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낙폭과대주 이것만 기억하자 - 신현식이 알려주는 낙폭과대주 1:1 레슨
신현식 지음 / 타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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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이 같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 두 사람의 주식은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삼성전자로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은 2021년 고점에서 삼성전자를 1주당 9만 원에 구매했다. 다른 사람은 2022년 저점에 1주당 5만 5천 원에 구매했다. 똑같은 삼성전자 1주인데 두 주식의 가치는 같을까? 그렇지 않다. 후자가 산 저가의 주식이 가격적으로 훨씬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주식은 어느 시기에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진다. 가치투자를 하던 단타 모멘텀 투자를 하던 중요한 것은 주식을 매입할 때에는 최대한 가격이 쌀 때 진입을 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하락 추세에 있는 주식은 어디가 바닥인지, 어디가 저점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과대낙폭이 있는 주식이라 하더라도 추세적으로 하락 국면에 있는 종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주식에서 한 번 형성된 추세는 한동안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의 전체적인 추세가 하락 국면이더라도 IMF나 코로나와 같이 폭풍급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낙폭과 반등을 이어가면서 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기술적 반등을 노리는 트레이더들은 하락 추세에 있는 주가의 낙폭과 반등의 파동을 활용하여 단기간에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가치투자자의 경우는 낙폭이 과대될 때마다 분할매수를 거듭하여 주가의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올라올 때 큰 수익을 실현한다. 중요한 점은 과대낙폭의 맥점을 잡는 것이다. 과대낙폭의 포인트를 잘 잡는다면 가치투자자의 경우 물량을 모으는 좋은 타이밍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단기 트레이더라면 낙폭 이후 반등을 활용하여 낙주매매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 책은 과대낙폭주의 타점에 대해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가치투자나 우량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중장기 스윙이나 단기 트레이딩에 적합한 매매법이다. 책에서는 금리와 환율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시황과 최소한의 재무제표 보는 법을 시작으로 중장기 과대낙폭주에 대한 기준을 차트와 기술적 지표 분석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기술적 지표는 RSI다. 주식투자에서 차트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사람들은 RSI가 무척 익숙할 것이다. 기술적 지표들은 대체로 후행성을 가지는 경우가 대다수라, 신뢰도를 두고 인터넷상으로 갑론을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RSI는 생각보다 신뢰도가 높은 지표다. 나 역시 종목의 과대낙폭을 판단할 때 가장 고려하는 지표가 RSI다.

 

 RSI를 참고하여 종목을 매수할 때 중요한 점은 바로 분할매수다. 책에서도 반드시 분할매수를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RSI가 저점인 종목을 매수하는 것은 주가의 추세가 하락하는 종목을 사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한번 형성된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인즉슨 지금이 저점의 바닥이라고 생각해서 몰빵을 했지만 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인이 대응하는 법은 철저하게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길 밖엔 없다. 주식의 바닥은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라도 정확하게 찍을 순 없다. 바닥이라고 생각한 주가는 지하실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책에서는 우량주, 중소형주, 테마주에 따라서 과대낙폭의 기준을 설정하고 기업의 시총에 따라서 분할매수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주식을 좀 해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책의 기법이 단순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투자 기법은 복잡한 것보단 심플한 것이 낫다. 내가 알고 있는 고수들은 차트를 최대한 단순하게 설정한다. 참고하는 보조지표도 복잡하지 않다. 흔히 주식의 고수라면 복잡하게 투자를 할 것 같다고 착각하지만 내가 확인해 본 바, 고수들의 기법은 정형화되고 단순하다. 책에 나온 기법은 단순해 보이더라도 승률이 매우 높은 기법이다. 나도 중장기 스윙 투자를 할 때에는 RSI 지표로 과대낙폭된 종목을 철저하게 분할로 들어가서 수익을 낸 적이 많았다. 그래서 책에 나온 내용이 무척 신뢰가 간다. 시세를 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저점에 들어가기 때문에 마음이 편한 투자법이다. 또한 승률이 높고 단순하며 직관적인 기법이기 때문에 가치투자나 단기투자, 그리고 중장기 스윙 투자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안전한 기법이다.

