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평전 - 호랑이를 탄 군주
박현모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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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KBS에서 명맥이 끊어진 대하사극을 부활시킨다고 했을 때 어떤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이후 새로운 신작이 '태종 이방원'으로 확정됐을 때 소재의 식상함에 우려도 있었지만 이방원 카드를 꺼내 든 방송사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됐다. 사극이라는 장르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시국에 KBS는 왜 이방원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야 했을까?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방원 외에도 매력적인 인물이 엄청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또방원'을 소환해야만 했던 것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숱하게 다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조명하거나 재해석될 여지가 많은 인물이라서 선택한 것이라고. 태종 이방원의 인생은 그 자체로 무척 드라마틱 하다. 두 번의 혁명을 성공시키고 자신의 권좌를 탄탄하게 만드는 과정, 부강한 조선을 다지는 모습, 그 과정에서 동지였던 인물들의 잔인한 숙청, 아버지에 대한 이중적인 마음, 그리고 조선을 위해 큰아들을 포기하고 세종을 택군하는 모습까지... 그는 아들 세종과는 다르게 무척 입체적인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세종의 삶이 인정감을 바탕으로 초지일관 우상향하는 코스피 우량주식의 모습이라면, 태종의 삶은 코스닥 작전주와 같이 등락폭이 들쭉날쭉 엄청났다. 그래서일까, 제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봤을 때 세종의 인생은 교훈은 많을지언정 흥미는 떨어진다. 2030세대의 단어로 표현해 보자면 '노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태종은 세종의 업적을 넘어설 순 없지만 인생 자체로 비교해 보면 무척 흥미롭다. 그래서 세종을 다룬 책은 많지만 태종을 다룬 책은 거의 없다. 반대로 태종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지만 세종이 주연인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KBS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최종적으로 '태종 이방원'을 낙점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의문이 생긴다. 태종은 세종과 같이 배울 점이 없는 지도자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태종실록》을 완독하며 살펴봤는데 그는 배울 점이 많은 지도자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배울 점이나 교훈보다 드라마틱한 그의 인생에만 집중한다. 야사와 흥미 위주의 썰, 극단적인 시각들이 난무하고 그렇게 사람들은 태종을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오해한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오늘날, 태종 이방원에게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독재와 특정 이념을 추종한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학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인 태종에 대한 연구를 멀리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학계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은 대중적인 저술도 미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악순환이 가속화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태종에 대한 괴리감도 점점 높아질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태종은 미디어에서 다루는 흥미 위주의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점이 무척 아쉬웠다. 태종과 같이 배울 점이 많은 지도자가 특정 이념에 의해 가려지고 진지한 연구가 없다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드라마 영상매체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태종 이방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모을 수 있으며 연구와 출판물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검색해 보니 방송을 전후로 태종과 관련된 단행본이 여럿 나왔는데 이 책은 유독 나의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이 다른 태종 저서들과 비교해 볼 때 무엇이 차별화된 것일까? 가장 주목할 점은 저자의 약력이다. 저자인 박현모 교수는 학계에서 조선의 국왕들을 조명한 연구와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종과 관련된 강연과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즉 조선왕조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며 강연하는 '역사 전문가'가 쓴 평전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태종에 대해 이상하리만큼 연구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전문가에 의해 출간된 평전이기에 의의가 있다는 뜻이다. 저자의 전문성은 책 말미에 있는 '태종연구현황'에서도 빛을 발휘한다. 여기서 저자는 태종과 관련된 논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본문에서도 특정 논문에 시각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단락을 찾을 수 있는데, 평전을 쓰기 위해 태종과 관련된 저서와 논문을 꼼꼼하게 두루 살핀 것 같아 신뢰가 갔다.

 

