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으면 1
요시무라 아케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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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토리코는 시쳇말로 몸짱 얼짱의 스무살 여대생이다. 모든 사람의 흠모의 대상이나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오만한 성격으로 웬만한 남자는 그녀의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1200살이나 먹은 죽지 않는 묘령의 남자 미후네에게 본인이 가쿠야공주의 환생이란 사실을 듣게 된다. 그녀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진실한 사랑을 찾는 것, 그렇지 못한 경우 다른 가쿠야 공주의 환생자처럼 영혼이 없는 상태로 영원히 추한 노파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이때부터 토리코와 미후네는 그녀의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내 사랑은 어디에?

책에는 각 장마다 가쿠야공주의 신화를 하나씩 들려준다. 책에 따르면 가쿠야 공주는 대나무에서 태어난 달의 공주로 마음착한 노부부의 양녀가 된다. 그녀가 달의 공주였으니 그 미모는 상상초월. 그녀에게 구혼하는 남자는 끝이 없고, 그녀는 다섯 구혼자에게 인간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요구함으로써 그들의 청혼을 차례차례 거절한 후 달의 나라로 돌아간다.

토리코는 그녀에게 구혼했던 다섯 남자의 환생자를 만나면서 진실한 사랑을 배워간다. 처음에는 사랑에 냉소적이었던 그녀가 다섯 남자를 만나고 그들의 사랑을 도우면서(환생한 구혼자와 사랑 할 수 없다면 그들의 사랑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그녀의 사명이다.) 점점 참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결국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하는 아픔도 갖게 되는 토리코......

결론이 궁금하다. 목숨을 걸고 사랑을 완성해야 하는 토리코와 이미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인간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미후네...... 그는 인간이 되면 1200년의 삶을 마감하고 죽어야만 하는 운명이다. 마치 인어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죽이지 못하고 물거품으로 화해 버리는 설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면 사랑은 환희의 순간에도 슬픔을 그림자로 두고 있다. 슬픔이란 사랑이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는 데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그 사랑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가슴 아파한다. 미후네는 사랑의 완결이면서, 사랑의 유한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런지.

참고로 그림체는 아름답고, 일본의 고대 신화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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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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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친구 표현에 의하면 "유치 뽕(?)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신나게 웃을 수 있는 만화"란다. 딱 정답이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우리나라에도 유럽의 여러나라처럼 왕실이 존재한다면이란 가정하에 멋진 왕세손 이신과 엉겹결에 결혼한 평범한 고등학생 신채경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다. 거기에 이신과는 사촌이면서 형수인 신채경을 그림자처럼 지켜보며 외사랑을 키워가는 이율이 있다.

진행방식도 단순하다. 평범하지만, 순수하고 귀여운 신채경이 남편 이신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반항적이지만 매력적인 왕세자 이신 또한 신채경의 사랑에 흔들리며 그녀의 사랑에 살짝 반응한다. 서로의 사랑이 확인 되려는 찰나 신채경과 이율이 우연찮게 만나게 되고 둘의 모습에 이신은 불같이 화를 내고 둘의 사이는 어색해진다. 뭐, 거의 이러한 진행 방식에서 예외가 없다. 둘의 연애 이야기를 감질맛나게 이어지다 보니 독자는 더 궁금해질 수 밖에......

줄거리가 유치하다느니, 배경설정이 말도 안된다느니 딴지만 걸지 않고 초절정 웃음에 촛점을 맞춰 읽는다면 거의 밤을 새서 읽을만큼 재미있다. 특히 화려한 그림체 사이 사이에 그려져 있는 코믹한 만화 주인공들의 모습들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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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 지음, 승영조 옮김 / 예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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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고, 그것도 잘 쓸 수 있다고...... 나처럼 흰 종이에는 일종의 공포와도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본능적인 충동에 사로잡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가슴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한바탕 쏟아놓고 싶어 글을 써보려고 시도한 적이 꽤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어쩌랴. 하얀 종이만 보면, 모니터에 깜빡 거리는 커서만 보면 머리속이 텅 비어 버리는 것을...... 결국 글의 앞머리만 몇자 끄적끄적하다 에라 모르겠다, 내 주제에 글은 무슨...... 하고 내팽개쳐 버리곤 했는데 그 실패의 경험이 또 다른 두려움이 되어 이젠 아예 시도하기 조차 꺼려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저자가 자신있게 말하지 않는가. 이런 당신도 글을 쓸 수 있다고. 종이와 연필과 적당한 배짱만 준비하시라! 그러면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쓰려고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쓰라!!!고...... 내 속에 있는 검열자는 벽장속에 쳐박아 버리고  뛰는 심장 그대로를 백지에 토해버리라고 한다. 글의 첫 문구가 썩 맘에 들지 않더라도 앞에 쓴 부분을 그대로 날것으로 두고 계속 쓰라고 한다.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읽어보고 고민하고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더 좋은 글을 쓰려고 애쓰다 보면 정작 글의 앞머리만 붙들게 되고 그러다보면 십중팔구 글의 진행은 커녕 자기 능력 탓만 하다 끝날 우려가 많으므로......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사람이 꼭 지켜야할 덕목은? 그건 바로 규칙적인 글쓰기다. 자기 나름대로 가장 좋은 시간대를 택하여 그 시간이 되면 하늘이 두쪽 나도 무조건 쓴다. 얼마나 잘 썼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시간대에 몰입하여 썼다는 것이 사실이 중요할뿐. 본인이 쓴 글의 90% 이상은 빛을 보지 못하는 헛소리에 불과할지 모르나 좌절하지 마라. 무용지물로 보이는 90%의 글은 알게모르게 그대의 글쓰기를 떠받치는 훌륭한 자산이 될테니. 저자는 그 대부분의 글을 바닷속에 잠겨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분명 존재하는 거대한 빙산덩어리로 표현한다.