 

 매수하고 나니 고점에서 물려서 마음고생하는 분들, 좋은 기업을 값싼 밸류로 사고 싶은 분들, 차트 공부를 하고 싶은데 복잡하게 하기 싫은 분들, 안정된 승률의 기법을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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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 - 챗GPT 시대, 기회는 반도체 산업에 있습니다!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산업
박진성 지음 / T.W.I.G(티더블유아이지)(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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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에서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섹터는 무엇일까? 주변에 지인들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리스크가 적고 상승할 확률이 많은 산업은 무엇일까? 중장기 투자를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섹터는 '반도체'다. 나 역시도 반도체 섹터를 투자하고 있으며 지금도 물량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핵심적인 섹터다. 수출품목 1위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도 그렇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반도체와 관련된 상장 기업들을 추정해 보면 비중이 30% 가까이에 달한다. 즉, 우리나라 증시는 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 그것도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철저하게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역시 상승기가 있고 하락기가 있다. 그래서 투자를 할 때에 사이클의 추이를 잘 파악하여서 진입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럼 지금의 반도체 섹터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작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무척 안 좋았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전년대비 실적이 박살 났으며,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무려 적자를 기록했다. 강도 높은 인플레이션은 반도체 수요 부진을 불렀고, 이는 가격 하락과 재고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주식이 재미있는 점은 주가는 해당 기업의 가치를 따라간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는 주가가 실적에 선행하는 경향이 크다. 작년을 볼 때 삼성전자는 2분기 창사이래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공표하지만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9월에 바닥을 찍고 반등하였는데 4분기 실적 미스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보다 훨씬 높다.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삼성전자는 5만 원대까지 폭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무려 7만 원까지 내려갔다.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최근의 주가는 삼성전자가 6만 원대, SK하이닉스는 9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볼 때 반도체 산업의 4분기 실적미스 악재는 작년 가을, 9월에 선반영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앞에서 말했듯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철저하게 사이클 산업이라고 했다. 이 말을 생각해 보면, 반도체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반도체 산업에 호재인 뉴스가 쏙쏙 발표되고 있는데, 요즘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챗GPT', '인공지능 AI'의 유행도 그중 하나다. 고차원의 인공지능과 챗GPT가 구현되고 발전하려면 이에 준하는 하드웨어도 필요하다. 그럼 무엇이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을까? 바로 반도체다. 고성능 인공지능에는 기억장치인 메모리 반도체의 탑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발간되는 애널리스트 산업 리포트에서도 이런 점을 적극 강조하고, 이번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AI와 챗GPT와 관련해서 커다란 수요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주식이 오르려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야 하고, 또 하나는 모멘텀, 즉 그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와 이슈가 있어야 한다. 모멘텀은 주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말했듯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작년 가을 바닥을 치면서 지옥행을 경험했다. 바닥을 친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면 실적이 오를 일만 남았다. 게다가 모멘텀적인 측면으로 볼 때에도 AI와 챗GPT와 같은 이슈들이 판을 깔아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해석해 보면 실적 부진도 이미 반영하여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고, 모멘텀도 괜찮다는 소리다. 즉 내릴 일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가는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다. 전망이 좋더라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주식은 확률 게임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반도체 섹터는 내릴 확률보다 오를 확률이 현저히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기 침체의 우려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사이클로 봤을 때에는 투자의 기회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투자는 불확실할 때 들어가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같이 선행성이 강한 섹터는 더더욱 빠른 판단을 필요로 한다. 반도체가 호황이라는 뉴스를 접할 때쯤에는 이미 고점을 찍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반도체와 이차전지다. 한국의 기업과 산업을 공부한다고 할 때 이 두 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투자를 할 때에도 그 산업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그 기업은 뭘 하는지 최소한 알고 돈을 넣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차전지는 반도체에 비해 직관적이고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렵지 않다. 지나가는 아무개를 붙잡고 이차전지가 뭐냐고 물으면 전기차 배터리라는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반도체는 어떨까? 반도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반도체는 알고는 있지만 파고 들어가면 생소하게 느껴지는 섹터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도발적으로 느껴졌다. 진짜 하루 만에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산업부에서 엔지니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일반인의 시각으로 최대한 쉽게 풀어내서 반도체를 설명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차이, 반도체의 거시적인 역사와 메모리 반도체의 치킨 게임, 공정과 국가별 반도체 대표 기업들까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와 관련된 책이 많이 발간되고 있지만, 기본기를 키울만한 책은 흔치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생소한 전문용어를 비롯하여 산업 전반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반도체를 공부하려는 일반인이나, 학생,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책을 보면서 반도체에 관해 얽혀 있던 지식들이 명료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반도체는 클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하이테크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 없이는 클 수가 없다. 그렇기에 교양과 상식선에서도 알아둬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서 주식을 투자하면서 반도체를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은 수학을 할 때 구구단을 배우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지금이 반도체를 밀도 있게 공부해야 할 최적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반도체를 이 책으로 쉽게 배우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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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빅테크 9 - CES를 통해 보는 9가지 미래 기술 트렌드
김재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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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에는 CES 2023에 대해서 공부했다. CES는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행사다.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전 세계 유망한 IT 기업들이 참여하여 최신의 기술을 선보이는 행사다. 우리는 CES를 통해 미래산업의 방향과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인류의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진보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CES는 엄청난 재료다. 이 행사에서 소개하는 신기술은 향후 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관련 주식들도 단기적인 테마를 형성하여 시세를 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1월의 주식시장은 매우 좋았다. 코스피 지수는 강한 반등을 했고, 코스닥 역시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렸다. 이 시기 주도테마는 AI와 로봇인데, AI의 경우 챗GPT로 이어져 최근까지 시세를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테마 형성의 원인은 바로 CES 2023 때문이었다. 이번 CES에서 AI와 인공지능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 작년 연말부터 줄줄이 흘러내리던 빅테크 기업들은 강한 반등을 시도했고, 국내의 AI와 로봇 기업들은 강한 테마를 형성했으며 대장주의 경우 2~3배가량 주가가 급등했다. 덕분에 나도 물려있었던 AI와 로봇 종목을 수익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작년 여름에 주식시장에는 '태조이방원'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태양열,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의 앞자리를 따서 만든 용어인데 하락장 속에서도 강하게 시세를 분출한 섹터들이다. 올해에는 '애로배우'라는 문구가 떠돈다. AI, 로봇, 배터리, 우주산업을 뜻하는데, 최근 시장에서 크게 상승했던 종목들이다. AI, 로봇은 CES에서 메인으로 주목했던 부분이고, 배터리는 미래형 모빌리티와 연관이 깊다. 그렇기에 거시적으로 볼 때 애로배우 섹터들도 CES와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을 이끈 것은 빅테크 기업들이다. 미국의 애플, 아마존, 테슬라, 구글 등등의 공룡들은 엄청난 속도로 시총을 불렸다. 기세 높은 빅테크 주식의 폭주는 2021년 말이 되어서야 수그러들었고 파월의 긴축과 살인적인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폭락했다. 기술주들은 고점 대비 40% ~ 60% 가까이 조정을 받았는데, 상승장에 베팅한 수많은 사람들은 높은 가격에 물렸다. 주가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되는데, 그럼 2021년에는 기술이 진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2022년에는 퇴보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2021년의 주가는 말 그대로 '비이성적 과열' 즉 버블이었다.

