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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 - 챗GPT 시대, 기회는 반도체 산업에 있습니다! ㅣ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산업
박진성 지음 / T.W.I.G(티더블유아이지)(주) / 2023년 2월
평점 :
주식시장에서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섹터는 무엇일까? 주변에 지인들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리스크가 적고 상승할 확률이 많은 산업은 무엇일까? 중장기 투자를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섹터는 '반도체'다. 나 역시도 반도체 섹터를 투자하고 있으며 지금도 물량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핵심적인 섹터다. 수출품목 1위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도 그렇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반도체와 관련된 상장 기업들을 추정해 보면 비중이 30% 가까이에 달한다. 즉, 우리나라 증시는 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 그것도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철저하게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역시 상승기가 있고 하락기가 있다. 그래서 투자를 할 때에 사이클의 추이를 잘 파악하여서 진입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럼 지금의 반도체 섹터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작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무척 안 좋았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전년대비 실적이 박살 났으며,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무려 적자를 기록했다. 강도 높은 인플레이션은 반도체 수요 부진을 불렀고, 이는 가격 하락과 재고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주식이 재미있는 점은 주가는 해당 기업의 가치를 따라간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는 주가가 실적에 선행하는 경향이 크다. 작년을 볼 때 삼성전자는 2분기 창사이래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공표하지만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9월에 바닥을 찍고 반등하였는데 4분기 실적 미스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보다 훨씬 높다.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삼성전자는 5만 원대까지 폭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무려 7만 원까지 내려갔다.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최근의 주가는 삼성전자가 6만 원대, SK하이닉스는 9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볼 때 반도체 산업의 4분기 실적미스 악재는 작년 가을, 9월에 선반영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앞에서 말했듯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철저하게 사이클 산업이라고 했다. 이 말을 생각해 보면, 반도체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반도체 산업에 호재인 뉴스가 쏙쏙 발표되고 있는데, 요즘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챗GPT', '인공지능 AI'의 유행도 그중 하나다. 고차원의 인공지능과 챗GPT가 구현되고 발전하려면 이에 준하는 하드웨어도 필요하다. 그럼 무엇이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을까? 바로 반도체다. 고성능 인공지능에는 기억장치인 메모리 반도체의 탑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발간되는 애널리스트 산업 리포트에서도 이런 점을 적극 강조하고, 이번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AI와 챗GPT와 관련해서 커다란 수요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주식이 오르려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야 하고, 또 하나는 모멘텀, 즉 그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와 이슈가 있어야 한다. 모멘텀은 주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말했듯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작년 가을 바닥을 치면서 지옥행을 경험했다. 바닥을 친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면 실적이 오를 일만 남았다. 게다가 모멘텀적인 측면으로 볼 때에도 AI와 챗GPT와 같은 이슈들이 판을 깔아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해석해 보면 실적 부진도 이미 반영하여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고, 모멘텀도 괜찮다는 소리다. 즉 내릴 일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가는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다. 전망이 좋더라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주식은 확률 게임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반도체 섹터는 내릴 확률보다 오를 확률이 현저히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기 침체의 우려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사이클로 봤을 때에는 투자의 기회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투자는 불확실할 때 들어가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같이 선행성이 강한 섹터는 더더욱 빠른 판단을 필요로 한다. 반도체가 호황이라는 뉴스를 접할 때쯤에는 이미 고점을 찍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반도체와 이차전지다. 한국의 기업과 산업을 공부한다고 할 때 이 두 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투자를 할 때에도 그 산업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그 기업은 뭘 하는지 최소한 알고 돈을 넣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차전지는 반도체에 비해 직관적이고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렵지 않다. 지나가는 아무개를 붙잡고 이차전지가 뭐냐고 물으면 전기차 배터리라는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반도체는 어떨까? 반도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반도체는 알고는 있지만 파고 들어가면 생소하게 느껴지는 섹터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도발적으로 느껴졌다. 진짜 하루 만에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산업부에서 엔지니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일반인의 시각으로 최대한 쉽게 풀어내서 반도체를 설명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차이, 반도체의 거시적인 역사와 메모리 반도체의 치킨 게임, 공정과 국가별 반도체 대표 기업들까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와 관련된 책이 많이 발간되고 있지만, 기본기를 키울만한 책은 흔치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생소한 전문용어를 비롯하여 산업 전반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반도체를 공부하려는 일반인이나, 학생,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책을 보면서 반도체에 관해 얽혀 있던 지식들이 명료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반도체는 클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하이테크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 없이는 클 수가 없다. 그렇기에 교양과 상식선에서도 알아둬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서 주식을 투자하면서 반도체를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은 수학을 할 때 구구단을 배우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지금이 반도체를 밀도 있게 공부해야 할 최적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반도체를 이 책으로 쉽게 배우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