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이 말했다

표범이 말했다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스토리잉크
제레미 모로 지음, 이나무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책 표지가 너무 멋졌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여서 아이들 동화책을 정말 정말 많이 읽고 있는데

<표범이 말했다>라는 제목이 주는 비범함과 표지에서 보이는 사실적으로 그린 많은 동물들,

그리고 그 동물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있는 느낌까지 보면 평범한 그림책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생각보다 크고, 두껍고, 만화로 되어 있었다!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일 줄은 예상도 못했었는데!

그런데, 만화로 구성된 책인데 내용은 정말 어른들이 읽어야 이해가 될만한 내용이었다.

세상의 처음, 그리고 끝... 그리고 그 세상을 살아가는 동물(혹은 사람을 동물로 대신한)이 전해주는 이야기.

표범의 이름은 소피아. 동물들 사이에서 위대한 현자라는 칭호를 받는 존재다.

그리고 맨 처음 물소가 밀기 시작했던 섬이 드디어 소피아가 사는 곳에 닿았을 때...

그래.. 동화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싶다가도,

땅은 움직이고 있으니 언젠가는 대륙이 붙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과학자들의 말이 떠올라서 신기하기도 했다.

"죽음을 탄생만큼이나 순수한 사건이 되게 합시다"라는 소피아의 말이 끝나고

돌아가신 엄마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침팬지(혹은 원숭이인가.. 잘 모르겠지만)가 흐르는 눈물을 정리하고 엄마를 하늘 위로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녀의 기억이 우리의 추억이 되는 경험을 하고

헤어짐의 아픔이 시간이 주는 약으로 치료 받아 지금은 어머니를 떠올리며 조금은 웃을 수 있는 남편을 보면서

동화책 속의 코끼리 할아버지의 죽음이 아기 코끼리에게 새로운 경험이 된 것과 조금은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사실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주제가 담겨 있다.

어른들이 읽어도 한 번에 이해되는 쉬운 내용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책은, 책장에 꽂아두고,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읽으면

책을 읽을 때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서 다르게 읽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어디가 제일 좋았어? - 564일간 67개국 공감 여행 에세이
윤슬기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7월

코로나 창궐하기 전에는.. 그래도 1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이랍시고 나다니고는 했었는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아직까지 비행기를 타보지 못했다.

아이들과 산책 나가면, 비행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비행기를 볼 때마다

"와! 비행기다~ 우리도 데리고 가~"라고 장난처럼 말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와~ 비행기야! 우리도 데리고 가~~"라고 말한다.

결혼 전에는 여행기를 정말 많이 읽었었는데, 그때 읽었던 여행기들은

어느 나라를 여행하면서 보고, 만나고, 먹고 했던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실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라는 이 책도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사진 위에 그림도 그려 놓았고,

약간 핸드폰으로 쓴 일기장 같은 느낌의 글이 많았다.

그래서 더 편하게, 더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564일 동안 67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는데, 혼자서면 가능했을까...?

나는 예전에, 일주일 동안 대만 여행을 혼자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다시는 혼자 여행가지 않을 거야. 정말 너무너무 심심했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저자도, 결혼 후에 아내와 함께 여행을 했다고 하는데,

둘이니까 564일 동안 세계여행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고 나서 피곤했던 부부가

음식을 구하러 나갔다가 겪은 이야기는...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달까...

우리집 남자도 저렇게 할까... 아니면, 그냥 숙소에서 잠에 빠져서 쿨쿨대고 있을까...

부부가 전해주는 세계여행 이야기는,

정말로 멀리 여행간 친구가 핸드폰 문자로 그날의 일상을 전해 주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니 곁에 두고 여행가고 싶을 때마다 펼쳐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라라의 산책

라라의 산책
엘레오노라 가리가 지음, 아나 산펠리포 그림, 문주선 옮김 / 짠출판사 / 2022년 7월

아이들을 키우기 전부터 나는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집 근처에 작은 하천도 하나 있어서 그곳으로 산책을 많이 다녔는데, 그곳에 가면 온 동네 사람을 다 만나는 것 같았다.

산책이 꼭 집 근처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걸어서 꽤 먼 곳까지도 종종 다니고는 했다.

그러다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골목도 들어가보게 되고, 처음 가보는 빵집에서 빵을 사게 되기도 하고,

정말 신기한(?) 경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집에만 있었으면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고, 보고, 듣고, 경험했다.