 책은 태종의 삶을 서사적으로 풀지 않고 테마별로 나눠서 집중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숱하게 다룬 이방원이기에 그의 삶을 시간순으로 조명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식상함을 선사했을 것이다. 《태종실록》을 완독했지만 책을 통해 간과했던 부분들도 체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왕비 민씨에 대한 해석인데, 저자는 왕비가 태종을 폐하고 세자인 양녕대군을 왕위로 올릴 역모를 꾸몄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생각해 보면 태종의 선위 파동 때, 민씨는 태종이 없는 틈을 타 민무질의 부인 한 씨를 불러들여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민씨가 어떤 사람인가? 태종을 왕위에 올리려고 집에 병장기를 몰래 숨겼던 이력도 있다. 실록에는 민씨가 모반했다는 직접적인 기사는 나오지 않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정황상 역모를 꾸몄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국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다. 이 중 특히 여진과의 전쟁을 명료하게 정리하여 도움이 됐다. 《태종실록》을 읽어도 여진과의 관계는 단번에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책을 읽고 해당 날짜의 실록 기록을 보니 양국의 관계에 대한 흐름이 명료하게 정리됐다. 이 시기 우리는 여진보다 강국이기에 전쟁에서 많이 이겼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왜구와의 전쟁 분석도 흥미로운데, 조선군의 승률이 20%를 밑도는 것도 처음 알았다. 태종 시대의 국방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분석한 사례는 처음이라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인간 이방원에 대한 고찰이다. 방송매체에서는 태종을 냉혹하고 차가운 모습, 그리고 무(武) 인에 이미지로 묘사한다. 그래서 태종을 생각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인물상이 일반적으로 떠오른다. 실제 태종은 그랬을까? 책에서 분석한 태종은 이런 대중의 시각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무인이 아닌 문(文)에 치우친 인물이다. 키도 작으며 감정 기복도 심했다. 궐 안에서 정치를 하는 것보다 사냥을 하는 것을 좋아했고 감수성도 풍부했했으며 눈물도 많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전혀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는 천성적으로 감정이 섬세했고 무척 예민한 성격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실록에서 살핀 태종도 저자의 분석과 비슷했다. 그는 무척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을 가졌지만 공적인 일 잎에서는 사적인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공과 사를 구분하며 개인적 감정을 정사에 투영하지 않는 자세. 이런 모습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태종 이방원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통하여 새로운 해석과 기존의 책에서 고찰하지 못하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전을 덮으면서 태종이 주는 교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우리는 태종에게 어떤 교훈을 배워야 할까? 내가 찾은 교훈의 핵심은 '일'이다. 태종은 일을 아는 리더였다. 그랬기에 일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게 할 것인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산재한 문제들을 명료하게 처리했다. 고려의 유습을 없애고, 기득권 세력을 잠재우며, 새로운 인재들을 등용하였다. 제도를 개혁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했다. '일'을 아는 지도자, '일'을 되게 만드는 지도자. 팔로워들을 적재적소에 포진시켜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지도자. 그런 지도자가 태종 이방원이었다. 책은 그런 이방원의 진면목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었다. 편견을 거두고 책을 읽으면 태종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균형 잡힌 시각으로 태종의 전반을 잘 살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태종의 장점과 단점을 두루 설명한 것도 좋은 평전의 기준을 만족하는 부분이었다. 한 가지 옥에 티를 꼬집자면 태종 시대의 신료들을 설명하는 챕터에 문관들만 집중적으로 조명한 부분이다. 책에는 조준과 하륜 그리고 권근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인인 조영무와 이숙번 이천우, 박은 등등도 소개하여 균형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들 무인들도 태종조에 커다란 기둥이었으며 정권을 안정시키는 부분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우리나라 학자들은 문관과 문인들의 저서, 사상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연구하며 조명하는데 반해 행정가나 무인들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학계의 문(文)에 편향된 시각이 이 책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무척 반갑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조선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태종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결과가 학계에서 그치지 않고, 단행본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많이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매체에서 흥미 위주로 사골로 우려내는 '또방원'을 넘어서 '일을 아는 지도자 태종 이방원'에 대한 진면목이 대중화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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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체인저 2 - 바뀐 세상에서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부의 체인저 2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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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를 하면서 큰 수익을 원한다면 쉬운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체감하고 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원칙'을 찾는 일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만의'라는 수식어다. 아무리 뛰어난 원칙이더라도 자신에게 안 맞으면 쓸 수가 없다. 주식도 부동산도 어떤 자산이라도 투자 이전에 원칙을 세우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들이 스스로 원칙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남이 떠먹여주는 쉬운 길을 갈구하는데 이럴 경우 십중팔구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고수들이 제시하는 원칙을 무시해야 하는가? 그렇진 않다. 고수들의 원칙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소액으로 실천하면서 잘 맞고 수익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이를 토대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모방 없는 창조는 없다고 한다. 투자 원칙도 마찬가지다. 초보 때에는 고수들의 원칙을 참고하며 투자하되 열린 마음으로 기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각 분야의 거장들의 원칙을 다양하게 공부했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거물 투자자에서부터 최근 유튜버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칙을 살펴보고 취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든 생각은 '좋은 투자 원칙의 기준은 무엇이냐는 점'이다. 기왕 본받을 것이면 신뢰가 가고 믿음이 있는 원칙에서 찾아야 하니까. 그렇게 고민한 결과 두 가지 기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좋은 투자의 원칙의 첫 번째 조건은 투자 원칙에 깔린 철학과 배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명의 고수가 있다. 어떤 고수는 자기의 원칙을 실천하면 무조건 수익이 따른다고 강권한다. 또 다른 고수는 원칙을 설명하되 그 원칙의 수익률이 '왜' 좋은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한다. 초보 투자자라고 가정할 때 누구의 원칙을 파고들어야 할까? 생각해 볼 것도 없이 후자다. 왜냐면 자신의 투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How'가 아니라 'Why'다. 초보 투자자일 경우 How를 추종하기보다 Why에 더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며, 좋은 원칙과 나쁜 원칙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의견을 추종한다. 공부는 싫고 투자 수익에 대한 욕심은 크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이 노리기 딱 좋은 먹잇감이다.