 

 기술은 분명 꾸준하게 성정할 것이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스마트폰은 20년 전 그 당시 최고 사양의 데스크톱 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기술의 진보는 더욱 혁신적으로, 더욱 가속화되어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다. 투자의 기회도 이런 부분에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단타를 주로 하는 트레이더라도 장기적인 시장의 흐름을 생각했을 때 CES는 확실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큰돈은 필연적으로 미래산업 먹거리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책에서 저자는 CES에 주목할 부분을 아홉 가지로 정리했다. AI, 웹 3.0, 로봇, 모빌리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애그테크, 기후테크, 스포츠테크다. 핵심은 AI다. AI는 로봇과도 연계될 수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등과도 밀접하다. 로봇도 중요하다. 역시 자동화, 기계화 첨단 농업을 비롯하여 스포츠테크와도 연계된다. 책을 읽으면서 메타버스와 웹 3.0에 대해서는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AI와 로봇은 여러 산업군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메타버스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추상적인 부분들이 구체화되어 윤곽이 드러난다면 긍정적인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포츠테크를 다룬 부분은 흥미롭게 읽었다. 투자를 떠나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진보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이나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알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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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투자의 비밀 - 세계트레이딩월드컵 신기록 보유자의 마켓 사이클과 최적의 타이밍 매수법
래리 윌리엄스 지음, 이은주 옮김, 성전 감수 / 이레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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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주식 투자서의 문제점을 꼽아보자면 장기, 가치투자 위주의 책들이 주류를 점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은 가치투자를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출판업계에서도 이와 관련된 책을 주로 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도서 시장에서 가치투자에 비해 단타나 모멘텀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척 초라하다. 우리나라에서 단타기법은 대중을 고려한 책보다는 고액의 과외비를 내는 극소수를 대상으로 비밀스럽게 전승되고 있다. 몇몇 성공한 트레이더들이 책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핵심 기법을 이야기하기보다 검색을 조금만 하면 알 수 있는 지식을 세련되게 포장하여 정리하는 수준에 그치는 정도다. 심지어 책을 내는 목적도 자신의 핵심 노하우가 담긴 기법 과외를 홍보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린이에게는 도움이 될 법도 하지만 1년 차 이상 트레이딩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다 아는 내용이다.

