결국 지름신의 강림을 받게 된다고들 한다.

그래도 해보고 싶은 것이 캠핑이다.

백패킹이나 미니멀캠핑, 오토캠핑이 부담된다면 모든 것이 준비된 글램핑이라도.

초보가 겁 없이 지르는 것보다는 경비를 조금 더 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올 가을에는 가족들과 함께 산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해는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다. 먼 훗날 들춰보면 새록새록 떠오를 추억의 날이 저물어간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늠름하고 의연한 자연과 함께 하면서 마음의 평수를 늘릴 수 있는 삶을 살 것이다. 봄처럼 달콤하고 여름처럼 뜨겁다가도 가을처럼 풍성하고 겨울처럼 매서운 자연 앞에서 욕심을 버리고 감사함을 채우는 캠핑의 불편함 속에서 찾은 행복이 더욱 값지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우리 부부가 캠핑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 P.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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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데이비드 R. 도우 지음, 이아람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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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라고 했다.

죽음 이전과 이후의 모습은 평등하지 않지만,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는 그 순간만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는 말이리라.

그럼에도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한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누린 사람일수록 미련을 더 많이 가지는 듯 싶다.

그래서 어린 시절 봤던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에서 나왔던 영생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기계인간 물론 영생한다고 행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 이 미래에 실제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시기가 아주 빠를 수도, 좀 늦을 수도 있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모든 이들은 죽는다.

 

모든 인생사는 다르다. 그러나 모든 죽음은 동일하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 그럼에도 죽음은 홀로 맞이한다.” - P. 7.

 

사람들이 어떤 상황의 죽음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 반응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나 병으로 자신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이 떠난 이들도 있을 것이고, 미리 자신의 죽음을 알고서 주변을 정리하고 떠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또 살아온 날을 후회하면서 남은 삶을 흘려보내는 이도 있을 것이고, 담담히 죽음을 인정하고 남은 시간을 보다 감사하며,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삶을 정리하며 보내는 이도 있을 것이다.

과연 당신은 죽음이 다가왔음을 알고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사랑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인간의 감정은 후회다. 어쩌면 사랑보다 후회가 더 강할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달리 후회는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법이니까.” - P. 263.

 

<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은 미국에서 사형수를 대변하는, 그래서 항상 죽음을 대면하는 변호사인 저자가 암으로 인해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자신의 곁을 떠나간 장인어른과 동일한 시기에 자신이 변호하다가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들을 보면서 느낀 죽음과 사랑같은 마음의 감정들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회고록이다.

실제 자신이 겪은 일들의 기록들을 다시 정리한 이 책은, 죽음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함과 동시에 미국이라는 나라와 사형제도에 대해서, 그리고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사람들 사이의 문제 대부분은 서로 동의하지 않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근거해서 타인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생겨난다.” - P. 202.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거두어들이는 사형제도. 개인적으로는 반대다.

물론 사형수는 사형당할만큼의 악독한 죄를 저질렀겠지만, 만약 그의 죄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형이 집행되고 이후에 그의 죄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누가 그의 생명을 다시 되돌릴 수가 있겠는가. 이런 사례는 우리 근현대 역사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죽음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고만장한 인간들을 겸손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뼈와 살이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새로운 생명의 영양분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경이적인 사건이다.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삶에 집착한다고 해서 더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감사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러한 죽음에 대해 가는 이들과 남은 이들의 마음을 담담히 전해준다.

 

언제 죽을지 아는 것에도 장점이 하나 있다네. 추상적 방식으로 하는, 그러니까 소위 우리는 어차피 유한한 삶을 사는 존재임을 안다는 뜻이 아니라, 삶이 끝나는 날까지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내고 떠날 수 있다는 뜻이네. 이건 자네의 의뢰인이나 나 같은 사람에나 해당되는 경우지만 말이야. 추락하는 비행기의 탑승객은 그들의 삶이 끝날 것임을 잘 알지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거나 뭔가 계획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없기 마련이거든.” - P.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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