 

 두 번째, 최대한 간결해야 한다. 원칙에 예외가 많다는 것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수는 시장의 위기를 융통적으로 능숙하게 대처한다. 초보는 쉽지 않다. 초조한 성급한 행동을 하다간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초보일수록 실천하기 쉽고 가시적이며 간결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서 주식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기본적 분석이나 기술적 분석보다 계량분석(퀀트 투자)으로 입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아무튼 두 조건을 요약하자면 바람직한 투자 원칙은 '이해를 할 수 있으며 최대한 간결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날고 기는 고수들의 필살기 가운데에서 이런 기준을 만족하는 원칙은 의외로 찾기가 쉽지 않다. 출처를 알 수 없어 의심스러운 원칙, 위험해 보이는 원칙, 난해하고 복잡한 원칙, 예외가 많은 원칙, 들을 땐 알겠는데 막상 실천하려니 막막한 원칙... 등등.

 

 《내일의 부》의 저자 조던은 전작에서 강조했던 '나스닥 -3%', 세계 1등 주식 투자 원칙을 대폭 업그레이드하여 《부의 체인저》라는 신간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부의 체인저》는 두 권으로 구성됐는데 1권은 바뀌는 세상에 대한 흐름 분석과 저자의 투자 원칙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구성됐다. 2권에서는 《내일의 부》에서 주장했던 원칙들을 전면 수정하고 보강하여 안정성을 강화했는데 '-3%' 전략도 대폭 강화됐으며 '리밸런싱'과 '말뚝박기'라는 원칙을 통하여 기존의 '-3%'전략의 취약점을 보강하고 있다. 조던의 원칙은 앞서 말했던 좋은 원칙의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책을 읽어보면 '왜' 이런 원칙이 나오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의 원칙은 최대한 돈을 잃지 않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설계되었고, 구체적이며 간결하다. 핵심은 전 세계 1등의 주식을 보유하며 성장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내용인데, '-3%'와 '리밸런싱' 그리고 '말뚝박기'라는 시장의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한 기계적인 방법론이다.

 

 조던의 원칙은 미국장을 다루고 있기에 탑다운을 기본으로 깔고 있어 가치투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살펴본 바로는 전혀 상이하다. 조던의 원칙은 개별 기업분석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골치 아프게 기업분석을 하기보다 세계에서 1등 하는 주식을 계속해서 끌고 간다. 어차피 1등 기업은 재무는 안정적일 것이고 압도적인 자본을 바탕으로 성장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1등주가 바뀔 경우에는 새로운 1등 주로 갈아타면 그만이다. 종목 선정을 위해 이것저것 따질 필요도 없고 1등 주의 추세만 집중하면 되므로 저자의 원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라면 실천해도 좋을 것 같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을 토대로 투자 원칙을 설정한다. 그런데 저자의 원칙은 기본과 기술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방법론이라 특이했다. 투자에 대해 이색적인 원칙을 살펴보고 싶은 사람, 주식 투자 초보자인데 매뉴얼화된 원칙을 원하는 사람, 미국 주식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 탑다운 분석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께 《부의 체인저》 시리즈의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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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체인저 1 -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가? 부의 체인저 1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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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할 때 가장 난해하고 어려운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탑다운 분석'이다. 탑다운 분석은 큰 틀로 보면 가치투자의 일종으로 전체 경제의 흐름을 읽은 뒤 이를 토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방법을 뜻한다. 세계 거시경제 흐름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예측하고 나아가 유망 기업이나 원자재를 분석한다. 위에서 아래로 분석하는 기법이기에 '탑다운'이라는 용어가 붙었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수출로 벌어먹는 국가이기에 세계 거시경제 흐름에 굉장히 민감하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증시 흐름은 한국 증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반도체가 폭락하면 한국 반도체 기업도 폭락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특정주가 오르면 한국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투자에 있어 탑다운 분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어떤 투자를 지향하던 탑다운 분석은 필수적이다. 가치투자를 하건, 차트 중심의 투자를 하건 세계 증시의 흐름을 무시할 순 없다. 꼭두새벽부터 출근하는 증권맨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세계 증시 분석이다. 금리와 환율의 변화, 미국 증시의 흐름, 주요 뉴스들을 확인하고 리포트를 쓰고 회의에 들어간다.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단타를 치던 가치투자를 하던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미국 증시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탑다운 분석이 개인에게는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에 해박하지 않은 일반인이 세계 거시경제를 파악하고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참고해야 할 지표도 많고 범위도 광대하다. 경제를 전공한 학자들이나 실물 금융에 빠삭한 애널리스트들도 오판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공부를 하지 않은 일반인은 어떻겠는가? 경기에 대한 기사나 자료를 봐도 이를 어떻게 통합하여 해석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제도권 학자들이 많은데 탑다운 분석을 일반인의 입장에서 풀어낸 책은 시중에 찾아보기 어렵다.

