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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돌보지? - 엄마를 위한, 엄마에 의한, 엄마들의 마을 공동체
C. J. 슈나이더 지음, 조은경 옮김 / 서유재 / 2017년 5월
평점 :
[서평] 육아맘 인생철학치유서 - 엄마는 누가 돌보지? Mothers of the village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012015
바로 이 책! 앞으로 내가 엄마로써 살아가면서 지침서로 삼을 책이다. '엄마'라는 존재의 가치 및 육아에 있어서 '공동체'의 의미와 중요성, 그 철학들이 담겨 있다. 앞으로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에 '뿌리'를 두고 흔들림없이 살아가리라고 결심했다. 엄마로써의 인생,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 엄마 마음 치유가 담긴 포괄적인 책이기도 하다.
많은 내용들이 와 닿았기에 어디서부터 써내려가며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립되어 있다고, 기분이 침체되고, 아이에게 한 번 소리지른 뒤 죄책감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육아의 위기 신호를 느끼고 있는 엄마라면, 주변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모든 엄마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내가 아이를 낳고 깨달은 건, 장기적 과업인 엄마라는 역할과 반복되는 육아가 지속되는 생활에 있어서(아이가 클때마다 부딪히는 과업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출몰하고, 또 다른 엄마역할을 필요로 한다..) '산후 우울증/육아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온다고 생각하며, 그 심한 정도만 다를 뿐이지 기본으로 인생내내 '깔고 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또한 본인의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찾아간 이야기로 책을 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고립된 엄마들에게 필요한 건 마을의 엄마들 Mothers of the village (엄마들의 마을 공동체)라고 말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 사회가 그러하지 못한 상황에 처했기에, 이전에는 가능했던 '알로마더'/'알로페어런츠'의 부재 상황에서 직면하는 엄마들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녀 주변의 엄마들과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왜 마을 공동체가 필요한 것인지, 마을 공동체의 이점들이 과연 무엇인지 알려준다. 즉, 우리가 잊고 산 육아에 필요한 '공동체적 가치들'을 상기시켜 주며 엄마들 스스로가 스스로를 돌보고 커다란 협력의 힘과 장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마을'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놀랐던 건, 서양은 아예 처음부터 개별적 성향의 문화가 바탕인 줄 알았는데(물론 유독 공동체 문화가 발달한 우리 전통 문화만큼은 아니었겠지만) 가족 및 마을의 육아 기능이 가족과 이웃을 중심으로 있긴 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은 서양이 그러한 모습들이 더 빨리 사라졌을 뿐이고, 우리나라 또한 그러한 현상이 직면했다. 아이들을 기르는데 있어서 '마을'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뿐 아니라 그들도 그러하고, 육아라는 것에 있어 인류가 번성하게 된 힘 자체가 '마을공동체'에 있었다는 것이다. 출산률 저하가 심각한 것은 그만큼 육아하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대가족 및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아이가 저절로(?) 자라고 키우기 쉬웠는데(협력과 도움을 통해서), 이제는 그 문제를 엄마아빠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며, 지지 자원 또한 부족하다. 정책적으로 잘되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보니, 출산과 육아를 기피한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들 스스로 자기들을 돕지 못해(그러한 생각을 못하기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육아 지옥'에서 해결 가능한 방향, 팁들을 보여주는게 이 책이었다.
내 스스로 우리 동네, 내 주변 지인들로부터 연결될 곳을 찾는 것이 일순위이다. 앞집에 살아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고 해도 피상적인 관계일뿐, 지속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다. 그래서 남들 모두가 겉보기에는 '육아'에 문제가 없고 엄마 노력을 다들 '거뜬히'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서로 궁지에 몰려있게 된 건 아닐까?
(p.31)"겉으로는 완벽한 어머니 상을 보여 주는 여성이라도
내면에서는 폭풍우가 맹렬하게 불고 있을 수 있다."
모두가 도움이 필요하고 공동체적 삶이 기반이 된다면 더 나은 상황으로 개선되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나 스스로 먼저 돕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일 받자. 그리고 이러한 엄마들의 힘을 모아, 마을 공동체를 만들자. 당장 아이가 아픈데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 육아 지옥에 고립되어 스트레스가 가득한데 바람쐬러가지 못한다? 나 또한 아기가 돌이 되기 전까지의 소원이 제발 영화관 가서 혼자만의 2시간 만이라도 오롯히 보내고 오고 싶다는 것이었으며, 운동을 한 달에 한번이라도 갔으면 했다는 것이다. 그러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하다.
스트레스는 최고조였음에도 이를 겪어보지 못한 남편은 이 생활의 고립감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서로 같은 상황에 있거나 이미 이러한 상황을 지나간 엄마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서적이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받는 길만이 살 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암울한 육아에서 벗어나는 현명한 방법이 이 책에 잘 제시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모든 엄마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한계점도 있고, 오늘날의 각박한 사회에서의 소통부재를 고려할 때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럴 수록 더 육아하기 힘든 사회로 몰고 가질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책에서 제시한 저자의 '공동체'의 가치에 공감한 엄마 한 명 한 명이 각자 작은 부분에서 시작할 때 그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엄마들의 마을 공동체'를 지지한다.



책 내용 中에서
p.37 한 여성은 매일 반복되는 가사와 자녀 양육에 대해 “정신병원에 가면 벽에 완충재를 댄 방이 있죠? 정오쯤 되면 그 방에 들어갈 상태가 되어 있어요”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p.51 가족의 역사는 아이들에게 삶의 교훈을 가르쳐 주고 가족 구성원을 연결시킬 뿐 아니라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잘 다루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p.82 아이들은 밖에서 친구를 만나기보다 누군가의 집에 와서 교류하는 게 중요해요. 그 편이 안전하거든요.
p.95 차이를 극복하고 화해하는 데 진정한 답은 사랑이다.
p.182 핵심은 자신을 추켜세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짓밟지 않고,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당신의 신성한 가치와 당신이 만나고 교류하는 사람들의 신성한 가치를 기억하는 것이다.
p.184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은 계속해서 용서한다는 의미다.
p.207 우리 엄마들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작업을 발견해 엄마로서의 삶에 적용시킬 기회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엄마들과 맺는 관계에 생산성을 가미한다면 우리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