 

 사실 단타는 책으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단타는 가치투자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기법' 중심이고 그 기법은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단타를 책으로 배우는 것은 기술업종에서 사수 없이 매뉴얼과 이론으로만 일을 배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기법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시행착오가 요구되는데, 이를 온전하게 배우기 위해서는 그 기법의 시행착오를 충분히 겪은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책으로 혼자 배우다 보면 여러 가지 돌발 상황에서 기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단타 서적의 문제점을 정리해 보자면 단타 자체의 속성상 책으로 배우기 어려운 영역이고, 우리나라 저자들에게서 출간되는 단타 책들은 기법을 모두 풀기보다 자신들의 고액 강의로 유입하려는 목적성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단타와 관련된 고전이나 명저도 꾸준하게 발간되고 있다. 가치투자자에게 피터 린치의 저서가 최고의 입문서라면 단타 투자자에게는 제시 리버모어의 저서가 최고의 입문서다. 제시 리버모어는 오늘날 트레이더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돌파' 전략을 최초로 이론화하여 책으로 남긴 선구자다. 제시 리버모어 이후 젝 슈웨거, 알렉선더 엘더, 스탠 와인스타인, 윌리엄 오닐 등등을 거쳐 단타는 다양한 분파를 이루며 진화하고 있다. 이들의 저서는 오랜 시간 동안 인정과 검증을 받았으며, 기법도 기법이지만 투자철학과 심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의 단타서적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최근에 발간된 래리 윌리엄스의 저서 《장단기 투자의 비밀》도 마찬가지다. 500여 쪽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에 자신의 기법과 매매 철학, 그리고 심리에 대해서 소상하게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보조지표를 사용하는 트레이더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윌리엄스 %R'을 만들었으며 '세계 선물 트레이딩 월드컵'에서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트레이더다. 제목과는 다르게 이 책은 철저하게 단기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였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주력 기법인 '변동성 돌파'를 설명하고 있다. 이후 자신의 매매에 대한 시스템적 분석, 그리고 시장의 추세와 심리, 진입과 청산에 포인트를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단기 매매를 시작한 이래로 수많은 단타 서적을 읽었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부터, 최근 잘 나간다는 유튜버들의 책까지 서점에서 유명하다는 책은 대부분 살펴봤는데 인상이 깊은 책은 극소수였다. 주린이 시절에는 기법을 다룬 책을 보거나, 차트를 위주로 한 책을 주로 읽었다. 그렇게 나름 유용하다는 이론을 배우고 시장에서 적용을 하면서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의 기법을 완벽하게 안다고 하더라도 활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기법보다는 매매의 습관이나 심리 그리고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 다루는 책을 선호하게 됐다. 이런 나의 기준에서 볼 때 래리 윌리엄스의 책도 명저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단타 매매에 있어 기법과 차트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법과 차트가 절대적이지 않다. 단타 매매에서 중요한 것은 정량화된 시스템이다. 어떤 기법을 하건, 차트를 어떻게 해석하건 자기가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시장에서 실전을 거치면서 그 기준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래리의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매매 기법에 대한 시스템적 분석에 큰 인사이트를 받았다. 단기 매매는 장기투자보다 필연적으로 회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매매가 잦다는 것은 돈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뛰어난 트레이더라면 잦은 매매를 통해 손해보다는 이익을 많이 내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며 이를 정량화, 공식화, 시스템화하여 거래에 적용해야 한다. 책에서 저자는 월별로, 요일별로 타율이 높은 시기를 도출하고 있고 이를 적극 활용하여 매매에 활용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유심하게 살펴봤다.