어찌보면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 방법론이 아는 사람에겐 너무 단순한 방법 같아 보인다. 규칙적인 글쓰기라......  그러나 어리석게도 나는 글쓰는 일이 반복적인 학습과 끊임없는 육체의 노동(끊임없이 팔과 손가락과 머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면에서)을 필요로 한다는 진리를 알지 못했다. 글이란 하늘로부터 특별한 재능을 부여받은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으로 노력에 의해 달성되어 지는 것은 아니라고 믿었다. 글 쓰는 일이 피를 말리는 작업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그것 또한 천재성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잇는 특권이라 생각했었던 것이다. 연필을 굴리고, 자판을 두드려야만 하는 글쓰기가 가지는 노동의 의미를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글을 쓰는 목적은 무엇일까?저자에 따르면 글쓰기 자체를 즐기는 일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거나, 출판을 하고자 하는 목적도 중요할 수 있겠으나, 본인 스스로 글쓰는 것을 즐거운 일로 받아들여하는 한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최대 매력이라고 말한다. 글쓰는 일이 그 자체로 놀이가 될때 글쓰기는 새로운 경험이 된다.

이 책의 최대 미덕은 누구라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준다는 데 있다. 이 글을 읽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책상으로 달려가 두툼한 원고 한 묶음쯤 무리없이 써내려 갈 수 있을 듯한 자만에 가까운 용기가 솟는다.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으니 내게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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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기를 권함 - 2004년 2월 이 달의 책 선정 (간행물윤리위원회)
야마무라 오사무 지음, 송태욱 옮김 / 샨티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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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능하다면 속독을 원한다. 읽을 책은 넘쳐나고, 시간은 항상 부족한 듯 하니 속독의 능력이 절실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그렇다고 내가 아주 못봐줄 정도로 천천히 읽는 편도 아닌데, 책 읽는 눈의 속도는 조급한 마음에 비해 턱없이 느리다.

그렇다면, 나는 왜 "많은 책을 능력보다 빨리 읽기" 원하는가? 내가 책을 대상으로 밥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히는 것도 아닌데 왜 난 책읽기를 속도전 쯤으로 생각하는 걸까. 혹 책읽기를 통해 내 지적 허영심을 채우고자 하는 건 아닐까. 얼마나 많은 책을 얼마나 빨리 읽고 있는가 하는 내적 외적 자기만족! 부끄럽다......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 난 그 이유를 책에서 찾았다. 그건 아마도 생활속에서 여유를 찾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하는. 그러고 보면 내가 시집을 즐겨 읽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집이란 단순히 읽어 치우는 책이 아니라 한구절 한구절 음미하면서 마음으로 느껴야 하는 하는 책이므로...... 저자는 무엇이든 빨리 해치우고자 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책읽기 또한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일전에 읽은 "슬로우 라이프"와 일견 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올바른 독서법이란? 제대로 된 책을 골라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것. 그는 일본의 독서가인 엔도 류키치의 말을 인용한다. "신문, 잡문 또는 그 밖의 책을 남독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 사람들의 눈동자는 흐려져 있다." 책을 읽다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재빨리 읽기를 그만 두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책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좋은 책을 선별하는 작업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사람마다 책 읽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책읽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의 불허한다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의 다독 방식도 있을테고, 이 책의 저자처럼 생업은 따로 두고 순수한 취미의 책읽기로 지독을 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생업을 따로 두고 취미로 책을 읽는다는 면에서 난 저자의 위치에 가까운데 천천히 책읽기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애석하게도 난 이 책 또한  속독을 해버렸으니.

살아가는 일이 목적없이 바빠서는 안된다. 책 읽기 또한 마찬가지다. 빨리 읽으려고만 하다 보면 급하게 먹는 밥처럼 체하기 마련이다. 소화되지 못한 책읽기는 결국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러고보면 책읽기 또한 욕심을 버리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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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기를 권함 - 2004년 2월 이 달의 책 선정 (간행물윤리위원회)
야마무라 오사무 지음, 송태욱 옮김 / 샨티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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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억누르기 힘든 충동에 쫓겨 하나의 공짜 충고를 독자에게 바친다. 이런 것이다 - 될수록 많이가 아니라 될수록 적게 읽어라! (중략)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엄밀하게 자신의 행복에 득이 되는 것, 보람 있는 일만을 하는 기술을 배우는 일이다.-26쪽

식사를 하면서 책을 읽고 신문을 보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사실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또 평생 감자가 익었는지 어땠는지도 모를 만큼 세상 물정에 어두운 채로 끝나버린다. 식사 시간에는 차분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고, 밥이 된지 무른지, 국이 짠지 싱거운지 알맞게 된 건지, 무슨 생선을 조렸는지, 신선한지 묵은 건지 상해 가는지, 그런 일들이 모두 명약관화하게 마음에 비치듯 온 마음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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