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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김창엽 외 지음, 다른몸들 기획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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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고 내 생각이 얼마나 좁은 식견인지 알게 한다. 그래서 책이 좋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좋았다.

돌봄이라는 큰 틀 아래서 다양한 소주제(질병, 장애, 노동, 교육 등)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이 말한다. 질병 주제에는 질환자나 장애 당사자의 입장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권리 주제에서 돌봄 노동자의 처우와 우리 사회 시스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질병과 장애, 권리ㅡ비교적 개인적으로 시작하여 젠더, 혁명, 탈성장ㅡ사회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차츰 시야를 넓혀간다.

'돌봄'Care은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는 일이다. 작게는 질병과 장애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도 노인을 돌보는 것도 모두 이 '돌봄'에 속한다. 내 일 아니라고 선 그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돌봄없이 살지 못한다.

"우리 모두 장애인이 될 수 있다"라는 가정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며, 반드시 장애인이 된다"라는 의미이다.(92쪽)

돌봄노동은 여성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육아, 간병은 모두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고 현재도 그러하다. 수많은 여성 요양보호사, 여성 간병인. 나를 키운 것도 돌보는 것도, 아픈 할머니를 돌본 것도 여성이다.
돌봄 이야기는 어디에서 시작하든 결국 젠더, 사회 문제로 이어져나간다.

돌봄은 혁명이 되어야 한다.(261쪽)

어떤 전문가, 어떤 사회 서비스가 '짠'하고 단번에 해결해줄 수 없다. 혁명은 모두가 참여할 때 이뤄질 것이다.

미처 몰랐던 이야기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그런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 생각의 폭도 넓어졌기를 바란다.

출판사에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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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는 뉴노멀 경제학
랜디 찰스 에핑 지음, 이가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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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이렇게 자세해?! 라고 놀란 책이다.
교과서나 해설서만 보다가 필기노트를 본 것 같은 기분.
경제 용어와 경제현상을 꼭꼭 씹어 떠먹여주는 책이다.

경제의 기초지식으로 시작해서 미래경제 예측까지, 한 권의 책에 꽉 들어차있다.

노란색으로 색칠된 어휘(경제용어)들을 해당 챕터 바로 뒤에서 쉽게 풀이해준다. 처음에는 뭐 이런 어휘 정도야 싶었는데 중간중간 꽤 나오는 전문용어들을 상세히 설명해줘서 좋았다. 나는 각주를 동시에 보는 걸 선호하는 편이지만 뒤쪽에서 본문과 비슷한 비중으로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진짜 '경제가 만만해지는 필수 경제용어' 설명! 표지에서 고슴이가 추천한 대로다. (이 책으로 고슴이, 뉴닉을 알게 됐는데 새로운 형식의 뉴스레터다. 구독중ㅋ)

경제에 대해 1도 몰라도 이 책을 통해 경제에 대해 알게 되지 않을까. 아니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경제가 위태로울수록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은행이자는 바닥을 치고 부동산은 엄두도 못내니 다른 수를 내야지... 독서하는 것은 나를 위한 가장 큰 투자이다. 그리고 경제를 공부하는 것 또한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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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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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하듯이 이 책은 '세계 주요 도시의 역사'라는 익숙하고 흥미로운 출발점에서 세계사 공부를 시작하게끔 도와준다. 주요 도시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계사를 접하고 알아가게 된다. 보통 역사는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식인데(왕조순인 기전체나 시간순인 편년체 등) 그렇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은 얕고 넓게, 세계사의 맛을 살짝 보며 흥미를 키워나가는데 딱이다.

하루에 한 도시씩, 30도시를 통해서 세계사의 굵직한 흐름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 여행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깊어지는 부작용이 있음 주의 ㅠㅠ)

뉴욕이나 런던 같은 유명대도시가 아니라 바빌론과 예루살렘을 앞에 배치한 게 의아했었는데 시대적인 순서도 그렇고 종교적인 설명도 가미되면서 이후로 읽어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흥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치수사업(물 공급), 도로 정비이다. 모두 다른 곳에서 다른 시기에 생겨나고 혹은 사라졌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발전해나간다. 현대에 이르러 많은 것들이 추가되었지만 기본적인 것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세계사를 접하며 늘 아쉬운 부분은 로마제국이나 몽골제국, 아니면 기독교와 같이... 하나가 크게 부흥하여 다른 다양성들을 인정하지 않고 파괴하여 잃어버린 것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현존했다면 얼마나 많은 고서적들을 접해볼 수 있었을까.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 역사에서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비유를 일본 지역으로 들어서 좀 아쉬웠다. 번역과정에서 한국의 예시로 바꿨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시, '이 공급량은 일본 요코하마시의 2017년도 하루 최대 배수량과 거의 맞먹는다.' 73-74쪽, 로마편 중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내가 세계사를 다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어렵게만 생각했던 세계사를 조금이라도 가깝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잘 모른다고 어려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더 열린 마음으로, 깊이 배울 수 있는 디딤돌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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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현대지성 클래식 31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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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경구로 유명하다. 사실 공리주의는 utility 유용성, 효용성에서 온 utilitalianism 으로 '효용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더 직번역인데 '공리'라는 단어가 주는 맥락 때문인지 공리주의도 나쁜 번역같지 않다.

밀이 말하는 공리란 무엇인지 정리해봤다.
(사회적)공리=(사회 전체의)행복=쾌락(고통으로부터의 면제)=효용가치

누구나 행복하기를 욕망한다. 개인적 욕망이 모여 사회적 욕망이 된다. 도덕과 윤리, 정의는 모두 행복의 수단이 아니라 일부로 욕망되는 것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와 함께 서양 철학의 4대 윤리사상가로 꼽치는 존 스튜어트 밀" 나머지 3명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밀이지만 (가장 후대의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자유론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1863년 출간된 공리주의를 읽어야 할 필요는 어디에 있을까.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시국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내 주머니에 여유가 있어야 남의 사정도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내 편의나 쾌락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남의 일,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지구를 생각해보게 된다. 존 S.밀은 그런 우리에게 '공리'라는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사회 전체의 행복을 개인의 행복처럼, 다른 사람의 효용 또한 나의 효용처럼 존중하고 고려한다면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주의가 옹호되는 시대일수록 이 책, 공리주의를 다시 읽어봐야하는 것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이 책은 가볍게 나오면서도 번역도 깔끔하고 주석이나 해제, 해설이 도움이 많이 된다. 본문을 읽기 전에 뒤쪽에 해제와 해설을 먼저 읽으면 본문을 읽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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