아이들을 낳아서 키우는 엄마가 되고보니 주말바다, 혹은 아이들 하원 때마다 꼭 어딘가를 가야할 일이 생기고는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맨날 버스, 지하철 타고 서울까지 나갈 수도 없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가고싶어하는 키즈카페를 맨날 돌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나는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한다.

<라라의 산책>에 나오는 라라도 약간 나같은 아이 같았다.

그저 엄마아빠와 동네 슈퍼에 다녀오는 길인데도, 라라가 매일 걸었을 익숙한 그 길이

가는 곳마다 늘 새로운 것으로 가득한 것이다.

라라가 내딛는 발걸음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말,

내가 아이들과 산책을 하면서 맨날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것 봐,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없던 꽃이잖아!!"

"우와! 나무 색깔 변했다!"

"아.. 저렇게 킥보드를 타면 너무 위험하지.."

다양한 풍경, 사람, 계절 등에 따라, 똑같은 길을 걸어도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무궁무진하다.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면서도, "라라랑 우리랑 비슷하다, 그치?"라고 말하니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 책이 전하는 주제를 잘 받아들인 것 같아서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황명석 지음 / 좋은친구출판사 / 2022년 7월

책이 방금 막 도착했다.

마침 아이들이 방학이어서 하루종일 집에 있는 시기여서, 오늘은 또 뭘 하고 시간을 보내야하나.. 고민이었는데,

아이들이 책이 도착한 것을 제일 반겨주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연습장이든 이면지든, 무슨 종이만 생기면 색연필 가지고 그림 그리고, 가위로 올리고, 스카치테이프로 붙이고 난리인데,

엄마가 그림을 잘 못그리고, 그러다보니 자신이 없어서 잘 그리지 않게 되고, 또 그러다보니 애들에게도 "엄마는 그림 못 그려~ 너네가 상상해서 잘 그려 봐봐. 저기 동화책에 그림 많잖아~" 이런 소리를 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책이 생겼으니,

"이거 책 봐봐. 여기 다 나와 있어! 앧즐이 봐도 너무 쉽고 재미있게 그릴 수 있게 되어 있네. 엄마랑 이거 한 번 같이 그려보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이 그려진 페이지 상단에는, '난이도-상, 중, 하' 표시가 되어 있는데 '하'가 제일 많고 '상'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완성된 그림은 정말 그럴듯한데, 그리는 과정은 선만 쓱쓱 그어주면 딱 완성되는.. 정말 쉬운 그림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부터 찾아서 그려봤는데,

앵두, 딸기, 사과, 바나나를 비롯해서, 버섯, 당근, 오이, 토마토 같은 것들은 정말 잘 그려냈다.

정말 선만 쓱쓱 그려내니 그림이 딱 완성되는 것!

아직 아이들이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는데, 집에 미술 선생님 모신 것 같다는 생각... ㅎㅎ

이 책으로 아이들이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그림 그리고 놀면

정말 그림 실력이 쑥쑥 자라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괴물 사냥꾼

괴물 사냥꾼 ㅣ 풀빛 그림 아이
김민우 지음 / 풀빛 / 2022년 7월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나는 벽지 무늬를 보고도 이야기를 상상해내곤 했었다.

별다를 게 없는 옛날 벽지 무늬였는데, 그 안에는 괴물도 있었고, 강아지도 있었고, 엄마아빠 얼굴도 있었고,

어느 날에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모습이 펼쳐지기도 했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유년 시절의 안방 모습... ㅎㅎ

이 책은, 괴물 사냥꾼인 남매가 남매 주위에 몰려 있는 괴물을 잡으러 다니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그림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웃음이 나다가도,

맞아.. 나도 어렸을 때 저기서 저런 괴물을 본 적이 있어! 라고 맞장구를 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ㅎㅎ

우리 아이들은 지금, 괴물을 보고 있을까?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에는, 종종 어딘가를 보면서 무언가 응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나도 그랬었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거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은, 괴물이라는 무시무시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림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그림이 정말 내 취향! ㅎㅎ

아이들과 함께 종종 산책을 가고는 하는 동네 개천(?)에 있는 징검다리라던가,

거실에 놓은 긴 탁자 같은 것들 처럼

우리 집과 비슷한 내용의 그림들이 많이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웃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었고, 아이들과 이야기할 거리들이 많아서 정말 즐거웠다! 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