 

 또한 초보 트레이더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인 자금 관리에 있어서도 귀중한 조언을 제공한다. 단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계좌관리다. 차트 해석이나 기법, 시스템을 확립하더라도 계좌를 관리하는 능력이 허술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차트를 비롯하여 심리, 추세, 기법, 자금 관리, 매매 시스템 등 단타에 있어서 전반적인 요소들을 두루 다루고 있기에 가볍게 저술된 책과는 결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볼 때 초짜 주린이가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어느 정도 거래를 한 트레이더나 특히 선물 옵션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법보다는 거래에 대한 철학과 마인드에 대해서 커다란 울림을 줬던 도서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순차적으로 출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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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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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에는 고려하는 부분이 몇 가지가 있다. 그중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부분은 아무래도 저자다. 저자에 대해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대체로 믿고 보는 편이다. 《금융시장의 포식자들》도 저자 때문에 완독한 책이다. 저자의 첫 저작인 《주가급등 사유없음》은 기존 주식 도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이라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작전주와 세력주를 공시로 풀이한 책이다. 국내에서 공시 관련된 책은 일반론적인 설명으로 채워져 있는데 반해 이 책은 교과서적인 내용보다 실제로 움직이는 작전주들이 어떤 공시를 내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 초, 사료 테마에서 대장주로 손꼽혔던 '현대사료'라는 종목이 있다. 이 종목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결국에는 '카나리아바이오'로 개명하고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나는 현대사료는 들어가지 않았고, 고려산업이라는 사료주를 매매하여 큰 수익을 냈었다. 책을 읽으면서 카나리아바이오의 공시를 유심히 살펴보며 복기를 했는데 테마주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 몇 개월 뒤 2차전지 관련주들이 크게 시세를 줄 무렵, '코리아에스이'라는 종목이 급등의 급등을 거듭하더니 '하이드로리튬'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때에도 공시의 흐름을 읽으면서 세력이 메자닌 채권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었다. 책 한 권에 세력의 방대한 전략을 담을 순 없지만 그래도 거시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후 저자에 대해 알아보니 약력에 기업 간 M&A를 주로 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이론보단 실질적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번역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도 재미있게 읽었다. 윤리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정서로 볼 때에는 불편한 구석이 있지만 인간의 욕망을 가감 없이 표현한 부분에 있어서는 걸출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로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였는데 원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들어서 뒤늦게 번역된 셈이다. 아무튼 저자와 관련된 책이 하나같이 취향 저격이라서 《금융시장의 포식자들》도 무척 궁금했다. 주식시장의 격언 중에도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나의 생각을 주장하기보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그렇기에 개미는 금융을 움직일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그런 포식자들을 분석한 책이라니 저자도 저자지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주제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말 '작정하고'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 저자는 여느 다른 셀럽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생각을 필터 없이 돌직구로 쏟아낸다.(특히 저자의 직설 코너에서는 더더욱!) 어느 분야에서 인지도와 권위를 누리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미지 관리를 통하여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저자는 그런 가식을 부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가식을 걷어내고 현실을 직시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을 다룬 부분에서 삼성의 승계 이야기, 전문경영인과 오너 경영인의 차이, 대기업 승계 작업을 통한 투자 인사이트 찾기, 물적 분할에 대한 시각 등등이 나와있는데 흥미롭게 읽었다. 안으로는 단타를 치면서 밖으로는 장기투자를 권하는 기관에 대해서 매섭게 꼬집고 과거에 단타와 작전주로 부를 크게 불리고 이제 와서 가치투자를 운운하는 표리부동의 셀럽 투자자들에게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다룬 부분에서는 일본 이야기가 와닿았다. 일본에 관한 뉴스 유튜브를 볼 때마다 일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책을 보고 나니 생각에 확신이 더해졌다.

 

 저자의 생각에 100%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대우의 분식회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분식회계는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고 강조하는데, 좁은 식견이지만, '굳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부채를 당겨서 무리하게 경영을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분적으로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시각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돈을 버는 것'에 있어 저자의 생각이 합리적이면 그 관점을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한다.

 

 주식시장을 겪으면서 안 좋은 습관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아집을 고집하는 것이었다. 자기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즉시 받아들이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래야 계좌를 살릴 수 있으며 나아가 돈을 벌 수 있다. 단타로 벌건 장타로 벌건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돈을 버는 데에는 좌우가 없고 이념이 없다. 합법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불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주식에 임하는 기본 마인드고 투자자의 기본 마인드다.

 

 누군가에겐 이 책이 무척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 책의 관념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아무에게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진 않다. 다만 적어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특히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한 사람이라면, 대기업, 대주주, 기관, 글로벌 기업들의 관념과 생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직설적으로 생각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저자의 용기와 진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시 한번 신간으로 재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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