나는 모르는 분야를 공부할 때에는 그 분야를 '전공'한 이력이 있는 사람을 존중한다. 현대사회는 분업을 기초로 하고, 분업을 통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전공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제도권에서 탑다운 분석을 잘 하는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홍춘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커리어도 실물 투자와 관련됐다. 스펙도 스펙이지만 그가 쓴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괜찮다.'라는 느낌을 유독 많이 받았다. 《환율의 미래》와 같은 책은 지난 책이지만 여전히 투자자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전공, 실무 경험도 충분하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저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공이 상당하다. 삼박자를 만족하는 저자이기에 신간이 나올 때마다 주목하는 저자 중 한 사람이다.

《부의 체인저》의 저자 조던은 제도권 출신은 아니다. 저자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전작인 《내일의 부》를 통해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해박한 지식에 놀라서 약력을 살펴봤는데 투자 이력만 나와있고 개인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모로 가도 수익률만 좋으면 된다는 국룰(?)이 있다. 그래서 실물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투자서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책도 있지만 걸러야 할 책이 훨씬 많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의 체인저》는 걸러야 할 책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조던은 수익률만 내세우는 일반적인 성투족들과는 달랐다. 전공자와 견줄 수 있는 해박한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논리로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개인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탑다운 분석을 능숙하게 소화하며 주관 있는 해석을 바탕으로 거시 경제를 조명한다. 사실 실력만 있다면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조던은 '찐'이다. 홍춘욱의 인사이트가 조용하면서도 정적이라면 조던의 인사이트는 역동적인 기세가 느껴진다. 무림에 있어서 정파와 사파의 표준을 상징하는 것 같다.

《부의 체인저》는 《내일의 부》의 후속작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조던의 혜안이 돋보인다. 1권의 핵심은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과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략, 살아남는 산업의 특징, 일류 기업의 초격차 흐름 등등을 조망하며 바뀔 미래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단락 중간중간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뉴스 기사도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토대로 조던은 세계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고찰한다. 독자는 조던의 분석을 통하여 경제 뉴스 기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탑다운 분석이 어려운 분들이나, 투자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책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여 설명하자면 글이 길어진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부분은 투자를 함에 있어서 특정 자산만 고집하지 말고 시기에 맞춰 자산 리밸런싱을 감행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시장 변화를 감지하여 채권, 원자재, 주식, 부동산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재빠르게 탑승해야 한다. 전업투자자라고 하면 보통 주식 투자자를 떠올리지만 진정한 전업 투자자는 주식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ETP의 발전으로 원자재나 채권, 부동산 리츠에도 손쉽게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진정한 투자자라면 주식 이외에도 여러 자산들을 공부해야 한다. 이런 지식들이 하나둘씩 모이면 전문가 못지않은 탑다운 분석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책을 덮으며 나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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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코인시장의 큰손, 블록체인의 미래를 만드는 7가지 에너지
김준형.레오 지음 / 학고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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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들은 전작인 《세력》에서 주식시장을 뒤흔드는 검은 세력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코인 시장으로 진출하였다는 말로 책을 맺었다. 《고래》는 《세력》의 후속작으로 코인시장을 주도하는 큰 손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전작에서 주식시장과 코인시장에서 활동하는 부정적인 집단을 조명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반대로 코인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집단들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이 화폐를 자산으로 봐야 하느냐, 투기적인 버블로 봐야 하느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계 각국의 정부,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중앙은행들은 가상화폐에 대해 무척 보수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기존의 달러 금리 위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가상화폐는 이런 통화정책에 전혀 상반되는 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존 통화 시스템은 중앙 집권적이다. 달러는 이미 전 세계의 공용 통화로 자리 잡았고 미국은 이를 통하여 세계의 경제를 컨트롤한다. 미국의 금리 조절이 세계 각국에 커다란 파장을 미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OMC는 통화정책을 통하여 전 세계의 경제를 움직인다. 반면 가상화폐는 탈 중앙적이다. 암호화된 시스템 때문에 거래내역도 확인할 수 없으며, 화폐의 자산 가치 책정도 중앙의 통제로부터 자유롭다. 최근 유행한 코인 열풍은 기존 통화 시스템에 치인 비기득권 세력들의 피눈물을 의미한다. 투자를 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릴 수 없는 시대,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동산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서 진입조차 어렵고 그나마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주식과 코인이었다. 주식은 철저하게 제도권의 통화 정책 아래에서 통제되고 컨트롤되는데 반해 코인 시장은 자유롭다. 따라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는 역설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코인 시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어떨까? 가상화폐에 대한 논의는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부정적인 목소리가 다수를 차지한다. 정부와 은행의 관계자들은 가상화폐가 버블이며 투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윗세대의 생각도 비슷하다. 아버지 세대는 주식도 위험하다고 손사래치는데 하물며 실체를 알 수 없는 코인은 어떻겠는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인 열풍이 불어도 안전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애써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코인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대세 코인들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우상향 했는데 부동산과 주식보다 성장률이 높았고 자산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책에서 설명하는 코인 관련 주체들은 다양하다. 미국 정부를 비롯하여 보수적인 투자은행, 세계 기업과 우리나라의 기업 등등... 이들 중 정부와 은행은 기존 통화 시스템에 가장 수혜를 받는 세력이다. 그렇기에 달러화 통화정책을 지키기 위해 코인에 대해 무척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코인 시장의 잠재력을 파악한 뒤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다. 금리 지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은행이 코인 거래소의 최대 지주로 등극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금융 시장에서도 코인을 지수로 하는 ETF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훨씬 적극적이다. 이들은 이미 미래산업에 주축으로 급부상하게 될 블록체인과 코인, 메타버스, NFT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개혁과 혁신은 필연적으로 불안전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저자들이 언급한 대로 코인 시장은 2000년대 닷컴 버블 사태를 연상하다. 2000년 당시 인터넷 닷컴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그러나 대부분 파산하고 살아남은 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등 극소수였다. 포인트는 살아남은 기업이 인터넷 플랫폼 사업의 대부분을 독식했다는 점이다. 코인 시장도 비슷하지 않을까? 안정기가 아닌 과도기이기에 투자를 할 때에는 잡코인보다 가급적 성장 잠재성이 있는 코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과도기가 지나고 안정기가 찾아오면 자산 가치가 없는 대부분의 코인들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코인 투자 종목 선정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책을 보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 그리고 투자 대상으로써의 코인 등등... 이번 독서를 계기로 자산 포트폴리오에 코인을 넣는 것도 생각 중이다. 파이프라인은 다양할수록 좋으니까 말이다.

 

 코인시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정부에서도 무분별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시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육성하고 상생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이미 시대적인 흐름과 함께하고 있으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아무리 아니라고 외친들 이미 형성된 추세를 되돌릴 순 없다. 고집을 피울수록 도태될 뿐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코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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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 주식시장의 검은손 작전을 식별하는 7가지 시그널
김준형.레오 지음 / 학고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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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을 이끈 주체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이었다. 기존의 주식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이 주로 이끌었는데 개인의 힘이 이들을 압도하여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이슈였다. 이런 개미군단의 매수세 덕분에 코스피는 3000을 뚫는 기염을 토했고 지수 반등에 성공한 주식시장은 호황기를 맞이했다. 이때에는 너도 나도 주식을 투자하였고,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서 돈을 버는 개미들도 많았다. 새로운 신규 주린이의 유입은 시장을 활발하게 만들었지만 부작용도 가져왔다. 주식투자는 투자에 앞서 공부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신규 주린이들은 공부보다 소위 '묻지 마 무지성 투자'를 하였다. 전문가의 추천, 리딩방의 추천, 대형주에 대한 믿음 등... 쉬운 방법으로 주식에 접근했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점은, 주린이들은 주식시장을 뒤흔드는 '세력'의 존재에 대해 모른다는 점이다. 세상 어느 분야이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장이 공정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검은 세력들은 망해가는 부실기업을 이용하여 주가를 조작하고 막대한 이익을 남긴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린이들은 리딩방이나 전문가의 추천에 의하여 오를 대로 오른 작전 주식을 구매하기 시작하는데, 개미들이 달라붙을 때 세력은 싸게 매집한 물량을 개미에게 매도하고 이익을 취하며 시장을 떠난다. 이런 수법에 한두 번 당한 주린이들은 '주식은 도박이다.'라고 이야기하며 투자를 멀리한다. 이렇듯 시장 내부에서 활동하는 작전 세력은 주식시장에서 소중한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제도권의 주식 전문가들은 주식 공부의 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제시한다. 하나는 기업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기본적 분석이고 또 하나는 봉 차트의 패턴과 매매자의 심리에 집중하는 기술적 분석이다. 장기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기본적 분석에 집중하고 스캘핑이나 데이, 스윙 등 단타 위주의 포지션을 잡는 사람들은 기술적 분석에 집중한다. 보통 세력이 드라이빙 하는 주식들은 시가총액이 낮은 코스닥 잡주들이 대부분인데, 이들 주식은 변동성이 강하고 지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그래서 단기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주식이다.

 

 이 책 외에도 작전주 세력을 분석한 책은 여럿 있다. 그러나 기존의 책은 대체로 기술적 분석에 치중하여 세력의 움직임을 해석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작전주는 일차적으로 차트를 해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차트를 통하여 매집봉과 물량 테스트 흔적을 체크하고 주가를 올리기 전 개미들을 떨어트리기 위해 조장한 굴 파기 등등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할까? 과연 차트만으로 세력의 흔적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차트(기술적 분석) 외에도 공시나 재무제표(기본적 분석)를 통하여 세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재무제표를 볼 때 적자기업이 수시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면 작전 세력의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주가조작을 하기 위하여 장에서 주식을 매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전환사채나 유상증자를 통하여 주식을 매입한다. 이렇게 할 경우 차트에 흔적은 남지 않으면서 대규모 주식 매집이 가능하다.

 

 물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는 공시를 찾아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개미 투자자의 60%는 공시를 찾아서 읽지 않는다. 단타 위주의 기술적 분석을 추종하더라도 기업의 기본적인 스펙은 체크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즉 기초적인 재무제표 지수는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감자, 대주주 지분 변동 등등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공시는 숫자와 회계로 이루어져 있기에 초보자가 보기에는 무척 불편하다. 그렇기에 세력들은 주린이들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공시에 대규모 매집 흔적을 은밀하게 남긴다. 요지는 작전주를 볼 때에는 차트도 중요하지만 공시와 재무제표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세력주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 두 가지 관점 모두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의 말미에는 주식 작전 세력이 코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하는데 걱정이 된다. 주식은 장이 열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거래소가 획일화되어 있으며 금융당국의 관리와 규제 아래에 있다. 개별 주식의 하루 최대 등락폭도 60%(상한가 30%, 하한가 30%)로 제한되어 있는데 코인 시장은 무법천지다. 거래소도 다양하고 규제도 없으며 24시간 상시 거래가 가능하다. 하루 최대 등락폭도 기준이 없으니, 그야말로 세력이 활기를 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책을 완독한 뒤 코인 시장 차트를 둘러봤는데 주식의 작전주와 모습이 무척 유사했다.

 

 생각보다 책이 작아서 처음에는 실망했었다. 그러나 읽고 난 지금은 오히려 무척 만족스럽다. 부피는 얇아도 있을 건 다 있었다. 특히 세력들의 최신 작전 트렌드를 소상하게 밝히고 있으며 코인 시장과 연계된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됐다.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독자에게 달렸다. 누군가는 이 책을 보고 세력의 작전주를 피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겠고, 누군가는 오히려 세력의 등에 올라타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어떻게 활용하듯 주식과 코인 투자에 있어 작전 세력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명료하게 정리된 이 책으로 세력의 움직임을 공부할 것을 추천한다. 투자는 공부를 끝내고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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